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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개혁 공론화위원회 '더 내고 더 받자' 결론 냈지만
  • 연금개혁 공론화위원회 '더 내고 더 받자' 결론 냈지만
  • [이데일리 이지현 송승현 기자] 국민연금 시민대표단의 선택은 ‘더 내고 더 받자’ 였다. 미래를 위한 선택으로 부각됐던 ‘더 내고 지금처럼 받자’는 공론화 초기에는 44.8%로 지지를 받았으나 2주간의 공론화를 진행한 후에는 32.6%만 지지했다. 참여 시민은 국민연금에 대해 알아갈수록 더 많이 내고 더 많이 받고 싶어한 것으로 보인다. 김상균 연금개혁 공론화위원장이 22일 국회 소통관에서 숙의토론회 및 시민대표단 설문조사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56%는 왜 1안 지지했나22일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공론화위원회에 따르면 시민대표 500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종 설문조사 결과 시민대표단은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로 올리고 소득대체율은 40%에서 50%로 늘리는’ 1안(소득안정론)을 선택했다. 보험료율을 12%로 올리되 소득대체율은 현행(40%)으로 유지하는 2안(재정안정론)보다 13.4%포인트 높은 56.0%의 지지를 얻었다. 2안은 42.6%, 잘모르겠다는 1.3%의 지지를 각각 얻었다.학습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공론화 초기에 실시한 1차 설문에서는 재정안정론이 44.8%의 지지를 받으며 1안(36.9%)을 7.9%포인트 차이로 따돌렸지만 스스로 학습한 이후에 실시한 2차 설문에서 1안이 절반 이상(50.8%)의 지지를 받은 후 모든 숙의를 마친 후 실시한 3차에서도 절반 이상의 지지를 받으며 설문을 마무리했다. ‘잘 모르겠다’라고 답한 응답자가 1차에선 18.3%나 됐으나, 숙의 과정을 거치며 이 답변율은 10.3%(2차), 1.3%(3차)로 급격하게 줄었다. 59세까지인 국민연금 의무가입 상한 연령을 연금을 받는 시점에 맞춰 ‘64세’까지 연장하는 내용도 80.4%의 지지를 받았다. 공론화 과정에서 보장성강화파와 재정안정파는 팽팽하게 대립했다. 1안의 ‘더 내고 더 받자’라는 보장성강화를 주장해온 전문가들은 (현재)국민연금이 38~43년 정도 가입을 가정해 설계됐지만 실제는 26년도 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청년이 26년만 가입하고 나중에 받을 연금을 계산하면 66만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노후 최소 생활비(124만원)의 절반도 안 되기 때문에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려 연금 수령액을 95만원까지 올려 노후 최소생활비를 확보하자고 주장했다.재정안정파는 보장성강화파가 지나치게 수령액을 낮게 산정하고 있다며 반박했다. 26년 가입기준 연금액은 66만원이 아닌 78만원인데다 국민연금 가입기간을 64세까지 확대하면 가입기간도 26년이 아닌 30년 이상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어 소득대체율을 40%로 유지해도 300만원 평균소득자 기준 국민연금 90만원, 기초연금 20만원, 크레딧 6년 적용 시 18만원을 모두 합하면 128만원 상당의 공적연금을 받을 수 있을 거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소득 대체율 인상이 좋아 보이지만 지금도 힘든데 추가 보험료 인상이 수반될 거라고 우려했다.◇ 논란 남긴 공론화 절반 이상이 ‘더 내고 더 받자’를 선택함에 따라 1998년 이후 26년간 변하지 않은 보험료율 인상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0.3%포인트씩 10년간 인상이 추진되고 마지막해엔 0.4% 인상하는 구조다. 다만 국민연금 기금 고갈 시기를 늦추는 효과는 둘 다 크지 않다. 지난해 복지부 재정계산에서는 현재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이 유지될 경우 기금이 2055년 소진될 것으로 예측됐는데, 첫 번째 안은 고갈 시점이 2062년으로 6년, 두 번째 안은 2063년으로 7년 늦춰지는 정도다. 김상균 연금개혁 공론화위원회 위원장은 “(최종) 연금 개혁이 이뤄지려면 국민연금법이 바뀌어야 한다”며 “마지막은 입법권 가진 국회의 몫이다. 위원회는 조금 더 합리적인 편안하게 뜻을 이해하고 결정할 수 있게 도운 것”이라고 말했다.공론화위원회는 오는 26일에 1차 보고서를 내주에 2차 보고서를, 최종 활동을 마무리하는 5월 29일 전까지 최종 백서를 통해 공론화 과정에 담긴 의미를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보고서가 만들어지기 전부터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공론화 과정 자체가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서다. 시민대표단에게 충분하게 검증된 자료가 제공됐는지 여부와 진짜 공론조사의 취지에 맞게 진행됐는지 여부 등에 대해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윤석명 한국연금학회 전 회장은 “룰 세팅을 잘 해야 하는데, 중요한 주제를 의제숙의단이 단 2~3시간만에 정해버렸다”며 “보장성강화쪽은 그동안 그 분야를 주장해온 전문가들이 참여한 반면, 재정안정화쪽은 그동안 국회 연금특위나 재정계산위원회에서 활동해온 전문가들이 쏙 빠졌다. 개악을 개혁으로 둔갑시키는 꼴”이라고 지적했다.