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채는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투자로 꼽힌다. 그러나 관세전쟁 여파로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자 투자자들은 보유한 미 국채를 처분하기 시작했다. 투자자들을 유인하려면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 그 결과 한 주 전 4%를 밑돌던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4.5%대로 급등했다. 또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100 아래로 떨어졌다. 석 달 전 트럼프 취임 당시와 비교하면 9% 넘게 빠졌다.
현재 세계 무역결제의 80%가 달러로 이뤄진다. 일본, 중국 등 대미 무역흑자국들은 외환보유액을 미 국채에 투자한다. 따라서 단기간에 달러가 기축통화 자리에서 쫓겨나거나 미 국채 시장이 무너지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가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면 ‘셀 아메리카’ 추세는 더 이어질 공산이 크다. 우리나라는 외환보유액(4096억 달러·3월 기준)의 약 70%를 달러로 보유한다. 총액의 4분의 1가량을 미 국채에 투자한 것으로 추정된다. 향후 사태 추이에 따라 통화·상품별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는 방안도 미리 염두에 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