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기정 일중한의원 원장] 방광염 중에 가장 고질적인 것이 간질성 방광염이다. 빈뇨, 잔뇨 급박뇨 등 여러 유형의 소변증세와 함께 환자들의 실제 표현으로 ‘칼로 베이는 듯한 아주 날카로운 통증’ 또는 ‘밑이 빠지는 듯한 극심한 통증’이 더해진다. 간질성이라는 표현은 발작의 뜻이 아니다. 한자로 사이 간(間)을 써 방광의 상피세포 안에 세포와 세포를 이어주는 사이의 간질이라는 조직이 염증성 변화를 일으키면서 섬유화되고 방광 전체가 굳어가면서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 손기정 일중한의원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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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같은 간질성 방광염의 주된 원인을 아직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일반적으로 내시경을 통해 방광조직 점막에 충혈이나 궤양이 발견되면 간질성 방광염으로 진단한다. 세균 원인이 아니어서 항생제 치료로 한계가 있고 환자들은 주로 진통제나 방광근육 이완제등을 복용하는데, 이는 일시적인 증상 완화 목적이다. 보다 적극적 해법으로 방광확장술을 통해 줄어든 방광 용적을 식염수를 넣어 늘리는 치료도 있다. 또 통증을 줄이기 위한 방광 보톡스치료, 섬유화된 방광 내벽을 레이저 고열로 긁어내는 레이저소작술 등 다양하다. 하지만 환자들이 기대하는 바에 미치지 못해온 것이 사실이다.
미흡한 치료 효과와 근본적인 요인을 제거하지 못해 재발을 반복하는 사이 수많은 환자들이 병원을 전전하며 고통을 받는다. 이런 이유로 간질성방광염에는 고질병 또는 난치병이라는 수식어가 꼬리표처럼 붙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간질성방광염 환자들이 기댈 수 있는 것이 전통 한방의 치료다. 오장육부의 유기적 역할에 중점을 두고, 몸 전체가 회복하는 힘을 기르는 동시에 방광과 관계된 장기들의 기능을 개선하는 약재와 치료 개념이다. 대표적인 치료제인 축뇨탕 (축뇨제통탕)은 단지 증세를 없애는 것이 아닌, 섬유화된 방광과 관련 장기의 회복, 방광 기능과 자율신경 정상화, 면역력을 높여 근본 치료를 돕는다.
하지만 모든 간질성방광염 환자들이 한방 치료를 통해 빠르게 회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은 치료가 잘 되지만 특별히 경과가 아주 더디거나 치료 후 경과가 만족스럽지 못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방광 조직의 점막을 긁어내는 외과적인 처치를 받은 환자들의 경우 어느 정도 회복이 가능하지만, 치료가 더디고 손상된 방광 점막이 100% 원래대로 회복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레이저 소작술은 섬유화된 궤양들을 제거해서 일시적으로 방광 조직을 조금 부드럽게 하는 목적이지만 그 효과가 오래 지속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다. 몇 달 내로 재발하거나 또는 레이저 시술을 받은 회수가 늘어날수록 치료가 더 까다로워지는 경향을 보여 환자들이 신중하게 치료에 접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