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들고 나온 것은 취임 후 첫 카드로 꺼낸 보편 관세가 물가를 자극한다는 비판이 커지자 이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의도다. 교역상대국과 개별 협상을 하면 물가 상승 위험을 낮추면서 무역적자를 줄이고, 자국산업은 보호할 수 있어서다. 다행히 한국은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덕에 대미수출입 품목의 98%에 상호무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면제나 예외를 기대하지 말라”고 말한 것을 감안하면 마음놓을 수 없다. 더구나 세계 8위의 대미 무역흑자국(660억달러)이기도 하다.
정부가 관계 부처 태스크 포스를 구성해 대응에 나섰다고 해도 컨트롤타워의 부재는 뼈아픈 손실이다. 이토록 엄중한 시기에 대통령은 차치하고 통상 전문가로 주미대사까지 역임한 한덕수 국무총리까지 탄핵 소추로 발이 묶인 현실은 자승자박 아니면 무엇인가. 일본은 이미 미국과 정상회담까지 하며 환심을 사놨는데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조차 못한 상태다. 헌법재판소가 19일 한 총리 탄핵심판의 1차 변론을 열지만 심리를 서둘러 국정 불안을 속히 걷어내야 한다. 헌재도 심각성을 절실히 깨닫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