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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재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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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뷰]폐관 앞둔 단관극장엔 숨겨진 비밀이 있다
    폐관 앞둔 단관극장엔 숨겨진 비밀이 있다
    장병호 기자 2020.05.28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이곳에는 추억이 너무 많이 묻어 있지.”충청도 어느 시골 마을의 단관극장 레인보우 시네마. 아버지 조병식(김재건 분)에 이어 극장을 지켜온 조한수(박윤희 분)가 폐관을 얼마 안 남겨둔 극장을 둘러보며 말한다. 바스라질 것 같은 오래된 영화 포스터, 벽마다 깊이 밴 퀘퀘한 냄새. 40여 년 세월을 품은 낡디 낡은 극장을 바라보는 그의 표정이 아련하다.시간과 공간이 바뀌어도 그곳에 자리한 추억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아픈 기억이라면 더욱 그렇다. 지난 23일부터 서울 종로구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 중인 연극 ‘넓은 하늘의 무지개를 보면 내 마음은 춤춘다’는 폐관을 앞둔 극장을 무대로 사라져가는 공간과 잊을 수 없는 기억에 대한 이야기를 무대 위에 풀어낸다.연극 ‘넓은 하늘의 무지개를 보면 내 마음은 춤춘다’의 한 장면(사진=서울연극협회).작품은 재개발로 폐관하게 된 극장 레인보우 시네마에 모여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1978년부터 극장을 운영해온 조병식·한수 부자와 한수의 아들 조원우(박완규 분), 원우를 쫓아 극장을 찾아온 신태호(한윤춘 분), 여기에 극장 여직원 송희원(배현아 분)과 인형 탈을 쓰고 다니는 영사기사 박수영(김성철 분), 쉼터처럼 극장을 찾는 동네 주민 김정숙(장지아 분)의 사연이 들줄과 날줄처럼 얽히고설킨다.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에서 출발하는 극은 이들이 지닌 마음 속 상처와 결핍을 찬찬히 조명한다. 그 중심에는 병식·한수·원우 3대가 있다. 겉보기에 단란한 이들 3대에게는 절대 언급해서는 안 되는 과거의 사건이 있다. 세 사람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긴 사건을 병식과 한수는 애써 숨기려 하지만 원우는 끊임없이 이를 끄집어내려고 한다. 여기에 성소수자, 치매, 왕따 등 사회적인 문제까지 극 속에 녹아들어 관객의 궁금증을 자아낸다.시종일관 유쾌함과 따스함을 잃지 않는 작품이다. 그러나 3대가 감춘 과거의 사건과 함께 인물들의 비밀이 드러나는 극 후반부는 묵직하다. 특히 폐관 직전 폭풍우가 찾아온 극장에서 펼쳐지는 극 후반부는 3대를 연기하는 배우 김재건, 박윤희, 박완규의 열연이 빛난다. 웃음이 끊이지 않던 객석에서도 이 순간만큼은 숙연한 분위기 속에 곳곳에서 눈물을 글썽이는 소리가 들린다.폭풍우도 잠시일 뿐, 언제 그랬냐고 묻는 듯 맑은 하늘에 무지개가 드리운다. 사람들의 그리움과 추억이 녹아든 레인보우 시네마도 폐관이라는 운명을 피해가진 못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마냥 슬퍼하지 않는다. ‘축 폐관’이라는 글자로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희망과 행복이 대단한 곳에 있는 게 아님을 느끼게 한다.제목은 영국 시인 윌리엄 워즈워스의 시이자 영화 ‘초원의 빛’에 등장하는 대사에서 따왔다. 공연을 보기 전까지 좀처럼 외워지지 않던 긴 제목은 극장 밖을 나설 때 상처와 결핍을 이겨내자는 강한 응원처럼 입에 착 달라 붙었다. 연극 ‘야끼니꾸 드래곤’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재일교포 극작가 정의신의 희곡을 구태환 연출이 무대화했다. ‘제41회 서울연극제’ 공식 초청작으로 오는 30일까지 공연한다.연극 ‘넓은 하늘의 무지개를 보면 내 마음은 춤춘다’의 한 장면(사진=서울연극협회).