지속가능성을 위한 연금개혁을 추진해왔는데 이대로 추진될 경우 지속 가능하지 않게 만드는 개혁을 이룰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11월 공개된 한국에 대한 국제통화기금(IMF) 자문 보고서(IMF Country Report No. 23/369. REPUBLIC OF KOREA - 2023 ARTICLE IV CONSULTATION)에 따르면 한국은 약 50년 뒤인 2075년에 가면 국가부채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2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인구 고령화에 따른 연금지출 때문이다. IMF는 9%인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22.8%까지 올리고 보장 돼야 국가부채가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런데 이번에 보장률을 40%에서 50%로 확대하는 방안에 더 많이 지지했으니 국가부채는 더 늘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김설 연금유니온 위원장은 “(보장률을 높이면) 실제 연금 재정안정화나 지속가능성이 낮아지고 고갈이 가파르게 이뤄질 텐데 40~50년 후의 일이라고 해서 (공론화 과정에서) 제대로 다뤄지지 않은 것 같다”며 “공론위 안에선 더 내고 더 받자는 게 합리성을 띄는 것처럼 보여 의제숙의단 안에서 3안의 필요성을 주장했지만 성원이 되지 않아 반영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전문가들은 시민대표단의 의견을 반영해 국회에서 절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봤다. 한 연금 전문가는 “보험료율은 12~13% 사이에서, 소득대체율은 40~50% 사이인 45% 정도로 절충하지 않겠느냐”며 “(21대) 국회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번에 개혁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024.04.22 I 이지현 기자
최상목, 野 추경 요구에 "지금은 사회적 약자 타깃 지원할 때"
  • 최상목, 野 추경 요구에 "지금은 사회적 약자 타깃 지원할 때"
  •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8일(현지시각) 총선에서 승리한 야당이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요구한 것과 관련해 “추경은 경기 침체가 올 경우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 등을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 DC의 IMF 본부 건물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문답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연합뉴스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최 부총리는 이날 워싱턴 DC IMF 본부 건물에서 특파원들과 만나 “우리나라의 성장률 전망 등을 봤을 때 지금은 민생이나 사회적 약자를 중심으로 한 타깃(목표) 계층을 향해서 지원하는 것이 재정의 역할”이라며 이같이 말했다.그는 올해 예산이 복지·민생 예산을 상당 부문 할애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재정의 역할을 경기침체보다 민생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족한 부분이 있을 경우 기금 변경이나 이·전용을 통해 확대하고, 내년 예산에도 이를 충분히 반영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최근 물가 상황에 대해서는 “민생의 어려움이라든지 물가 관련해서는 제가 항상 무겁게 느끼고 있다”라면서도 “근원 물가의 경우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보면 우리는 안정적”이라고 강조했다.그는 “당초 소비자 물가지수 상승률이 상반기에는 한 3% 위아래로 왔다 갔다 하고 하반기로 가면 2% 초중반으로 안정화될 것으로 생각했다”라면서 “불안 요인이 많이 있고 여러 상황은 더 봐야 되겠지만 근원 물가 자체는 계속 안정적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하반기로 가면 물가가 하향 안정화가 될 것이라는 당초 전망은 아직 유효하다”고 밝혔다.그는 그러면서 “그동안 고물가가 누적됐고 전체적인 물가 상승률은 3% 수준이긴 하지만 일부 품목은 그렇지 않다”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민생이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최 부총리는 기존 대책들은 최대한 지속하면서 조금 더 확대할 건 확대하는 등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면서 대책들을 좀 더 유연하게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른바 가격이 급등한 대파 논란에 대해서는 “근본적으로는 농산물 같은 경우에는 유통구조 개선의 문제가 있다”며 “온라인 도매 시장을 포함해 제도 개선을 신속하게 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 부분은 조만간 여러분께 말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또 “이번에 과일이나 이런 부분도 기후변화를 포함해서 똑같은 생황이 또 발생할 수 있지 않으냐”라고 반문하면서 “다음에는 올해와 같은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과수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최근 상승세를 보이는 원·달러 환율과 관련해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그는 “대외적으로 밝히긴 어렵지만 나름대로 상황별 대응 계획도 있고, 그 대응 계획에 따라 관리를 하고 있다”면서 “또 필요한 경우 국제 협력을 통해 외환시장에 메시지를 내기도 하는데, 이번에 일본 재무장관과 면담이나 한미일 재무장관 회의 같은 경우가 그런 일환”이라고 말했다.
