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권력 서열 3위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이 결국 대만 땅을 밟았다. 중국의 강력 반발 속에 대만행(行)을 강행하면서 대만해협을 둘러싼 긴장감은 최고조에 이를 전망이다.
 |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탄 항공기가 2일 밤(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 쑹산공항에 착륙하고 있다. (사진=AFP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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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이 탄 항공기는 이날 밤 대만 타이베이 쑹산공항에 도착했다. 그는 지난 1997년 뉴트 깅그리치 하원의장 이후 25년 만에 대만을 찾은 미국의 최고위급 인사다.
펠로시 의장은 타이베이에 위치한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숙박한 후 3일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면담하고 입법원(의회)과 인권박물관 등을 방문한 뒤 오후 4~5시께 출국할 것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예상했다.
중국은 그간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두고 강하게 반발해 왔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미국이 깬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펠로시 의장의 대만행은) 심각한 후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어떠한 조치를 취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지켜봐 달라”고만 말했다.
중국은 군사 대응까지 시사했다. 대만이 관할 지역인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지난달 30일 진행한 실탄 사격 훈련을 공개한데 이어 1일 저녁 ‘전쟁의 승리를 위해 전진한다’는 내용의 영상을 올렸다. 다만 이날 펠로시 의장이 탄 항공기가 대만에 도착하면서 군사 대응이 있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에 미국 역시 “중국이 위기 혹은 분쟁을 조성하거나 대만 해협 안팎에서 공격적인 군사 활동을 늘리는 명분으로 삼을 이유가 전혀 없다” 고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