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일기] 아들 키, 빠르게가 아니라 바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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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찬 하이키한의원 대표원장, "한의학으로 '자랄 수 있는 몸' 만들기"
  • 등록 2025-10-18 오전 12:03:36

    수정 2025-10-18 오전 12:03:36

박승찬 하이키한의원 대표원장
[박승찬 하이키한의원 대표원장] 밤마다 아이 방 문을 살짝 여는 부모의 마음은 닮았다. 잘 자는지, 키가 조금이라도 더 자랐는지 살핀다. 의학적으로 성장호르몬은 깊은 잠에서 맥동처럼 분비된다. 그러나 잠만 잘 잔다고 키가 자라는 것은 아니다. 최근 임상연구는 ‘성장 환경’을 다듬어 주는 보조 축으로 한의학 치료를 주목한다. 단순히 보약을 먹이면 큰다는 낙관이 아니라, 수면·영양·활동·면역 같은 토대가 단단할 때 성장판이 제 역할을 한다는 메시지다.

2022년 무작위대조 임상들을 묶은 메타분석은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는 특발성 저신장 아이 455명을 7개 연구로 추적했다. 한약을 병행한 군이 주사 단독군보다 연간 성장속도와 키 백분위가 더 좋았고, IGF-1·IGFBP-3 같은 성장 지표도 유의하게 올랐다. 이상반응은 오히려 낮았다. 한약이 성장호르몬의 효과를 끌어올리고 주사로 인한 불편을 덜어줄 가능성을 시사한다. 다만 처방·대상·연구 질이 제각각이라 만병통치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신뢰할 신호는 포착되었고, 표준화된 처방과 더 큰 규모의 연구가 필요하다는 데 학계 의견이 모인다.

임상 현장에서 한의학 치료가 하는 일은 분명하다. 위장과 식욕을 정비하고, 밤잠의 질을 끌어올리며, 잔병치레를 줄여 활동량을 지키게 한다. 체지방 과다·수면 부족·잦은 감염 같은 ‘성장 저해 요인’을 되돌리면 성장판이 활성 신호를 더 잘 받아들인다. 국내 임상 보고에서는 성장 처방 후 IGF-1이 20~30% 상승하고 체지방이 줄었다. 성장기 비만 아동에서 체중 조절 처방을 병행하면 비만이 불러오는 사춘기 조기화 신호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는 보고도 있다. 요점은 “키를 자라게 하는 약”보다 “자랄 수 있는 몸”을 만드는 일이다.

부모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도 명확하다. 취침은 10시 이전으로, 잠들기 한 시간 전 스크린은 끈다. 단백질은 체중 1kg당 하루 1g 정도로 충분히, 대신 과당 많은 음료와 초가공식품은 줄인다. 매일 60분, 땀이 살짝 나는 활동을 꾸준히 시킨다. 그 위에 한의학 치료를 보조 축으로 더하면 성장 환경의 톱니바퀴가 더 매끄럽게 맞물린다. 다만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이나 과한 보양은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체질과 성장판 상태를 확인한 뒤 전문가 처방에 따라 3개월 단위로 경과를 확인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아이의 키는 숫자가 아니라 매일의 선택이 쌓여 그려지는 곡선이다. 급한 마음을 내려놓고 자랄 수 있는 몸을 만드는 데 집중하는 것이 결국 키를 키우는 가장 현실적인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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