2024.04.19 I 양지윤 기자
최상목, 우크라이나 인도적 지원에 연내 2억달러…IDB투자 증자에 1.5만 달러
  • 최상목, 우크라이나 인도적 지원에 연내 2억달러…IDB투자 증자에 1.5만 달러
  • [워싱턴 D.C.=이데일리 김은비 기자]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를 위한 인도적 지원에 연내 2억 달러를 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현지시간) 일랑 고우드파잉 미주개발은행(IDB) 총재를 만나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기재부)최 부총리는 이날 워싱턴 D.C.에서 우크라이나 지원회의에 참석하고 미주개발은행(IDB) 총재와 면담을 실시했다.최 부총리는 IMF/WB 연차총회 계기로 개최된 제5차 우크라이나 지원회의에 참석했다. 이 회의에 부총리가 참석한 것은 작년 10월에 이어 두 번째다. 이번 회의는 우크라이나 총리와 IMF·WB 총재가 공동 주재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장관과, 제러미 헌트 영국 재무부장관,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장관 등 주요국 재무장관이 참석했다.최 부총리는 윤석열 대통령이 작년 9월 주유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발표한 23억 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 지원패키지를 본격적으로 이행하고 있음을 밝혔다.중장기적으로 21억 달러 규모의 EDCF를 집행함으로써 우크라이나에 대한 재건지원과 주요 인프라 사업을 발굴하기로 하고, 인도적 지원 2억 달러를 연내 집행해 긴급한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다. 또 세계은행(WB)과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의 우크라이나 지원기금에 각각 5000만 달러를 출연해 국제기구를 통한 지원도 강화할 것임을 강조했다. 이날 최 부총리는 취임 이후 처음으로, 미주개발은행(IDB) 일랑 고우드파잉(Ilan Goldfajn) 총재를 만나, 다양한 분야에 걸쳐 한국과 미주개발은행간 협력 강화 방안도 논의했다. IDB 총재는 중남미 지역 민간부문 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IDB 투자(invest)의 새로운 운영전략 이행 계획을 설명했다. 최 부총리는 이 전략에 대해 적극적 지지를 표명하면서 IDB 투자 증자(35억달러 규모)에 한국 정부도 1억 5000만달러 규모로 참여할 계획임을 밝혔다. 한편, 최 부총리는 오는 7월 개최 예정인 ‘제2차 한-중남미 혁신’무역 포럼(7월25일~26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로)에 대해 작년 1차 포럼에 이어 올해 2차 포럼도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 중남미 기업들의 적극적 참여를 위한 미주개발은행의 협조를 요청했다.또 최 부총리는 “한국의 우수한 인재들이 미주개발은행에 진출해 한국과 미주개발은행 간 신탁기금 등 협력사업을 원활히 진행하는데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며 “재능있고 열정적인 한국 청년들이 미주개발은행에 더 많이 진출할 수 있도록, 총재의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2024.04.18 I 김은비 기자
IMF 경고 "미국·중국 부채 증가…세계 경제에 중대한 위험"
  • IMF 경고 "미국·중국 부채 증가…세계 경제에 중대한 위험"
  •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국제통화기금(IMF)이 미국과 중국의 부채 증가가 인플레이션을 부추기고 세계 경제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고 경고했다.IMF는 이날 발표한 ‘재정점검보고서’(Fiscal Monitor)에서 “미국과 중국의 재정 정책 관리 방식은 세계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다른 나라의 기본 재정 전망에 상당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특히 미국의 높고 불확실한 금리는 세계 다른 나라의 자금 조달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그러면서 “미국과 중국이 지출과 수입간 근본적인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정책적 조치를 취해야한다”고 지적했다.미국의 경우 소득세 수입의 급격한 감소로 향후 5년간 재정 적자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6% 이상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최근 미국 의회예산국이 현재 5.6%에서 향후 10년 안에 6.1%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본 것과 비슷한 전망치다. 이에 따라 IMF는 미국의 정부부채가 2024년 GDP의 123%에서 2029년엔 GDP의 134%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말 기준 미국의 연방부채는 국내총샌산의 97%에 해당하는 26조2000억달러에 달한다.IMF는 특히 미국의 재정적자가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량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에 0.5%포인트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재정적자가 늘어날수록 연방준비제도가 목표치인 2%로 되돌리려면 미국 금리가 더 높은 수준으로 유지해야한다는 의미다. IMF는 미국 차입 비용의 ‘크고 갑작스러운 증가’가 전 세계 국채 수익률의 급등과 신흥 시장 및 개발도상국의 환율 불안으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IMF는 “글로벌 금리 파급은 금융 여건을 더욱 긴축시키고 다른 곳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IMF는 중국은 지난해 GDP 대비 7%를 웃돈 재정적자가 2029년에는 약 8%까지 증가할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올해 GDP 대비 88.6%인 중국의 정부부채가 2029년엔 GDP의 110%를 넘어설 것이라고 경고했다.비토르 가스파르 IMF 재정국장은 “미국과 중국 모두 경제력이 있기 때문에 재정을 통제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며 “두 정부 모두 상대국보다 더많은 재정적 여유를 갖고 있어 정부지출을 조정하고 통제할 수 있는 여지가 더 많다”고 진단했다.
