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당신 인생의 진짜 스승은 누굴까?

[편집자주] ‘발가벗은 힘(Naked Strength)’은 회사를 떠나 야생에서도 홀로서기할 수 있는 힘을 말한다. 발가벗은 힘을 키워야 언제든 퇴사하고 싶을 때 퇴사할 수 있고, 야생에서 자신 있게 생존할 수 있으며, 자신이 원하는 삶을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다. 필자는 자신이 누렸던 대기업, 임원, 억대 연봉 등의 타이틀을 과감히 벗어 던지고, 40대 중반에 퇴사해 전문가의 길을 택했다. 그리고 야생에 소프트랜딩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데일리는 필자가 ‘발가벗은 힘’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터득한 경험과 노하우를 매주 소개한다. 이를 통해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는 직장인들이 시행착오를 줄이고, ‘자신만의 Plan B 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27)당신 인생의 진짜 스승은 누굴까?

글을 쓰고 강의를 하다 보면 사람 만날 일이 많다. 그중에는 대중 매체에 자주 등장하는 유명한 사람,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만한 이도 있다. 그런데 실제로 만나면서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훌륭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경우도 있었지만, 실망감만 안겨준 사람도 있었다.

어느 날 TV에 자주 나오는 유명한 분과 식사를 하게 되었다. 그런데 평소 매스컴을 통해서는 카리스마 있고 말투도 강해 보였던 것과 달리 내가 겪어본 그는 겸손하면서도 경청도 잘하는 사람이었다. 그날 우리는 대화가 꽤 잘 통했고, 1시간 30분 동안 함께 대화를 나누면서 나는 그에게서 편안함과 친근감을 느꼈다. 물론 한 번의 만남으로 그에 대해 평가하긴 이르지만, 그는 내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반면, 실망감을 주거나 사기꾼 같은 이도 있었다. 매스컴에도 자주 나왔던 유명한 기업인을 오랫동안 만나면서 그의 허상을 알게 된 나는 큰 실망감을 느꼈다. 또 대표, 원장, 교수 등 명함에 각종 직함을 새기고 다니며 사기꾼같이 남들을 현혹하는 이들도 있다. 그런가 하면 주관이 너무 뚜렷한 나머지 자신의 성공 방식에 따라 상대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솔루션을 심어주려고 하는 이들도 있다.

겸손하지 못한 이들도 있다. 베스트셀러 작가에다 사업으로 일가를 이룬 어떤 이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는데, 그의 강의는 공감이 가는 내용도 있었지만, 시종일관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고 욕을 해가면서 강의를 하는 그를 보면서 나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그는 강의를 하면서 여성 비하 발언을 포함해 특정인을 심하게 헐뜯기도 했다.

강의를 들은 사람들 입에서는 “이 친구 오래가진 못하겠네”, “겸손부터 배워야겠어”라는 말이 흘러나왔다. ‘젊은 혈기’라고 보기에는 기고만장함이 도가 지나쳤다는 의견들이 많았다. 나 역시 강의를 들으면서 불편함을 넘어 불쾌한 마음이 들었다. 결국 그는 점차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그 강의를 통해 내가 얻은 것이 있다면, ‘내가 저 위치에 서면 저러지 말자. 겸손한 모습을 보이자’라는 생각을 가슴에 새긴 것이다. 그러니 성과가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다.

많은 전문가들을 만나면서 나는 그들에게서 배울 점과 경계해야 할 점을 찾고자 한다. 또 그들을 맹목적으로 따르기보다는 내 안에 중심이 서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심지어 훌륭한 코치/강사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조차 선입견과 편견을 갖고 남들을 쉽게 평가하고,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하며, 타인을 시기하거나 질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요지는 다른 사람들을 벤치마킹하되, 결국 나의 스승은 나 자신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어쩌면 나도 내가 쓴 책을 통해 겉으로 비치는 모습과 실제로 만났을 때의 모습이 다를 수 있을 것이다. 책이란 솔직히 쓰려고 노력하더라도 어느 정도 미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나 역시 나 스스로에 대해 실망감을 느끼는 경우도 많다. 그러니 나를 벤치마킹하려고 하는 사람이 있다면, 내 이야기를 참고는 하되, 스스로 판단하고 스스로 스승이 되라고 권하고 싶다.

[사진 출처: Pixabay]

로버트 존슨의 책 《당신의 그림자가 울고 있다》에서 존슨은 누군가 그에게 ‘나는 누구인가?’라고 물으면 ‘내 안에 답이 있다’고 답하라고 하며, 자신의 내면을 탐색하기를 권한다.

미국 오바마 전 대통령의 애독서이자 마이클 잭슨에게 많은 영감을 준 책으로도 잘 알려진 랄프 왈도 에머슨의 《자기신뢰》는 “너를 너 밖에서 구하지 말라”라는 구절로 시작한다. 이 책에서는 “밖으로 돌아다니며 헤매지 말고 만물의 근원과 더불어 자신의 내면에 머물도록 하자”, “인간은 자신의 가치를 알고, 모든 것을 발아래 두어야 한다. 세계가 나 자신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므로 고아나 사생아 혹은 도둑놈처럼 이곳저곳을 엿보거나 도둑질하거나 살금살금 숨어 다녀서는 안 된다”라고 말한다.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라는 의미이리라.

철학자 데카르트는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라는 명제를 통해 자신이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사실은 1인칭밖에 없으며, 자신의 존재를 증명해주는 것은 자신의 생각뿐이라고 주장했다.

우리가 살면서 반드시 자기 스스로 스승이 되어야 하는 분야가 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미래에 관한 것이다. 그리고 그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간절히 만나야 할 영웅, 가장 많이 만나야 할 사람은 다름 아닌 자기 자신이다. 요지는 멘토들의 조언을 참고하되, 먼저 내 안에 중심이 서야 한다는 말이다.

이재형 비즈니스임팩트 대표

전략 및 조직변화와 혁신 분야의 비즈니스 교육·코칭·컨설팅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KT 전략기획실 등을 거쳐 KT그룹사 CFO(최고재무책임자) 겸 경영기획총괄로 일했다. 미시간대 경영대학원에서 MBA학위를 취득했으며, 미국 CTI 인증 전문코치(CPCC), ICF(국제코치연맹) 인증 전문코치(PCC), (사)한국코치협회 인증 전문코치(KPC)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저서로는 《발가벗은 힘》, 《스마트하게 경영하고 두려움 없이 실행하라》, 《전략을 혁신하라》, 《식당부자들의 성공전략》, 《인생은 전략이다》가 있고,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