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교포 이민지(하나금융그룹)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대회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총상금 1200만 달러)에서 통산 세 번째 메이저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린 뒤 ‘퍼터 교체’를 우승의 숨은 원동력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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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한국에서 열린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개인 통산 10번째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던 이민지는 20개월 만에 우승을 추가해 통산 11승을 거뒀다. 메이저 우승은 △2021년 아문디 에비앙 챔피언십 △2022년 US여자오픈에 이어 세 번째다.
올해 1200만 달러로 상금을 키운 덕분에 이민지는 우승상금 180만 달러를 획득했고, 시즌 총상금을 261만 124달러로 늘려 상금랭킹 1위가 됐다.
이민지는 최근 빗자루처럼 쓸 듯이 퍼트하는 브룸스틱 퍼터를 바꿨다. 여자 선수는 잘 사용하지 않지만, 더 나은 퍼트를 위해 변화를 줬다. 이번 대회에서 효과를 봤다. 나흘 동안 퍼트 수 총 113개를 적어냈다. 라운드당 평균 28.25개로 까다로운 코스에서 꽤 안정적인 퍼트를 했다.
바꾼 퍼터의 효과도 있었지만, 이날 우승의 가장 큰 원동력은 참고 기다린 인내였다.
3타 차 선두로 최종일 경기에 나선 이민지는 6번홀까지 3타를 잃었다. 남은 홀이 많아 타수를 더 까먹으면 스스로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민지는 스스로 ‘인내심을 갖자’고 주문했고, 생각한 대로 경기를 풀어갔다.
경기 중반 오스틴 김(미국)과 짠네티 완나센(태국)의 추격이 거셌다. 1타 차까지 따라잡혔지만, 14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내 한숨을 돌렸다. 이후 15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기록하며 여유를 찾았다. 16번홀(파4)에서는 보기가 나왔으나 1위 자리를 위협받을 정도는 아니었다. 남은 2개 홀에서 모두 파를 적어낸 이민지는 공동 2위 완나센과 오스틴 김의 추격을 3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경기 뒤 이민지는 “결국 나 자신과의 싸움이었다”며 “이번 주 내내 조건이 까다로운 코스에서 경기했고, 한 샷 한 샷 더 집중하려 노력했다. 인내심을 갖고 경기하자고 스스로에게 말했다”고 언급했다.
LPGA 투어의 5개 메이저 대회 중 하나인 이번 대회는 미국프로골프협회 주관으로 열려 일반 대회와 다른 코스로 세팅됐다. 일부 선수는 코스 세팅이 까다로워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최종 라운드 종료 기준 언더파로 경기를 끝낸 선수는 이민지를 포함해 단 3명일 정도로 가혹했다. 게다가 연일 강풍이 몰아쳤다.
호주 퍼스에서 태어난 이민지는 한국에서 프로골퍼 지망생이었던 엄마의 도움으로 골프선수가 됐다. 아마추어 시절엔 호주 국가대표를 지냈고, 2015년 LPGA 투어로 데뷔했다. 남동생 이민우는 PGA 투어에서 활동 중이다.
이날 우승으로 메이저 통산 3승을 달성한 이민지는 앞으로 AIG 여자오픈 또는 셰브론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다. 그는 “(메이저 3승은) 정말 멋진 일이고, 몇 명 안 되는 선수만이 이뤄낸 기록이라 더 특별하다”며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이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고 기뻐했다.
2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린 세계랭킹 2위 지노 티띠꾼(태국)과 이와이 치사토(일본)가 나란히 1오버파 289타를 적어내 공동 4위에 올랐고, 최혜진은 이소미와 함께 공동 8위(3오버파 291타)에 올라 최근 4개 대회 연속 톱10을 기록했다.
KLPGA 투어에서 활동하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황유민은 합계 6오버파 294타를 적어내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다(미국)와 함께 공동 19위에 올랐고, 방신실은 공동 23위(7오버파 295타)로 대회를 마쳐 성공적인 도전을 끝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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