2024.04.18 I 김상윤 기자
美 성장률 0.6%p 상향한 IMF, 한국은 2.3% 유지
  • 美 성장률 0.6%p 상향한 IMF, 한국은 2.3% 유지
  • [세종=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미국의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3개월 만에 0.6%포인트(p) 상향한 2.7%로 수정했다. 반면 1분기에만 미국에 300억 달러 이상을 수출한 우리나라의 성장률은 직전과 동일한 2.3%로 유지했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IMF는 16일 발간한 ‘4월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에서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을 직전 1월과 동일한 2.3%로 전망했다. 이는 한국은행(2.1%) 및 기획재정부·KDI·OECD(2.2%) 전망치 대비 0.1~0.2%포인트 높은 수치다. 반면 미국 성장률 전망치는 2.7%로 3개월 만에 0.6%포인트 올렸다. 지난 1월에도 직전 전망치(지난해 10월·1.5%) 대비 0.6%포인트를 상향했던 것을 고려하면 6개월 사이에 무려 1.2%포인트를 올린 것이다. 아울러 미국의 성장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으로 예상한 셈이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미국의 성장이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세계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적으로 판단한 것 같다”며 “미국이 서비스산업과 같은 파급효과가 크지 않은 분야에서 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 듯 하다”고 말했다. 실제 IMF는 올해 세계 성장률도 1월 대비 0.1%포인트만 상향한 3.2%로 전망했다. 이외에 IMF는 일본은 종전과 같은 0.9% 성장을 전망했고 유로존은 직전 전망치 대비 0.1% 낮은 0.8% 성장을 내다봤다. 특히 독일과 프랑스에 대해서는 직전 대비 각각 0.3%포인트 하향한 0.2%, 0.7% 성장을 전망했다. 유럽의 성장률 햐항조정은 소비심리 악화 등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IMF는 올해 한국의 물가전망 역시 직전 10월(2.3%)에서 2.5%로 0.2%포인트 상향했다. IMF의 이번 보고서는 이란-이스라엘 중동분쟁에 따른 유가상승 등 경제영향을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에 다음 전망 때는 물가를 추가 상향할 가능성도 있다. IMF는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2.3%로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IMF는 올해 세계 성장률에 대해 상·하방요인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조급한 통화정책 완화를 경계하며 “국가별 물가상황에 따라 적절한 시점에 통화정책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또 미래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재정여력 확충, 공급측면 개혁을 통한 중장기 생산성 향상, 기후변화 대응력 제고 등도 권고했다. IMF는 오는 7월에 다시 경제전망을 내놓는다. IMF는 매년 4월과 10월 전체 회원국을 대상으로 한 세계경제전망을, 1월과 7월에는 주요 30개국을 상대로 한 수정 전망을 발표한다.
2024.04.16 I 조용석 기자
역대급 고용률에 안심해선 안 되는 이유
  • 역대급 고용률에 안심해선 안 되는 이유[기자수첩]
  • (사진=연합뉴스)[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17만3000명 늘면서 고용률이 62.2%에서 62.4%로 올랐다. 15~64세 고용률도 0.4%포인트 상승한 69.1%를 기록했다. 경제활동참가율도 0.2%포인트 오른 64.3%였다. 3월 기준 모두 역대 최고치다.그러나 15~29세 청년층과 ‘경제 허리’인 30·40대 고용지표를 보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지난달 15~29세 고용률은 같은 기간 46.1%에서 45.9%로 떨어지며 6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지난달 고용률이 하락한 건 청년층이 유일했다.30대(79.4%)와 40대(78.5%) 고용률은 각각 1.3%포인트, 0.4%포인트 상승했으나 ‘쉬었음’ 인구가 30대와 40대에서 57만3000명에 달했다.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지난 2월(60만2000명)보단 줄었지만 1년 전 대비로는 4.9%(2만7000명) 늘어났다. 증가율이 전체 평균(1.2%)을 크게 웃돈다. 쉬었음 인구는 일할 능력이 있음에도 구체적인 이유 없이 쉬고 싶어서 일하지 않는 사람이다.청년들은 일자리를 갖는 데까지 오랜 기간을 준비하고, 정작 어렵게 취업하더라도 한창 일해야 할 나이엔 별다른 이유 없이 쉬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일할 능력이 있음에도 취업을 포기한 구직단념자가 지난달 5만2000명 늘어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점도 우려스럽다. 