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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테오젠의 이번 RCPS 발행으로 오랫동안 주가 상승을 억눌러왔던 자금 조달 이슈가 해결됐다. 이번 증자는 알테오젠에 상당히 유리한 조건으로 구성됐음에도 24곳에 달하는 기관투자자들이 참여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CB 대신 RCPS 발행, 2% 할증까지…그럼에도 흥행한 이유?
당초 알테오젠은 자금조달 방식으로 전환사채(CB) 발행을 고려했다. 이후 전환우선주(CPS)로 조정했다가 최종적으로는 RCPS 발행을 택했다. CB가 일정한 조건에 따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으로 주식 관련 사채라면, CPS와 RCPS는 보통주로 전환될 수 있는 우선주로 전환주식에 속한다. 따라서 회계상으로 CB는 부채, CPS와 RCPS는 자본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기업의 부채비율을 늘리지 않는다.
알테오젠이 최종적으로 RCPS 발행을 결정한 이유는 지분 희석을 관리하기 위해서였다. RCPS는 전환 조건을 조절해 일정 기간 주식 전환을 막거나 전환가격을 조정할 수 있어 기존 주주들의 지분 희석을 최소화할 수 있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RCPS를 발행한 것은 최대한 기존 주주들에게 좋은 방향으로 자금을 조달하려고 노력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이번 증자에서 신주발행가액은 35만6433원으로 기준주가(34만8370원) 대비 2.3% 할증됐다. 지난해 말부터 불거진 특허 관련 이슈에도 불구하고 기관투자자들이 향후 알테오젠의 성장과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베팅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특허 이슈에도 향후 성장에 베팅…“빅파마 머크 믿고 투자”
알테오젠의 추가 기술이전 계약 체결에 대한 기대감도 여전하다. 알테오젠은 다수의 글로벌 빅파마와 물질이전 계약(MTA)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론되는 빅파마만 해도 사노피, 아스트라제네카, 길리어드 등 쟁쟁한 곳들이다. 빠르면 올해 1분기 내 새로운 빅딜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최근 아스트라제네카나 길리어드랑 곧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알테오젠 주가가 상승한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앞서 알테오젠은 지난해 11월 머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에 사용된 제형 변경기술이 경쟁사 할로자임의 특허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라시로 인해 주가가 급락했다. 곧 머크가 할로자임에 엠다제(MDASE) 관련 특허에 대해 등록 후 특허취소심판(PGR)을 청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주가는 또 하락했다. 한때 45만원선까지 올랐던 알테오젠의 주가는 지난해 12월 20일 27만4000만원까지 떨어졌다.
알테오젠, 빅파마로 도약할 실탄 마련…조만간 L/I 나설까
이번 자금 조달으로 알테오젠은 글로벌 빅파마로 도약하기 위한 실탄을 마련했다. 우선 알테오젠은 550억원을 공장 설립에 투자하면서 위탁생산(CMO) 업체에 맡겼던 플랫폼 ‘ALT-B4’(인간 히알루로니다제)를 자체적으로 생산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체적으로 생산할 공장 건설에 나선다는 것은 빅파마가 요구한 물량이 크다는 의미로도 읽힌다. 자체 생산을 통한 수익성 제고도 기대되는 측면이다.
또 다른 포인트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 중 1000억원을 운영자금에 활용한다는 점이다. 본사 이전을 하는데 들 비용을 감안하더라도 1000억원은 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때문에 신규 물질을 기술도입(라이선스인)하는 시기가 도래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박순재 알테오젠 대표는 자금적 여유가 생기면 임상 1~2상 단계의 물질을 라이선스인해 개발하겠다고 언급하면서 향후 파이프라인 인수나 인수합병(M&A)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알테오젠 관계자는 “라이선스인을 포함해 여러 가지를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발표할 내용은 없다”면서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으며 실제로 실행하게 되면 차차 발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