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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동 차밭과 토지…시간은 천천히 흐른다
- 경남 하동의 자연을 감상할 수 있는 스타웨이 하동과 주변 풍경[경남 하동=이데일리 김명상 기자] 경남 하동에선 급할 것이 하나 없다. 문학세계에 빠져 차 향기를 음미하며 신선놀음을 해도 하나 이상할게 없는 고장이어서다. 이를테면 소설 ‘토지’의 주무대인 평사리에서 하릴없이 거닐고 차를 마시고 느긋하게 책을 읽어도 누구하나 뭐라고 하는 사람없다. 해가 진 뒤에는 평상에 누워 쏟아지는 별빛을 두 눈에 담다보면 어느새 마음은 하늘만큼 광활해진다. 근심과 걱정마저 ‘모두 다 지나가리라’는 격인이 새삼 가슴에 와 닿는다. 슬로시티 하동에서의 여행은 보통 이렇다. ◇대하소설 ‘토지’의 실제 무대가 된 평사리하동군 악양면 평사리에 자리한 최참판댁소설가 박경리가 26년간 집필한 대하소설 ‘토지’는 한국 현대문학이 거둔 최고의 성취로 꼽히는 작품이다. 총 5부 25편 362장으로 구성된 이 소설은 구한말부터 일제강점기를 지나 광복에 이르기까지 전통적 지주인 최참판댁의 외동딸 서희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민족의 고난과 역경, 그리고 극복 과정을 보여준다.이 소설의 주요 무대는 최참판댁이 있는 평사리다. 실제로 하동군 악양면 평사리에는 ‘최참판댁’이 있다. 소설 속 공간을 재현한 곳으로 연간 100만 명이 찾는 하동군의 대표 명소다. 소설 속 고택이 이곳에 떡 하니 자리한 것은 무슨 까닭일까.토지는 지금까지 드라마로 세 번 제작됐는데 가장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은 버전은 1987년 배우 최수지가 주인공 서희로 분한 KBS 2TV 작품이다. 2년간 총 120회가 방영된 드라마가 인기리에 종영한 후 사람들은 드라마를 추억하며 주 무대인 평사리로 몰려들었으나 당시 최참판댁은 존재하지 않았다. 아쉬워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하동군은 IMF 외환위기를 맞은 1998년에 예산 30억 원을 들여 1만㎡ 넓이의 땅을 사서 2001년 최참판댁을 준공했다.소설 토지의 주인공 서희가 머무는 장소인 별당채소설을 바탕으로 지은 집이지만 철저한 고증을 통해 등장인물의 공간을 오롯이 담아냈다. 주인공 최서희의 공간인 별당채를 비롯해, 최참판의 사랑채, 최서희의 할머니 윤씨 부인의 안채 등을 그대로 재현해 팬들의 향수를 자아낸다. 소설 마지막에서 주인공 서희는 일본의 패망 소식을 듣는다. 그러고는 해당화 가지를 잡고 주저앉아 ‘자신을 휘감은 쇠사슬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땅에 떨어지는 것’을 느낀다. 소설의 대단원에 등장한 해당화는 최참판댁 담장에 피어 있으며 방문객에게 환희의 순간을 전하고 있다.최참판댁 담장에 핀 해당화.◇지리산 청정 자연과 섬진강 강물이 만든 들판동정호와 하트 출렁다리최참판댁 앞에는 274만여㎡(약 83만 평)에 달하는 광활한 평사리 들판이 펼쳐져 있다. 지리산 청정 자연과 섬진강의 풍부한 수량이 옥답을 만든 곳이다. 2022년 경상남도 대표 우수습지로 지정된 하동 동정호도 이곳에 있다. 삼국시대 때 신라와 당나라의 연합군이 백제를 침략할 당시 당나라 장군 소정방이 호수를 보고 당나라 악양의 동정호와 비슷하다고 해서 부른 이름이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온다. 동정호 안에 있는 작은 섬을 연결하는 하트 출렁다리는 연인들의 인기 장소. 평사리의 너른 평야와 부부 소나무최참판댁에서 차로 5분 거리에는 ‘부부 소나무’가 서 있다. 넓은 들판에 딱 두 그루만 서 있는데 이곳이 소설 토지의 배경이라 남녀 주인공의 이름을 붙여 서희와 길상나무라고도 부른다. 5대째 만석꾼인 최참판의 명성에 이보다 더 어울리는 땅이 있을까 싶다.