지난해 3월엔 12만6000명 감소했었다.전체 고용률이 역대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지만 이러한 지표들은 우리 노동시장에 양질의 인력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이들 연령층 노동력은 외국인력 도입 확대로도 대체하기 어렵다. 결국 경제 활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고용정책은 과거 노동시장에 진입한 재직자 중심에서 IMF 외환위기 이후 노동시장 밖 취업자로까지 확장됐다. 노동시장 밖 정책을 더욱 강화하고, 노동시장 밖의 시장은 더 세분화해 경제활동 계획이 없는 사람을 취업시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정책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
2024.04.15 I 서대웅 기자
IMF 韓 성장률 전망 상향할까…최상목, G20 재무장관회의 참석
  • IMF 韓 성장률 전망 상향할까…최상목, G20 재무장관회의 참석[기재부 주간예보]
  • [세종=이데일리 이지은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이 내주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한다. 최근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세가 가시화되고 있어 기존 전망치가 상향 조정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참석 차 미국 워싱턴으로 향한다.1일 오후 부산항이 분주한 모습이다. 한국의 3월 수출이 작년보다 3.1% 증가하면서 6개월 연속 ‘수출 플러스’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은 117억달러로 2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무선통신, 컴퓨터 등 4대 정보기술(IT) 분야 품목의 수출 증가율도 모두 동시에 플러스를 나타냈다. (사진=연합뉴스)1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IMF는 오는 16일 ‘4월 세계경제전망(WEO)’을 발표한다. 매년 1·4·7·10월 발간하는 세계경제전망은 세계경제와 회원국의 경제성장률을 분석하고 정책 방향을 제언하는 IMF의 대표 보고서다.앞서 지난 1월 IMF는 한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3%로 제시했다. 지난해 10월 2.2%에서 0.1%포인트 상향 조정한 것이다. 정부는 IMF가 올해 세계경제 회복세를 반영해 한국의 연간 성장률 예상치도 소폭 올린 것으로 분석했다. IMF가 예상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은 3개월 전보다 0.2%포인트 높인 3.1%였다. 최근 주요 기관들의 전망과 비교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아시아개발은행(ADB)가 제시한 2.2%보다는 다소 높고,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3(한중일) 거시경제조사기구(AMRO) 2.3%와는 같았다. 앞서 기재부는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2.2% 성장한다고 내다본 바 있다.올해 들어 수출이 견조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는 점은 낙관적 요소다. 지난달 수출액은 1년 전보다 3.1% 늘어 6개월째 ‘플러스’(+) 행진을 했고, 특히 반도체가 지난 1분기(1~3월) 전년동기대비 50.7% 증가해 상승세를 견인했다. 여기에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수요가 증가한다는 점은 추가 개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한편 최 부총리는 다음 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G20 재무장관회의 및 IMF·WB 춘계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11일 출국한다. 이 기간 회의에 참석하는 미국, 일본 등 주요국 재무장관과의 면담을 추진할 계획이다. 협력 강화 차원의 원론적 논의를 넘어 구체적인 합의가 도출될지 주목된다. 우크라이나 라운드테이블 일정과 미주개발은행(IDB) 총재 등 주요 경제 인사와의 만남도 예고돼 있다.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8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 중앙은행총재회의’에 참석, ‘제1세션 불평등 완화’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제공)다음은 기재부, 통계청, 한국개발연구원(KDI), 한국조세재정연구원(KIPF) 주간 주요 일정 및 보도 계획이다.