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지영의 기자] 국내 대형 골프 플랫폼 기업 스마트스코어의 자회사 맥케이슨 매각 딜이 중단되면서 협력업체들에 불똥이 튀었다.
맥케이슨을 사겠다던 사모펀드 J&W파트너스(제이앤더블유파트너스)가 M&A 계약을 위반하고 잠적했고, 매각 대금을 못 받은 스마트스코어가 맥케이슨의 재고자산을 담보로 가져간 상태다. 매각 중단에 재고자산까지 담보 잡힌 맥케이슨이 협력업체 대금 지급 불능 상태에 빠지면서 M&A 실패가 소상공인의 생계까지 위협하게 됐다.
계약 위반한 사모펀드…피해는 맥케이슨 직원·협력사로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J&W파트너스는 지난해 말 스마트스코어와 맥케이슨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스마트스코어가 맥케이슨 지분 및 대여금 채권 220억원을 양도하는 조건으로 매각가 40억원에 계약했다. 그러나 제이앤더블유파트너스는 계약 체결 이후 계약금 일부만 납부한 채 잔여 대금 분할 납입을 수개월째 이행하지 않고 있다. 현재 제이앤더블유파트너스는 맥케이슨 인수를 주도한 담당 임원이 잠적 상태라는 입장을 표명하고 계약 이행을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가장 큰 문제는 매각 계약 지연으로 맥케이슨의 정상운영이 불투명해졌고, 협력업체 등 소상공인에게 피해가 전가되고 있다는 점이다.
스마트스코어는 인수 무산에 대비해 미리 맥케이슨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보유한 의류 등 골프용품 재고자산에 대해 담보를 설정해뒀다. 제이앤더블유파트너스가 뚜렷한 사유 없이 대금 지급을 장기간 미루자 스마트스코어는 담보 설정을 근거로 맥케이슨 일부 매장에서 기존 재고를 회수해가고, 재고 회수에 불응하는 매장에는 담보물건 매출 대금을 스마트스코어로 납부할 것을 요구한 상태다.
인수를 약속한 새 주주인 J&W파트너스는 운영 책임을 지지 않는 상황에서 스마트스코어에 재고자산을 담보까지 잡히자 기존에도 자본잠식 상태로 현금 유동성이 안 좋았던 맥케이슨은 2025년 신규 제품 물량을 발주하고도 협력업체에 내줄 돈이 없게 됐다. 현재 협력사에 지급돼야 할 2025년 제품 대금은 장기 연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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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만 해도 맥케이슨 경영진은 협력업체 및 직원들을 안심시켰다. 맥케이슨 경영진은 지난 1월 초 협력업체에 보낸 공문을 통해 “맥케이슨이 SK증권 대주주인 제이앤더블유파트너스에 인수됐다”며 “직원들은 모두 고용승계 돼 업무 진행되고 있으며, 올해 사업은 변동 없이 진행될 예정이다. 협력사의 협조를 바란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약속과 다르게 맥케이슨 상황은 점점 더 극단으로 치달았다. 정상 운영을 약속했던 맥케이슨 경영진은 지난달 중순 전 직원을 돌연 해고 처리했다.
현재 맥케이슨 협력업체와 전 직원들은 채권단을 꾸려 대응에 나섰다. 채권단 중 16개 협력업체가 맥케이슨으로부터 받지 못한 대금 및 연체 이자는 12억원이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협력업체 및 하도급 업체가 대체로 영세 자영업임을 감안하면 타격이 상당한 상황이다. 연체 규모가 점점 누적되고 장기화되면서 일부 협력업체 관계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다.
현재 지난달 29일 맥케이슨의 본 모회사였던 스마트스코어와 사모펀드 J&W파트너스 측에 채권 이행과 배임 소지를 문제제기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한 상태다. 채권단은 스마트스코어가 매각 불발 가능성에 대비해 맥케이슨의 핵심 영업자산을 전액 담보 잡은 점은 배임 소지가 높다며 문제 삼고 있다.
이어 “스마트스코어와 제이앤더블유파트너스 어느 쪽도 협력업체와 직원들의 피해를 책임지려 하지 않고 있다. 무책임한 M&A에 소상공인을 희생시켜도 되느냐”고 호소했다.
스마트스코어 “우리도 피해자”
스마트스코어 측은 M&A 실패의 피해를 보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스마트스코어 관계자는 “제이앤더블유파트너스에 계약을 이행하라고 수차례 요구했으나 아무런 대안도 제시받지 못했다”며 “장욱제 대표와 연락했으나 그는 고문 한 명이 주도한 딜이라 모른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맥케이슨 상황은 안타까우나 우리 측도 주주들에게 배임을 행하지 않기 위해선 매각 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실정이다. 재고를 일부 가져왔으나, 재고 회수에 불응한 매장 매출 대금을 회수하지는 못하고 있다”며 “맥케이슨의 협력업체 대금 미지급 사태의 가장 큰 원인은 인수자인 제이앤더블유파트너스가 인수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맥케이슨에 생산자금을 투입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데일리는 제이앤더블유파트너스의 입장을 받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다만 스마트스코어 및 채권단 측에 “제이앤더블유파트너스 고문 A씨가 주도한 딜이며 회사는 제대로 아는 바가 없다. 고문 A씨가 연락 두절 상태라 그를 형사 고소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