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미국 소비자들이 6월 초 들어 경제에 대한 비관적 시각을 일부 거두고 인플레이션 우려도 완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무역전쟁에서 진전 가능성이 엿보인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시간대가 14일(현지시간) 발표한 소비자심리지수(Consumer Sentiment Index) 예비치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는 60.5를 기록하며 시장 예상치(54)를 크게 웃돌았다. 이는 전달보다 8.3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이 같은 반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4월 2일 ‘해방의 날’ 선언과 함께 고율 관세 부과를 발표한 이후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고, 중국과도 협상 유예 기간을 설정하면서 무역갈등이 완화되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
조앤 쉬 미시간대 조사 책임자는 “4월 고율 관세 발표와 이어진 정책 혼란의 충격에서 소비자들이 어느 정도 회복된 모습”이라면서도 “경제에 대한 광범위한 하방 리스크는 여전히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인플레이션 전망도 크게 낮아졌다.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5.1%로, 전월보다 1.5%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1981년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5년 기대 인플레이션 역시 0.1%포인트 낮아진 4.1%를 기록했다.
쉬 책임자는 “관세가 미래 인플레이션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6월 들어 다소 누그러졌다”고 평가하면서도 “무역정책이 향후 물가 상승에 여전히 기여할 수 있다는 인식은 광범위하게 남아 있다”고 밝혔다.
한편 미시간대 조사는 다른 시장 및 여론조사 지표보다 인플레이션 우려 수준이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었으나, 최근 들어 연방준비제도(연준)와 다른 조사들에서도 물가 상승 압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 주 초 뉴욕 연준은 5월 기준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이 3.2%로, 전월 대비 0.4%포인트 하락했다고 밝혔다. 노동통계국(BLS)도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가 모두 전월 대비 0.1% 상승에 그쳤다고 발표해, 관세의 즉각적 물가 영향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제학자들은 관세 효과가 향후 몇 달 내 점차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연준은 다음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있으며, 시장에서는 9월까지는 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