◇주간 주요 일정△15일(월)08:00 비상경제장관회의(장관, 서울청사)△16일(화)G20 재무장관회의 및 세계은행 개발위원회 참석(장관, 미국 워싱턴)10:00 국무회의(2차관, 용산청사)15:00 군장병 경제교육 및 복무여건 관련 현장방문(2차관, 비공개)15:30 소규모 관광단지 후보지 현장방문(1차관, 비공개)△17일(수)G20 재무장관회의 및 세계은행 개발위원회 참석(장관, 미국 워싱턴)11:00 나라장터 엑스포(2차관, 킨텍스)16:00 디지털플랫폼 정부위원회 전체회의(1차관, 서울청사)△18일(목)G20 재무장관회의 및 세계은행 개발위원회 참석(장관, 미국 워싱턴)09:00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2차관, 서울청사)10:00 차관회의(2차관, 서울청사)△19일(금)G20 재무장관회의 및 세계은행 개발위원회 참석(장관, 미국 워싱턴)09:00 물가관계차관회의(1차관, 비공개)10:00 공공기관 안전등급 심사단 회의(2차관, 비공개)16:00 중장기 조세정책심의위원회(1차관, 비공개)◇주간 보도 계획△15일(월)08:00 비상경제장관회의 개최16:00 역동경제 구현을 위한 연구개발(R&D) 혁신 등을 위해 부처 간 벽을 허문다.△16일(화)11:00 최상목 부총리, G20 재무장관회의 및 IMF/WB 춘계회의 참석 위해 출국11:00 KDI, 세계은행과 동아시아·태평양 지역 협력국 대상 ‘연금제도’ 연수 개최12:00 KDI FOCUS ‘여성의 경력단절 우려와 출산율 감소’16:00 국채 백서, 「국채 2023」 발간16:00 군 장병 대상 ‘찾아가는 경제교육’ 본격 개시(김윤상 2차관, 군 장병 경제교육 현장 방문)16:00 과자로 통계 만들기, 재미있어요(이형일 통계청장, 늘봄학교 수업 진행)16:30 홍두선 차관보, ‘원스톱 수출 119’ 화성 현장 방문17:00 김윤상 차관, 군 처우 및 복무여건 개선을 위해 장병과 직접 소통17:30 김병환 1차관, 인구감소지역 내 소규모 관광단지 후보지(제천) 현장 방문22:00 국제통화기금, 4월 세계경제전망 발표△17일(수)09:00 최상목 부총리, 일본 재무장관과 양자면담 진행(잠정)10:00 ’23년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결과12:00 2023년 이민자체류실태 및 고용조사 결과 -체류자격별 외국인의 한국생활-12:00 일자리행정통계 재현자료 베타서비스△18일(목)12:00 2023년 농림어업조사 결과11:00 최상목 부총리, 우크라이나 라운드테이블 참여 및 IDB 총재 면담 결과 (잠정)14:30 기재부·중기중앙회가 중소기업을 찾아가는 ‘중기 익스프레스’ 2차 회의 개최(잠정)17:00 ’24.4월 국고채 「모집 방식 비경쟁인수」발행 여부 및 발행계획△17일(금)11:00 제19차 물가관계차관회의(잠정)12:00 2024년 1/4분기 가축동향조사 결과11:00 최상목 부총리, G20 재무장관회의 참석 결과(잠정)17:30 2024년도 제1차 중장기 조세정책 심의위원회 개최
2024.04.13 I 이지은 기자
배연정 "홈쇼핑 한번 방송에 15억 매출…美서 60억 날렸다"
  • 배연정 "홈쇼핑 한번 방송에 15억 매출…美서 60억 날렸다"
  • ‘같이 삽시다’[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소머리국밥으로 요식업 큰손에 오른 배연정이 인생의 굴곡을 털어놨다.11일 방송된 KBS2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에서는 배연정이 게스트로 출연했다.이날 배연정은 멤버들을 위해 오삼불고기를 했다. 배연정은 “이 오삼불고기로 몇십억을 벌었다”며 “4~50분 방송을 하면 13억, 15억씩 팔았다”고 털어놨다.배연정은 “그때는 홈쇼핑이 6개였다. 6대 홈쇼핑의 신화를 이뤘다”며 “직접 만들고 출연하고 그랬다”고 설명했다.특히 배연정은 주문 타이밍까지 직접 감지했다고. 배연정은 “콜(주문)이 뛸 때는 말을 하면 안된다. 그때 쇼호스트 손을 누른다. 말을 하지 말라고”라며 “말을 하면 말을 듣다가 주문하는 타이밍을 놓칠 수도 있다. 그래서 쇼호스트에게 신호를 줬다”고 말해 감탄을 안겼다.배연정은 “장사는 40분 방송을 해도 판가름 나는 건 10분이다”라며 “못 잡으면 안된다. 80%는 판매를 해야한다”고 털어놨다.이후 배연정은 가슴 아픈 사연을 털어놨다. 췌장암으로 16시간 대수술을 받은 것. 배연정은 당시 남편의 극진한 간호로 살았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특히 배연정은 이 고마움을 표현하기 위해 괴산 땅을 남편 명의로 넘겨줬다고. 배연정은 “(남편이)또 까부는 거다. 못 참는다고 그 땅을 팔았다”며 “그 땅을 판 현금도 날렸다”고 한숨을 쉬었다.배연정은 “미국 가서 다 까먹었다. LA에서 건물을 지었는데 사기를 당했다”며 “착공하기 전에 일꾼이 나와야하는데 아무도 안 나오고 담당자도 전화를 안 받더라. 미국 딸에게 도움을 청해 하나하나 다 하면서 6개월 끝에 겨우 가게를 오픈했다”고 털어놨다.배연정은 라디오 진행과 광고를 병행하며 가게 운영까지 했고 결국 일일 매출 2만 달러(당시 한화 2000만원)까지 달성했다고. 배연정은 “그때 8개월 미친듯이 장사가 잘 됐는데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터졌다고 하더라. 그게 미국의 IMF였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배연정은 “그때 옆 가게에서는 세일을 했다. 한국에서도 국밥이 8천원이었는데 거긴 3달러였다. 그때 한국에선 광우병이 돌았다”며 “한국 가게 매출이 2천만원이었는데 80만원으로 떨어지고 양쪽으로 난리가 났다”고 당시를 떠올렸다.배연정은 “그때 영주권을 준다고 해서 60억을 가지고 미국에 갔는데 다 날려먹었다”며 “참 비싼 과외 공부를 했다”고 털어놨다.
