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美 원전 르네상스 선언, 한미 경협 새판 짤 기회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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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5-05-27 오전 5:00:00

    수정 2025-05-27 오전 5:00:00

미국이 원전 르네상스를 선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미국의 원자력 발전 용량을 2050년까지 4배로 늘리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현재 100GW(기가와트) 규모의 원전 발전 용량을 400GW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향후 25년에 걸쳐 미국에 신규 원전 수백 기가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은 “미국의 원전 르네상스가 마침내 도래했다”고 말했다.

원전 강국인 한국은 천금 같은 기회를 얻었다. 미국은 1979년 펜실베이니아주 스리마일섬 원전에서 사고가 발생한 뒤 신규 원전 건설을 중단하다시피 했다. 현재 미국은 28개주 54개 원전에서 93기를 가동 중이다. 평균 수명은 42년으로 노후화했다. 원전 종주국인 미국은 설계 등 원천기술이 뛰어나지만 지난 40여 년간 자국 내에서 시공할 기회를 찾지 못했다. 이를 보완할 최상의 파트너가 바로 K원전이다. 아랍에미리트(UAE)와 체코 원전을 잇따라 수주한 데서 보듯 ‘팀 코리아’는 공기, 가격 등 시공 능력이 탁월하다.

한미 통상협상에서도 원전동맹은 제2의 ‘A게임’ 후보로 최적이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지난 4월 고위급 협상을 마친 뒤 “한국이 A게임(최선의 방안)을 가져왔다”며 반겼다. 그가 말한 A게임은 조선동맹을 말한다. 중국과 해양 패권을 다투는 미국으로선 선박 강국인 한국의 협력이 절실하다. 원전 또한 우리가 미국의 약점을 채울 수 있다. 이미 양국은 연초 ‘한미 원자력 약정(MOU)’을 통해 협력 기반을 구축했다. 지난 4월엔 한국원자력연구원 컨소시엄이 미주리대학에 연구용 원자로 설계 기술을 수출하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원전 회귀는 세계적 추세다. 미국에 앞서 스웨덴, 덴마크, 이탈리아 등 유럽 각국도 원전을 다시 보기 시작했다. 인공지능(AI) 시대엔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국가경쟁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이 흐름에 미국도 가세했다. 관세라는 좁은 분야를 넘어 한미 관계를 대폭 업그레이드할 기회다. 곧 새 정부가 출범한다. 원전 붐에 올라타려면 우리 스스로 기술력을 키우고 인력을 확충하는 데 전력을 쏟아야 한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단단한 한미 원전동맹 구축이 국익에 부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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