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에 첫 승격’ 안양, “우리 팬들이 있을 자리는 1부리그”

창단 11년 만에 첫 우승과 승격 동시에 잡아
유병훈 "남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우리 집서 일어나"
FC서울과 연고 이전 더비도 성사돼
"쓰러질 듯 쓰러지지 않는 좀비처럼 남겠다"
  • 등록 2024-11-08 오전 5:00:00

    수정 2024-11-08 오전 5:00:00

FC안양 팬의 모습.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FC안양 K리그2 우승 및 승격 기자회견에서 유병훈 감독과 선수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종로구=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하나은행 K리그2 2024 우승과 함께 승격을 확정한 FC안양이 팬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안양은 7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K리그2 우승 및 승격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유병훈 감독을 비롯해 주장 이창용, 부주장 김동진 등이 참석했다.

올 시즌 안양은 리그 35경기에서 18승 8무 9패를 기록했다. 2위 서울 이랜드(승점 58)에 승점 4 앞서며 남은 한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우승을 확정했다. 또 우승 팀 자격으로 K리그1 승격까지 이뤄냈다.

유 감독은 “남의 일이라고 생각했던 일이 우리 집에서 일어나 감격스럽다”라며 “큰 산이 돼 준 최대호 시장님, 이우형 디렉터님과 뒤에서 묵묵히 조연이 돼준 지원 스태프에게 감사드린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21년의 긴 세월을 함께 견뎌온 서포터즈와 안양 시민께도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이창용도 “안양 역사에 이름을 새길 수 있어 기쁘다”라며 “시즌 중 부상으로 ‘실패한 시즌이 아닐까’ 했는데 다행히 축구는 팀 스포츠라 동료들이 우승해 줬다. 덕분에 우승 선수, 우승 주장이 됐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김동진은 “처음 안양에 올 때 승격이라는 선물을 드린다고 했는데 지킬 수 있어서 감격스럽다”라고 밝혔다.

안양 선수단이 팬들 앞에서 유병훈 감독 헹가래를 치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FC안양은 LG치타스가 2003년을 끝으로 안양을 떠나 서울에 연고를 둔 FC서울로 거듭나자 2013년 시민구단으로 새롭게 변모했다. 팬들의 열정이 없었다면 안양 구단의 역사는 시작되지 못했다.

이창용은 “처음 안양에 왔을 때 구단 직원이 안양 역사가 담긴 영상을 보여줬는데 뭔가 마음이 이상했다”라며 “그 영상이 주는 힘이 있고 사랑을 주실 줄 아는 팬들이다”라고 말했다. 김동진도 “안양 시민들이 다시 만든 팀”이라며 “팬들의 열정을 보면 (안양은) 당연히 1부리그에 있어야 할 팀”이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유 감독은 “(코치 시절을 포함해) 내가 11년간 안양을 지켰다면 팬들은 21년의 역사를 지킨 분들”이라며 “팬들이 있을 자리는 내년 우리가 있는 1부리그”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유병훈 안양 감독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FC안양 K리그2 우승 및 승격 기자회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연스레 시선은 K리그1에서 성사된 안양과 서울의 연고 이전 더비로 쏠린다. 유 감독은 서울과의 1부리그 경기를 안양 홈에서 하는 게 팬들의 염원이었다며 “이룰 수 있게 돼 기쁘면서도 무거운 책임감도 느낀다”라고 말했다. 이어 “홈에서 (서울과) 한두 경기 정도 하게 될 텐데 한 경기는 반드시 이기겠다”라고 승리를 다짐했다.

앞서 김기동 서울 감독은 안양과 더비 경기에 대해 “갖다 붙이면 다 라이벌인 거 같아서 신경 안 쓴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창용은 김 감독의 발언을 언급하며 “우리도 그다지 큰 비중을 두고 준비하진 않겠다”라고 응수했다.

이제 K리그2 우승자인 안양은 도전자로 돌아가 1부리그에서 생존 경쟁을 펼쳐야 한다. 유 감독은 “도전자 정신은 항상 가져갈 것”이라면서 “큰 목표는 6위 안에 드는 것이다. 약속을 지키는 감독이 되고 싶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새로운 것보다는 영원히 1부리그에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쓰러질 듯 쓰러지지 않는 좀비처럼 남고 싶다”라고 새 시즌 키워드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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