작가 박경리는 토지를 쓰기 전 평사리를 다녀간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는 2001년 판 토지 서문에서 “지도 한 장 들고 한 번 찾아와 본 적이 없는 악양면 평사리, 이곳에 ‘토지’의 기둥을 세운 것은 무슨 까닭인가. 우연치고는 너무나 신기하여 과연 박 아무개의 의도라 할 수 있겠는지, 아마도 그는 누군가의 도구가 아니었을까. 30년이 지난 뒤에 작품의 현장에서 나는 비로소 ‘토지’를 실감했다”고 술회했다.박경리 문학관 앞에 있는 작가의 동상토지가 큰 성공을 거두면서 평사리에는 박경리 문학관도 생겼다. 최참판댁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문학관에는 박 작가의 육필 원고와 토지의 주요 줄거리, 등장인물도, 관계도, 박경리 어록 등이 전시돼 있다. 그야말로 삶의 모든 것을 토지 집필에 쏟아 넣은 박경리 작가는 1971년 8월 암 수술을 받고 보름 만에 퇴원한 당일에도 가슴에 붕대를 감고 원고 100매를 썼다. “목숨이 있는 이상 나는 또 글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고 했던 박 작가의 의지는 지금도 찾아온 이들을 숙연하게 하고 있다. 박경리 작가의 육필원고와 유품들.◇백 년 차밭의 시간을 체험하다하동 모암마을 주변 산과 차밭하동은 차(茶)의 고장이다. 삼국사기에는 서기 828년 당나라에서 돌아온 사신이 차 종자를 가지고 오자 흥덕왕이 하동의 지리산에 심게 했다는 기록이 있다. 하동 화개면의 쌍계사 주변이 차나무 시배지로 알려져 있다. 화개장터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모암마을은 차를 체험하고 마시기에 좋은 곳이다. 마을 입구부터 경사가 심한 산등성이에 조성된 야생차밭이 눈에 띈다. 보성 차밭과 같이 SNS 감성이 나도록 예쁘게 다듬어진 것이 아니라서 좀 더 날 것 그대로의 느낌이 든다. 이곳에는 직접 차를 재배하고 민박이나 카페 등을 겸하고 있는 농가가 120여 곳에 이른다. 차를 직접 가꾸고 만드는 사람과 함께 아담한 차실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며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프로그램이 인기 코스다.모암마을 ‘만수가 만든 차’ 체험장주민에게 왜 하동 차가 유명하냐고 물으니 “이것 말곤 할 게 없어서”라는 답이 돌아왔다. 지리산 급경사에는 다른 농작물보다 차를 키우는 것이 최선이었기 때문이란다. 환경도 최적이었다. 연평균 15도 내외의 기후, 풍부한 강수량, 물 빠짐이 좋은 경사지, 미네랄 성분이 가득한 토양, 운무가 자주 발생하는 다습한 환경이 차 재배에 최상의 조건이라는 것이다. 차 체험을 위해 ‘만수가 만든 차’를 찾아갔다. 100년이 넘은 차밭에서 직접 재배한 찻잎을 쓰는 곳이다. 차 체험을 신청하고 가면 1시간 동안 여유롭게 2~3종류의 차를 음미할 수 있다. 체험에는 무를 삶아 만든 무정과와 함께 도라지정과 생강, 감자칩도 나와 입을 즐겁게 한다.차를 우리고 담는 모습매장 입구에는 가득 쌓인 장작과 무쇠솥이 있는데 다가가니 화끈한 열기가 느껴진다. 여기서는 수확한 찻잎을 전통방식 그대로 솥에 장작불을 피워 덖는다. 곡우 전에 딴 차를 우전차라고 하는데 맛과 향이 가장 뛰어나 찻잎 중 최상품으로 친다. 우전차에는 아미노산 성분이 많아서 맛이 달고 고소하다. 한편으론 떫은맛이 느껴졌다. 이날 팽주(차를 우려주는 사람)은 “이상한 것이 아닙니다. 차는 맞고 틀린 게 없습니다. 각자가 느끼는 입맛이 다 다르니까 떨떠름한 맛이 나기도 하죠. 그저 기호나 취향에 따라 즐기면 그만입니다”라고 말했다.이날 맛본 차는 50g에 20만원이나 한다는 특등급 우전차. 엄지손톱 크기의 작은 잔에 감질날 정도의 양만 내어준다. 바로 마시지 말고 입에 머금고 있다가 넘기는 것이 정석. 