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밑 자금조달에 기댄 기업들…사모채 쏟아내는 속사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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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IB]
공모시장 조달금리 낮아지는데 명함 못 내미는 기업들
고금리 사모채...자금 조달 쉬워도 재무부담만 가중
  • 등록 2025-05-18 오전 5:37:19

    수정 2025-05-18 오전 5:37:19

[이데일리 지영의 기자] 조달금리 하락에 공모시장 접근성이 개선되고 있지만 일부 기업들은 조용한 자금조달 수단인 사모채 발행을 이어가고 있다. 거액 확보가 쉽지 않고 금리 부담이 높음에도 공모절차 없이 조용하고 빠르게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재무 건전성이 저하된 기업들 사이에서 발행이 빈번해지는 분위기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096770)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은 운영자금 확보를 위해 지난 13일 300억원 규모의 사모채를 발행했다. 만기는 3년, 금리는 4.031%로 A+급 신용등급을 감안하면 비교적 높은 수준이다. 올해 들어서만 벌써 세 번째 사모채 발행으로, 숨가쁜 자금 운용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2차전지 업황 둔화와 대규모 적자 기조 속에 공모 시장에서 우호적인 투심을 기대하기 어려운 까닭으로 풀이된다.

건설경기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재무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건설 및 유관기업들도 사모채에 기대 자금을 모으고 있다. 3년째 연속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이수건설도 지난 11일 70억원 규모 사모채를 75일물 초단기로 발행했다.다.단기자금임에도 7.8%의 고금리를 주고 자금을 끌어다 썼다. 지난 1월에도 세차례나 7~8%대 금리에 단기 사모채를 발행해 자금을 모으기도 했다.

지난 2023년 미매각 이후 공모채 시장에 명함을 내지 못하고 있는 신세계건설(034300)도 지난 2월19일 이자율 7%대에 320억원 규모의 사모채를 발행했다. 건설경기 둔화와 미분양 위험, PF부담 등으로 자금 운용에 부담이 큰 상황이다.

부동산 디벨로퍼인 SK디앤디(210980)도 지난 3월 7%대 고금리를 주고 820억원 규모의 사모채를 발행했다. 회사는 2022년 공모채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한 이후, 자금 조달 창구를 사실상 사모 시장으로 옮긴 상태다.

기업들이 사모채를 선호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수요예측 실패에 대한 부담 없이, 짧은 시간 안에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공모채는 증권신고서 제출과 신용등급 평가, 수요예측 등 여러 절차가 필수적이고, 선별적인 시장 투심에 따라 미매각에 따른 평판 훼손 리스크 부담도 상당하다.

반면 사모채는 20인 미만의 기관과 개별 협의를 통해 빠르게 발행할 수 있으며, 공시 의무도 면제돼 투자자와의 조율만 이뤄지면 신속하고 조용히 발행이 가능하다.

그러나 편리한 사모채는 단점도 적지 않다. 대체로 공모채보다 금리가 높고 만기가 짧다. 특히 투자자 풀도 제한적이라 대규모 조달에 한계가 있다. 리파이낸싱이 지속적으로 요구될 경우 금리 부담은 누적되고, 신용등급 하락 리스크도 적지 않다. 단기 사모채 조달이 반복될수록 더 높은 금리로 재조달해야할 위험성도 적지 않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사모채는 유연한 구조 덕분에 적자기업이나 위험부담이 높은 비우량 기업의 숨통을 틔워주는 수단이 될 수는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신용과 수익성에 대한 근본 개선 없이는 오히려 조달비용을 높이는 부메랑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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