2024.04.12 I 김가영 기자
주주권 과잉…아직은 걱정할 때 아니다
  • [김학균의 투자레슨]주주권 과잉…아직은 걱정할 때 아니다
  •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12월 결산 상장사들의 주주총회가 마무리됐다. 이번 주총 시즌에는 그 어느때보다 주주권 행사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배당과 자사주매입 등 주주환원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았지만, 소액주주들이 의결권을 모아 이사 선임 등 지배구조와 관련된 문제 제기를 하는 경우도 많았다. 지배구조와 관련된 공론의 장이 열리고 있다는 점은 반가운 일이다.주식투자에는 지배구조가 매우 중요하다. 주식은 그 출발점부터 지배구조와 관련된 이슈가 내재돼 있었다. 주식과 채권은 일종의 권리 또는 소유권에 대한 증서임과 동시에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자산들이다. BC3000년 바빌로니아 때부터 채권의 맹아적 형태가 기록돼 있으니, 채권의 역사는 5000년에 달한다. 반면 주식회사의 기원은 1602년 네덜란드의 동인도회사이다. 주식은 400년 조금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채권이 주식보다 역사가 긴 것은 구조가 훨씬 단순하기 때문이다. 자금 대여자와 차입자, 만기와 이자율 정도가 채권 투자에 필요한 모든 것이다. 주식이 채권보다 복잡한 것은 소유와 경영의 분리에서 파생되는 지배구조 때문이다. 동인도회사의 예를 들어보겠다. 동인도회사의 소유권은 회사에 출자한 주주들에게 있지만, 주주들이 동인도회사의 구체적인 영업활동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아니다. 아시아로 항해해 향신료 등을 싣고 오는 것은 주주들이 아니라 회사에 고용된 선장과 선원들이다. 이들이 아시아에서 싣고 오는 각종 물품을 빼돌리거나, 감추는 것은 주주들의 부를 파괴하는 행위이다. 주식 투자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기업을 실제로 운영하는 임직원들이 기업의 소유주인 주주들의 부를 잘 지켜줘야 한다. 상장된 회사들은 주요 경영사항을 외부에 알려야 할 공시 의무가 있는데, 공시는 경영진에 대한 주주들의 감시와 다름 없다. 회사의 중요한 일을 감추지 말고, 기업의 주인인 주주나,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예비 주주들에게 투명하게 알리라는 것이 공시제도의 목적인 것이다.1980~1990년대 고성장 국면에서 한국 주식시장의 성과가 부진했던 이유도 지배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 주식이라는 무형의 재산권이 보호받을 수 있는 사회 경제적 신뢰 인프라가 취약했다. 무엇보다도 정치권력이 시장을 지배했다. 1985년 10대 재벌이었던 국제그룹이 권력자의 눈 밖에 나자 곧바로 무너졌다. 또한 만연했던 분식 회계와 정보 비대칭성에 기댄 소위 작전은 주주들의 부를 파괴했고, 견제받지 않는 소수 지배주주들의 전횡도 주주가치에 반하는 결과를 가져왔다.주주권 강화에 대해 경계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무엇보다도 거래소에서 주식을 사고 파는 투자자들의 이해 관계가 본질적으로 ‘단기적’이기 때문이다. 기업은 장기적으로 사업을 영위하는 영속기업(going concern)을 지향하는 데, 주식을 쉽게 사고 팔 수 있는 주주들의 이해관계는 다분히 단기적이다. 특히 과거보다 최근 투자자들의 주식 보유 기간이 현저히 짧아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최근에는 ETF 열풍으로 상징되는 패시브(passive) 투자의 활성화도 단기주의를 부추기고 있다. 패시브 투자는 기본적으로 주주권 행사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종목 하나하나를 보텀업(bottom-up) 관점에서 선별해 투자하는 액티브(active) 투자와는 달리 패시브 투자는 지수에 투자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개별 종목은 투자한 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종목 묶음의 한 구성원일 따름이다. 당연히 개별 종목 주주로서의 의결권 행사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 미국 증시에서는 패시브 투자 확산에 따른 단기주의가 심각한 단계에 이르고 있다고 판단하는데, 세계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큰 마이크로소프트의 1대 주주는 뱅가드(Vanguard)이고, 2대 주주와 3대 주주는 블랙록(Blackrock)과 스테이트스트리트(State Street)이다. 모두 ETF가 주력인 기관투자가들이다. 이들은 마이크로소트프를 골라 매수한 것이 아니라 미국 증시를 대표하는 S&P500지수나, 미국의 기술주들로 이뤄진 지수에 포함된 종목을 매수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대주주가 됐다. 주식시장은 1인1표의 민주주의가 아닌, 1주1표의 주주 자본주의의 원칙이 관철되는 장이다. 보유 주식 수만큼의 발언권을 가지는 셈인데, 패시브 투자의 확산으로 주식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기관투자가들이 주주권 행사에 관심을 덜 갖게 됐다. 이 과정에서 감시받지 않는 경영진의 전횡이 나타나게 된다. 스스로의 보수를 과도하게 인상하고,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단기적인 주가 부양에 경영진의 인센티브를 연동시켰다. 이래저래 자본시장 편향적 지배구조가 기업의 장기 경영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은 충분히 일리가 있다.필자는 주주자본주의에 내재된 단기주의적 편향을 인정하지만 한국에서는 주주권 강화로 얻을 편익이 더 크다는 의견을 가지고 있다. IMF 외환위기 직후 외국인 투자가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한국 상장사들의 전반적 지배구조가 개선됐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경영권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을 받았던 사례들도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SK그룹은 헤지펀드 소버린의 공격을 받았는데, 이 논란의 과정에서 가장 큰 수혜를 받았던 이는 바로 SK그룹의 지배주주들이었다. 