따라하니 단맛이 계속 목젖을 타고 올라올 정도로 향이 좋다. 아무리 맛이 좋아도 가격은 큰 장벽. 여름철에 큰 병에 담아 넣고 먹고 싶다고 하니 굳이 비싼 차를 사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뜨거운 물 말고 찬물에 찻잎을 넣어두면 천천히 우러나오면서 구수하고 맛있는 차가 됩니다. 이런 경우 우전 대신 세작, 중작을 써도 됩니다.”◇느릿느릿한 반달곰 사는 의신마을숙소 ‘모암차차’ 내부경치 좋은 모암마을에서 하룻밤 머물면서 지리산 정기 머금은 차를 즐기고 싶다면 놀루와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숙소 ‘모암차차’에 가면 된다. 원룸형과 한옥형 두 가지 형태를 갖춘 모암차차는 차밭과 계곡을 캔버스 삼아 멍하니 바라보며 힐링하는 숙소다. 진정한 슬로우 라이프나 자연 속에 파묻혀 일상의 피로에서 벗어나고 싶은 이들에게 알맞은 곳이다.‘2023 하동세계차엑스포’의 웰니스관차 애호가라면 ‘2023 하동세계차엑스포’를 추천한다. 다음달 3일까지 하동스포츠파크와 하동야생차문화축제장 등에서 열리는 축제는 하동 햇차를 왕에게 진상하는 ‘왕의 차 진상식’, 차를 주제로 한 ‘한복 패션쇼’, 차를 활용한 음식을 선보이는 ‘세계 티푸드 경연대회’, 명인 토크콘서트, 케이팝 콘서트 등이 다채롭게 펼쳐진다.스타웨이 하동의 전망대모암마을에서 16㎞ 거리에 있는 스타웨이는 최근 하동의 명소로 떠오른 곳이다. 지리산과 평사리 들판, 섬진강을 바라보는 곳에 세워진 곳으로 전망대와 카페가 있다. 하늘에서 보면 별 모양으로 만들어진 이곳은 섬진강 수면에서 150m 높이에 건립돼 소설 토지의 주 무대와 하동의 멋진 비경을 관람할 수 있다.의신마을 베어빌리지의 반달가슴곰의신마을 베어빌리지 역시 하동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광지다. 이곳에선 반달가슴곰 두 마리를 볼 수 있다. 어미인 22살 ‘산’과 17살 딸인 ‘강’이다. 어미의 원래 이름은 ‘막내’인데 2001년 지리산에 방생했으나 사람을 너무 좋아해 따라다니다 뉴스에 나오기도 했다. 야생에 적응하지 못해 회수됐고 보호 과정을 거쳐 지금은 지리산에서 따온 ‘산’이라는 이름으로 의신마을의 베어빌리지에 살고 있다. 직접 가보니 커다란 곰이 어슬렁대며 걸어 다니는 모습이 귀엽기만 하다. 가까이서 곰의 생태를 직접 볼 수 있는 장소라 아이들 체험학습장으로도 인기가 높다.
- [미리보는 이데일리 신문]삼성 4년째 속썩인 보조금...韓기업 유럽진출 더 어려워진다
- [이데일리 유진희 기자]다음은 8일자 이데일리 신문 주요 뉴스다.△1면-삼성 4년째 속썩인 보조금...韓기업 유럽진출 더 어려워진다-석유화학·철강도 오늘 업무개시명령-실내 마스크 해제 이르면 1월 가능 -‘퇴직연금 이탈 막아라’...역마진도 불사한 금융사들-[사설]탈선·탈법이 예삿일 된 화물연대 파업, 법치 시험하나-[사설]저출산·고령화 시대의 재정개혁, 선택 아니라 필수다△종합-입지보다 가성비...장위, 둔촌에 판정승-“결혼은 선택”...2050년 열집 중 네집 ‘나혼산’-작년 억대연봉 직장인 100만명 돌파△속도 내는 실내마스크 해제-추가 접종 정체에...“방역당국, 마스크 강제보다 치료제 처방 늘려야”-확진자 다시 늘어...마스크 자율화 최대 변수-이집트 빼곤...실내 착용 의무 없애△보호주의 강화하는 EU-수출입은행 금융지원도 EU선 쌍심지...폴란드에 원전 수출 ‘살얼음판’-탄소조정제·배터리규정...韓 철강·배터리 타격 불가피 -“EU진출 기업, 국내는 물론 해외 보조금 내역도 다 챙겨야”△퇴직연금시장 치킨게임-“금리 안 올리면 자금이탈 뻔해”...손해 감수하고 ‘8% 퇴직연금’ 내놔-금리·서비스 혜택 줘 장기상품 가입 유도해야-임금인상 기대 크다면 DB형...운용 자신있다면 DC형·IRP 유리△되살아난 ‘R의 공포’-다이먼 “5% 금리론 물가 못잡아”...솔로몬 “내년 주가·집값 더 떨어질 것”-“얼어붙은 코스피...