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FC서울 소속 축구선수 이태석은 간혹 언론에 이같이 자신을 소개하곤 했다. ‘을용타’는 전 국가대표 축구선수 이을용이 중국과의 대전에서 상대 선수의 머리를 가격한 사건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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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1:0으로 앞서 가는 상황에서 다급한 중국 선수들의 거친 플레이가 이어졌고 결국 후반 14분께 사달이 났다. 이을용이 공을 재빠르게 처리했지만 리이가 이을용의 발목을 걷어찼고 이미 흥분할 대로 흥분했던 이을용은 곧바로 리이를 가격했다.
2000년대 초반 폭발적으로 성장한 인터넷 세상에서 ‘을용타’는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밈(meme)이 됐다. 13년이 지난 2016년 한 광고에도 등장할 만큼 한국사회의 일원들에게는 뇌리에 남아 있는 요소다.
이태석은 2002년 7월생으로 ‘을용타’ 사건이 있을 당시는 2세, 17개월에 불과했다. 그러나 재가동된 콘텐츠가 온라인상에 여전히 남아 생명력을 얻으면서 청년으로 장성한 지금까지 해당 사건이 회자하고 있는 셈이다.
밈은 1976년 동물학자 리처드 도킨스의 저서 ‘이기적 유전자’에서 처음 제시됐다. ‘유전자’(gene)와 같이 자기복제라는 특징을 갖고 대를 이어 전해져 오는 사상이라는 의미다. 여기에서 확장돼 ‘패러디돼 퍼지는 문화 요소’라는 의미가 더해졌다.
‘을용타’ 사건으로부터 17년 뒤 한국축구 팬들을 환호하게 만든 멋진 골이 탄생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FC 소속 손흥민이 무려 70m를 질주해 6명의 상대 수비수를 제치며 골을 터뜨렸고 결국 그 해 푸스카스상까지 거머쥐었다.
푸스카스상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2009년 10월 처음 제정한 상으로 해당 연도 가장 멋진 골에 수여하는 상이다. 한국인으로는 최초의 수상이고 아시아 선수로도 말레이시아의 모하메드 파이즈 수브리에 이은 두 번째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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