지배구조가 투명해졌고, 주가도 장기적으로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경영진 또는 대주주에 대한 기타주주들의 견제가 꼭 적대적 방식으로 이뤄지는 것만도 아니다. 한국에서는 외국자본이건, 내국자본이건 경영권 분쟁 사례 자체가 많지 않지만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와 휴렛팩커드 등은 주주 행동주의 펀드와 협력해 기업가치를 높인 바 있다.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한국에서 주주권 과잉에 내재된 단기적 편향을 걱정하는 것은 모두 가상의 걱정거리다. 과도한 주주권 행사가 기업의 장기 성장에 걸림돌이 된 사례가 하나라도 있었나 싶다. 제대로 된 주주자본주의를 경험해 보지 못한 한국증시에서 주주권 과잉을 미리부터 걱정하는 것은 우스꽝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2024.04.11 I 송길호 기자
'반도체 훈풍' 타고 수출 우상향…韓 성장률 전망 줄상향
  • '반도체 훈풍' 타고 수출 우상향…韓 성장률 전망 줄상향
  • [세종=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반도체발 수출훈풍이 1분기 내내 견조하게 이어지면서 올해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조정하는 기관이 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다음 주 발표할 4월 세계경제전망(WEO)에서 성장률을 추가 상향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10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IB)인 JP모건은 우리나라의 1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0.4%에서 0.6%에서 올리고, 연간 성장률 전망치도 2.2%에서 2.3%로 상향했다. 또 지난달 말 국회 예산정책처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0%에서 2.2%로 0.2%포인트 상향했다. 정부 성장률 전망치(2.2%)와 비교하면, 예정처는 동일하고 JP모건은 0.1%포인트 높다. 두 기관 모두 한국은행(2.1%)보다 높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국내외 기관이 성장률 전망을 상향한 것은 최근 반도체를 포함한 수출의 호실적 때문으로 보인다. 산업부 등에 따르면 1분기(1~3월) 수출액은 1637억 달러로 전년 대비 8.3% 증가했고, 특히 이 기간 반도체 수출이 전년 대비 50.7% 늘면서 수출 증가세를 견인했다. 2월 경상수지는 68억6000만 달러 흑자로 직전 1월(30억5000만 달러)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예정처 역시 “고물가·고금리의 영향으로 내수가 부진하지만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며 “생산부문에서 건설업과 서비스업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제조업의 긍정적 산업활동을 반영했다”고 상향 조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 최근 발표된 ‘2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반도체 개선세에 영향을 받은 제조업의 평균가동률은 74.6%로, 2022년 7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근 정부가 주최한 주요 투자은행(IB) 및 연구기관 거시경제 전문가 간담회에서는 수출 개선세를 주도하는 반도체 훈풍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부에 따르면 해외투자자들은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라 우리나라가 강점이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대폭 증가하고 반도체 가격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장기호황 시나리오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정부 전망치(500억 달러)를 대폭 상회한 600~800억 달러가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 1일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사진 = 뉴시스)내수 부진과 더불어 올해 한국경제의 뇌관으로 꼽힌 건설이 예상보다 버텨준 것도 성장률 상향 조정에 힘을 보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올해 건설투자가 고금리에 따른 건설사 자금조달 애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수주·착공 감소 등으로 인해 전년 대비 1.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지난 1월 이미 이뤄진 공사 실적을 나타내는 건설기성(불변)은 건축(12.3%)·토목(12.8%)에서 실적이 모두 늘어 전월 대비 12.4% 증가했다. 이는 12년 1개월만에 최대폭 증가다. 이에 지난 1월 우리나라 성장률을 2.2%에서 2.3%로 발빠르게 올렸던 IMF가 오는 16일(현지시간) 발표하는 ‘4월 세계경제전망’에서 추가 상향 조정할 가능성도 있다. IMF는 매년 4월과 10월 전체 회원국을 대상으로 한 세계경제전망을, 1월과 7월에는 주요 30개국을 상대로 한 수정 전망을 발표한다. 또 11일 ‘2024년 아시아경제전망’을 발표하는 아시아개발은행(ADB)도 종전 전망치(2.2%)를 수정할 가능성도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예상됐던 1분기 수출 호조세에 더해 우려했던 건설경기가 우려보다 잘 버텨주고 있는 것이 성장률 전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소비부진은 여전한 상황이라 내수부문 적기 보강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024.04.11 I 조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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