반등시점, 경기침체 강도에 달렸다”-中, 11월 수출입 쇼크에...방역완화 속도△종합-위믹스, 결국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서 퇴출...투자자들 패닉-화물연대 파업 2주째...산업계 “기업 볼모 악순환 끊어야”-다시 수면 위 떠오른 삼성생명법...잠 못 드는 600만 삼성전자 주주-뒷걸음치는 수출, 꽁꽁 언 경제심리...“경리 둔화 가능성 커졌다”△경제-고용세습 안 없앤 기업 27곳...시정명령 내린다지만 효과 의문-韓, 네팔 낙농업 지원 젖소 101마리 보낸다-DSR 1%p 오를 경우 소비 0.37% 줄어든다 -“내년 경제성장률 1%대...대외여건 악화시 추가 하락 가능성”△정치-친윤 공부모임 ‘국민공감’ 출범...전대 앞두고 與 권력지형 바뀌나-여야, 예산안 협상 평행성...감액규모 이견 커-‘가짜뉴스와의 전쟁’ 선포한 대통령실-기재부 반대로...방위사업 계약법 ‘난항’△금융 -돈줄 막힌 2금융권 계열사, 구원투수 나선 은행-주택연금 가입 3년내 해지땐 초기 보증료 일부 돌려준다-김주현 “핀테크 혁신펀드 5000억서 1조로 확대”-“CEO 리스크 관리는 재량 아닌 책무”△Global-중요한 순간...이제 ‘메이드인 USA’ 찍힌 tsmc만 쓸 것-EU ‘아마존·메타 독과점 규제’ 잇단 칼날 -美민주, 조지아 승리로 상원 확보...바이든, 재선 도전 공식화할 듯-러 ‘서방 유가 상한제에 맞불’ 판매 금지령 검토△산업-스마트 물류 자동화로 세계 개척...현대그룹 숨은진주 ‘현대무벡스’ 주목-삼성重 부회장에 최성안 내정...EPC 사업 육성 의지 드러냈다-지프, 5세대 그랜드 체로키 출시...‘1만대 클럽’ 재도전-최태원 회장 “글로벌 이슈 해결 위해 한·미·일 협력해야”△ICT-인프라 투자 3배, 대표 직속 기술조직...카카오 “먹통 막겠다”-“디지털 피해 예방”...KT ‘디지털 시민 원팀’ 출범-애플 앱스토어 가격정책 개편...원화 결제되고 수수료 낮춰-송치형 두나무 의장 2심 무죄...사법리스크 털고 신사업 탄력 △제약·바이오-“치매치료제 가치 최대 5조원...내년 사상최고 빅딜 기대”-“렉라자 시장성 50억 달러 글로벌 혁신 신약이 목표”-셀트리온 내년 영업이익 1조원 육박 관측-제테마, 식약처 품목허가 취소 처분 타격없어△증권-코스피 떠나는 외인, 리오프닝주는 챙겼다-빌린 주식 규모 올해 최대, 공매도 실탄 되나...개미들 공포-화장품주, 갑갑했던 마스크 벗나...방역조정 기대속 미소-10개월 연속 마이너스 수익률...공무원연금 자산 8800억 줄어△부동산-둔촌주공 쇼크에...강남권 분양시장 대혼란-전매제한 풀리면 ‘반사이익’...노·도·강, 광명 노후단지 주목-벌금 내면 분양가에 사줘야하는 LH...분상제 아파트 거주의무 허점 손본다-서울 아파트 1채 값이면 빌라 4채 산다△MICE-인원은 적게 횟수는 자주...호텔업계, 귀한 손님 된 ‘스몰 미팅’ 뜬다-기간 길고 지출 크게...‘출장+여행’ 블레저, 시장 회복 견인-韓, 세계 최초 ‘하이브리드 행사 국제 표준’ 개발△카타르 2022-“끝 아니다...앞으로 더 나아가는 팀 될 것”-잉글랜드 VS 프랑스...‘빅매치’ 풍성-호날두 지운 하무스, 스페인 격침한 하키미 ‘우리가 뜬다’△피플-K가든 세계화로 글로벌 수목원·정원 문화 선도할 것-이정애 LG생활건강 사장 “지금 필요한 건 소통”-한종희 부회장, 베트남 국가주석에 부산엑스포 지지 요청 △오피니언-[유지수의 경세제민] ‘불편한 진실’을 대하는 우리들의 자세-[생생확대경]‘국립대 사무국장’ 인사개편 타당한가-[e갤러리]노은희 ‘빛 담다·푸른 빛’△전국-비위로 혈세 수천만원 날렸는데...경기도는 나몰라라-충청권 지자체들 ‘고향사랑기부제’ 내년 시행 앞두고 골머리-김포시 광역소각장 건립...일부 주민 반발로 ‘난항’-충주댐 광역상수도 준공 △사회 -한파보다 지독한 무관심과 사투...그곳엔 아직 사람이 살더라-‘기후기금’ 투입해...반달곰 사는 지리산에 철도 놓겠다는 기재부-이태원 유가족 협의회 준비모임...“이임재·송병주 영장 기각 유감”-경찰, 민노총 건설현장 횡포에 ‘전면전’ 선언-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 ‘선거법 위반’ 당선무효 위기
