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나은경 기자] “‘위고비’ 본개발사인 노보 노디스크에서도 저희 마이크로니들 패치 기술에 비상한 관심을 갖고 있어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지난 26일 정기주주총회가 끝난 뒤 이데일리와 만난 정도현 라파스(214260) 대표는 “‘붙이는 비만약’ 임상 1상 종료가 임박한 시점부터 여러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협업 논의가 있었다”며 이 같이 말했다.
|
노보·中제약사, ‘비만약 패치’에 관심
정도현 대표는 “중국은 노보 노디스크가 세마글루타이드의 물질특허를 등록하지 않은 나라로, 이미 위고비 복제약들이 출시되고 있다”며 “이 같은 환경 속에서 중국 제약사들이 라파스의 마이크로니들 패치 제형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현재 두 곳의 중국 제약사와 논의 중이며, 당연히 원약(위고비) 개발사인 노보 노디스크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라파스는 대원제약(003220)과 함께 글로벌 블록버스터 비만약인 ‘위고비’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를 자사 마이크로니들 패치에 탑재한 비만약 패치(DW1022) 임상 1상을 지난해 말 종료했다. 하지만 대원제약은 아직 후속 임상 추진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라 시장의 관심이 증폭됐다.
다만 새로운 API로 제품을 개발하려면 다시 1상부터 임상시험을 진행해야 하므로 제품화 시점이 늦어질 수 있다는 단점은 있다. 정 대표는 “대원제약의 실무담당자들과 앞으로의 개발 계획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 중”이라며 DW1022의 후속 임상이 원활히 진행될 경우 완제품의 허가 완료 시점을 오는 2028년으로 예상했다.
연내 기술이전 추진…일주일 제형도 개발
이번에 진행된 DW1022 임상 1상은 1일 1회 패치제형의 단회 투약 후 혈중약물농도, 내약성, 안전성을 확인한 것이기 때문에 회사는 향후 추가임상을 통해 반복투약시 체중감소율, 고농도 제형에서의 혈중약물농도 및 체중감소율 등을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주 1회 부착으로도 약효를 볼 수 있는 일주일 제형 비만패치의 개발 가능성도 검토할 예정이다.
라파스는 이번 임상에서 패치에 탑재된 용량 변화에 따른 체내 혈중약물 농도 변화를 확인했으므로 패치 내 용량 조절을 통한 제형 최적화 가능성을 봤다고 강조했다.
생체이용률 30% 확인…경구제 60배
이번 임상에서 주목할 점은 마이크로니들 패치의 생체이용률이 피하주사(SC) 제형 대비 30%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앞서 2형 당뇨병 치료제로 허가된 노보 노디스크의 경구용 세마글루타이드 제제 ‘리벨서스’의 생체이용률이 SC제형의 0.5%에 불과했으므로 현재까지 개발된 경구용 제제 대비 60배의 생체이용률을 달성한 셈이다.
인터뷰에 함께한 나숙희 라파스 연구소장은 “임상시험에서 마이크로니들 패치 기술을 적용한 세마글루타이드 제제의 혈중약물농도를 확인한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이며, 생체이용률 30%면 사업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같은 세마글루타이드 제제라도 API에 따라 30% 안팎에서 소폭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향후 진행될 협업에 따라 생체이용률을 더 높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세마글루타이드 성분 주사제 복제약보다 세마글루타이드 성분 패치제의 시장 출시 시점이 빠를 것으로 봤다. 그는 “세마글루타이드의 물질특허는 내년 만료되지만, 노보 노디스크가 주사제에 대한 제형특허도 걸어놨기 때문에 세마글루타이드 주사제 복제약은 제형특허가 만료되는 2031년에야 시장에 출시될 수 있다”며 “주사제형이 아닌 패치제형은 이보다 빨리 시장에 나올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라파스는 매출과 신약개발 두 토끼를 모두 잡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의미있는 흑자전환을 이뤄냈고 그 기조를 이어가며 마이크로니들 패치 전문의약품의 제품화, 생산이 가능한 기업으로 성장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