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오요안나 유족, 일기장 공개…"단체방서 쉴 새 없이 날 욕해"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의 유족 측이 고인의 생전 직장 내 괴롭힘 피해 주장과 관련해 당시 힘들어했던 고인의 괴로운 마음을 담은 일기장의 내용을 공개했다.

고 오요안나. (사진=오요안나 SNS)

18일 채널A 보도에 따르면, 고인은 2023년 2월 자신의 일기장에 “선배들이 나의 잘못을 샅샅이 모아 윗선에 제출했고 단체 카톡방에서 쉴 새 없이 날 욕했다”, “당신들이 나를 아니라고 하는 게 너무 고통스러워서, 배우거나 연습하기보단 회피하며 술이나 마셨다”고 적었다.

또 이 일기 내용 작성 이틀 전 오요안나는 재계약 논의를 위해 만난 MBC 관계자 측에 선배들과 관련하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오요안나는 당시 “제가 너무너무 큰 실례를 저질렀는데 제대로 사과드리지 않아서 계속 사과를 하는 도중에 뭔가 마찰이 많았다”며 “제가 뭔가 나쁘게 생각될 만한 짓을 했는데 이제 겸손하지 못하게 해서 뭔가 더 화나시고 그런 상태이긴 하다”고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당시 이야기를 듣던 MBC 관계자가 오요안나에게 “내부적으로 잘 풀라”고 조언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또 이 관계자는 “선후배 간에 우리 기자들도 항상 좋은 얼굴만 볼 수는 없다”며 “내부적으로 선후배 관계는 잘 푸시면 되는 거다”라고 덧붙인 것으로도 알려졌다.

관련해 유족 측은 채널A에 이 관계자가 고인이 고충을 토로한 것으로 세간에 알려진 MBC 관계자 4명과는 다른 인물이라고도 밝혔다.

앞서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났다. 향년 28세. 그의 사망과 관련한 경위는 3개월 뒤인 지난해 12월 10일 알려졌고, 이 과정에서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지며 충격을 주고 있다. 뒤늦게 사망 관련 소식이 알려졌을 당시 고인의 휴대전화에서 17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되며 직장 내 괴롭힘 피해가 수면 위로 떠올랐고, 유족 측은 지난해 12월 서울중앙지법에 직장 내 괴롭힘 가해 상대로 추정되는 동료 측에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MBC는 해당 의혹과 관련해 외부 전문가를 위원장으로 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공식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