- 김은희 작가 "'지리산', 인생의 고민에 해답 찾으러 가는 산"
- ‘지리산’[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tvN ‘지리산’이 이승과 저승의 경계에 있는 지리산의 신비로움과 미스터리를 선보이고 있다. tvN 15주년 특별기획 ‘지리산’(극본 김은희, 연출 이응복, 제작 에이스토리, 스튜디오드래곤, 바람픽쳐스)을 집필한 김은희 작가는 지리산을 보고 “구름 위에 있는 듯 안개가 자욱한 신비한 느낌을 받았다”며 “즐기는 산이 아닌 인생에 고민이 있다면 해답을 찾으러 가는 산이라는 이미지가 뇌리에 남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지리산’ 제작진 역시 “지리산은 누군가의 희망, 절망, 간절함을 모두 간직한 산이다. 현실의 이야기에 발을 딛고 있지만 그 이상의 영역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자연의 웅장함, 포근함, 두려움과 이를 대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라고 덧붙였다. 1회에서는 국립공원 레인저 서이강(전지현 분), 강현조(주지훈 분)가 악천후에도 산에 올라 구하려했던 중학생 조난자는 가족과의 ‘추억’을 되새기기 위해 산에 올랐다. 남들보다 일찍 찾아온 상처투성이의 삶 속에서 ‘희망’을 얻기 위해 가족과 행복했던 기억이 담긴 장소를 찾아갔던 것. 특히 그가 보낸 메시지가 발신제한구역임에도 전송된 기이한 일은 레인저들을 포기하지 않게 만들고 결국 구조를 성공시킨 단초가 된 터. 어쩌면 인간의 영역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지리산이 보낸 시그널 일지도 모른다는 여운을 남겼다.하지만 그 따스함 뒤에 가슴 저리는 눈물도 존재했다. 과거 지리산에서 일어난 수해로 부모를 잃었던 서이강은 광활하고 아름다운 비경을 가진 그곳이 때로는 비극적인 죽음의 경계에 있다는 사실을 그 누구보다 아는 인물이었다. 2회 속 오래전 지리산에서 실종된 아버지의 유해를 품에 안고 오열하던 딸의 눈물도 가슴을 저미게 했다. 또한 3회에서 어머니의 제사를 지내기 위해 산에 올랐던 할머니가 살인범이 둔 독이든 음료를 먹은 후 마지막으로 본 환각은 어린 시절로 돌아간 자신과 어머니의 재회였다. 인간이 저지른 끔찍한 살인은 막을 수 없었지만, 그 억울한 죽음을 조금이나마 평안하게 만들어주려는 지리산의 위로가 느껴진 대목이었다. 더불어 지리산은 동학혁명, 일제 강점기, 6.25 전쟁 등의 긴 세월 동안 수많은 죽음을 마주한 곳이다. 이에 무덤도 없이 죽어간 사람들을 위해 곳곳에 돌탑이 세워진 백토골을 비롯해 총탄 자국 때문에 총알나무로 불리는 나무들, 60~70년대 반달곰을 잡으려 밀렵꾼들이 사용했던 감자폭탄 등 ‘지리산’은 드라마 속에 그 아픈 역사를 고스란히 담아내 또 다른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한편, 오는 4일 지난 방송분을 연쇄 살인 추적의 관점으로 압축한 ‘지리산: 70분 몰아보기’가 방송된다. 광활한 지리산에서 벌어지는 의문의 연쇄살인 속 조난자를 가리키는 표식을 쫓는 레인저 서이강, 환영을 통해 사건을 추적하는 레인저 강현조의 2년을 넘나드는 교차 추적극이 단숨에 몰아칠 예정이다. 또한 그동안 공개된 적 없는 이야기를 미리 엿볼 수 있는 장면까지 꽉 찬 구성으로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tvN 15주년 특별기획 ‘지리산’은 매주 토, 일요일 오후 9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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