  • [리뷰]"혼인증서는 믿지 않아"…당돌한 춘향이 왔다
    "혼인증서는 믿지 않아"…당돌한 춘향이 왔다
    장병호 기자 2020.05.19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난 이따위 혼인증서 믿지 않아요.”지난 14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개막한 국립창극단 신작 ‘춘향’의 한 장면. 이몽룡(김준수 분)이 써온 혼인증서를 춘향(이소연 분)이 도도한 표정과 함께 찢어버린다. 당황한 이몽룡이 “진심이다”라며 애원하자 춘향은 당돌하게 말한다. “그럼 천지신명께 맹세하세요.”국립창극단 ‘춘향’의 한 장면(사진=국립극장).춘향을 떠나간 임을 한없이 기다리는 지고지순한 캐릭터로만 생각했다면 놀랄 만하다. 국립창극단의 ‘춘향’은 자신의 생각을 똑 부러지게 내세우는 당당한 춘향을 전면에 내세운다. 이몽룡과의 첫 만남도 신선하다. 이몽룡이 자신을 찾는다는 말에 춘향이 “양반이 부르면 가야 하니? 못 가”라고 딱 잘라 말하자 객석에선 웃음이 터져 나온다.남녀의 사랑을 다룬 ‘춘향가’는 판소리 다섯 마당 중 가장 대중적인 작품이다. 그동안 연극·영화·오페라·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로 변주돼 왔다. 창극도 1902년 고종 즉위 40주년 기념으로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1962년 국립창극단의 창단 공연,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 축하 공연 등 의미 있는 무대에 올라왔다. 2014년에는 국립창극단이 해외 연출가와 협업한 ‘안드레이 서반의 다른 춘향’을 선보이기도 했다.6년 만에 국립창극단이 다시 무대에 올린 ‘춘향’은 판소리가 바탕인 창극의 본질은 지키면서 캐릭터 설정과 극의 전개 등 포장만 살짝 바꿔 새로움과 익숙함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혼인증서를 찢은 춘향이 이몽룡의 진심을 확인하고 함께 부르는 ‘사랑가’가 그렇다. 이몽룡을 쩔쩔매게 하던 춘향은 언제 그랬냐는 듯 온화한 표정으로 “어화둥둥 내 사랑이야”라며 노래를 부른다. 어두운 무대 위를 촘촘히 수놓는 작고 하얀 조명이 마치 두 사람의 우주를 보여주는 듯 몽환적이면서도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국립창극단 ‘춘향’의 한 장면(사진=국립극장).변학도의 등장과 함께 시작하는 2막은 판소리의 매력이 더욱 빛을 발한다. 감옥에 갇힌 춘향이 노래하는 절절한 ‘옥중가’, 걸인이 돼 돌아온 이몽룡이 장모인 월매와 만나 부르는 ‘어사와 장모’ 등은 판소리 속 대목을 그대로 무대에 올려 소리에 오롯이 집중하게 만든다. 극의 대미를 장식하는 ‘어사출또’ 장면은 강렬한 기타 사운드에 번쩍이는 조명으로 색다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건반과 기타, 드럼 등 서양악기와 국악기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음악, 마당놀이를 연상케 하는 전통연희 장면 등 눈과 귀가 즐거운 장면이 곳곳에 배치돼 있어 지루함을 느끼기 힘들다. 그동안 국립창극단이 선보여온 고전의 현대화와는 다소 거리가 먼 작품이지만 오히려 한국적인 친숙함이 잘 녹아 있다.이번 공연은 국립극장 창설 70주년을 기념하는 무대다. 지난 2월 말부터 코로나19 여파로 극장 문을 잠시 닫았던 국립극장은 ‘춘향’을 시작으로 다시 문을 연다. 지난 14일 첫 공연은 그동안 공연을 보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려는 듯 마스크를 쓴 관객들의 추임새와 박수가 공연을 가득 채웠다. 배우 겸 연출가 김명곤이 대본과 연출, 유수정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이 작창을 맡았다. 작곡가 김성국이 음악을 담당했다. 공연은 오는 24일까지.
  • [노기자의 인스턴트 3분리뷰](33)스토리픽-화제의 드라마 ‘킹덤’, 또다른 결말이 보고싶다면?(영상)
    (33)스토리픽-화제의 드라마 ‘킹덤’, 또다른 결말이 보고싶다면?(영상)
    노재웅 기자 2020.04.26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컴투스가 서비스하고 자회사 데이세븐이 개발한 ‘스토리픽’은 다양한 장르의 스토리 콘텐츠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스토리게임 플랫폼이다. 기존의 스토리게임이 대부분 로맨스판타지 장르에 치중돼 있던 것과 달리 스토리픽에서는 SF, 누아르, 추리 등 다양한 이용자 취향을 충족시키는 폭넓은 장르의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다.그중에서도 화제의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을 플레이해봤다.게임을 실행하면 먼저 캐릭터의 의상과 헤어스타일을 설정하고, 이름을 입력할 수 있는 페이지가 등장한다. 킹덤의 경우에는 필수적인 요소가 아니지만 로맨스물 같은 경우에는 의상과 헤어스타일의 결정이 매우 중요하고, 추후 일러스트 수집도 큰 재미요소기 때문에 중요한 대목이다. 인게임 결제 요소도 이 부분에 집중돼 있다.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원작 드라마의 배우들과 매우 흡사하게 그려졌다. 또 스산한 배경음악과 날카롭게 귀를 파고드는 효과음 등으로, 액션게임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스토리를 진행하는 내내 긴장감이 상당하게 전해져왔다.챕터별로 이야기의 결말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 선택의 순간이 등장하는데, 이때 잘못된 선택을 하면 주인공이 죽게 되거나 처음부터 이야기를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돌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한 편의 스토리를 한 번만 즐기느냐. 그렇다면 이용자를 계속 묶어둘 매력이 없을 터. 자신의 선택에 따라 다양한 엔딩이 존재해 킹덤 원작의 팬이라면 다양한 엔딩 수집을 위해서도 반복 플레이를 할 수밖에 없다.추후에는 열람 중인 콘텐츠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용자 취향을 분석해 작품을 추천해주는 ‘큐레이션 시스템’도 마련될 예정이라고 하니, 맞춤형 스토리를 만나볼 기회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드라마, 웹툰, 소설, 예능 등을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 스토리게임에 처음 입문하고자 한다면, 스토리픽이 제격이 될 것 같다.게임명: 스토리픽출시: 2020년 4월5일장르: 스토리게임개발: 데이세븐 / 서비스: 컴투스평점: 3.0/5.0영상=노재웅 기자/유튜브=노닥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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