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석지헌 기자] 혈액 한 방울로 알츠하이머병을 조기 진단하는 제품을 상용화한 피플바이오(304840)가 국내 최대 규모 건강검진센터 진입에도 성공했다. 이에 따라 피플바이오는 국내 ‘톱3’로 꼽히는 모든 건강검진센터에서 혈액 기반 치매 검사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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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건강검진센터까지 ‘싹쓸이’
건협은 우리나라 최대 전문검진기관으로, 연간 검진 건수는 800만 건 이상으로 알려진다. 기업검진을 주로 하는 KMI나 하나로의료재단과 다르게 소상공인 등 일반검진 비율이 높은 게 특징이다. 현재 건협은 전국 17개 지부에서 검사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강성민 피플바이오 대표는 “병의원은 인지기능저하 증상이 있거나, 증상이 의심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검사를 시행한다. 실제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약 200만 명에 그친다”며 “반면 지난해 50대 이상 건강검진 수검자는 약 14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알츠온은 치매 증상을 유발하는 뇌 속 독성 단백질의 축적 여부를 확인해 주는 검사여서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미리 뇌 건강을 관리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피플바이오는 이번 건협 진입이 치매 조기진단의 대중화 시대를 여는 하나의 이정표가 될 것으로 봤다. 최근 치매 예방은 국가적 차원에서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고, 치매 근본 치료제의 상용화 등으로 관련 시장이 본격 개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최대 건강검진센터에 알츠온 검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건 그만큼 치매 조기진단의 보편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올 연말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켐비’가 한국에 상륙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알츠온 수요도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알츠온이 레켐비 처방을 위한 알츠하이머 치매 표준진단법에 포함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PET-CT(양전자 방출 단층촬영인 PET와 전산화 단층 촬영인 CT를 결합한 검사로 초기 암 진단에 유용)를 위한 선별검사 용도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그 이유다.
이에 따라 피플바이오는 내년 분기 흑자 달성이 유력해진 상황이다. 회사는 연초부터 내년 중 분기 흑자 달성, 2026년 완전 흑자를 목표한 바 있다. 다만 아직까지 피플바이오 실적은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상장 초기만 해도 2023년 매출 250억원, 영업익 70억원을 목표로 했지만 실제 지난해 매출은 45억원, 영업손실은 15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회사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최근 전환사채(CB)를 발행, 140억원을 조달했다.
인력 감축 단행… “실적 개선 올인”
피플바이오는 올해 4분기를 기점으로 건강검진센터 등에서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독립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내년 피플바이오의 예상 매출 규모는 100억원 이상이다. 최근 유럽 최대 검진센터인 ‘신랩’(SYNLAB)과의 계약을 통한 해외 시장 진출 확대와 국내 건강검진센터에서의 매출 본격화가 기대되면서다.
피플바이오는 최근 강도 높은 인력 감축도 단행했다. 알츠온 매출 확대와 함께 비용 효율화를 통한 실적 개선에 주력하겠단 의지로 풀이된다. 피플바이오는 투자가 지속적으로 필요한 신약 개발 등은 잠시 멈추고 알츠온 영업 활동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또 탈모예방, 뇌건강 영양제 등 건기식을 통한 시장창출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강 대표는 최근 주주 공지를 통해 “알츠하이머 혈액검사 제품을 출시한 후 3년 간 많은 검사 기관 확대가 이루어졌다”면서도 “최근 의료사태 및 검진센터에서의 검사 도입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면서 속도가 부진한 것 사실이다. 검사 확대를 통해 알츠하이머병 예방에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회사는 인력을 약 20% 가량 줄였으며, 회사 설립 초기부터 함께 했던 조대원 재무이사(CFO)도 최근 사임했다. 조 전 이사는 피플바이오와 치매 검사 디지털 솔루션을 공동 개발 중인 제이어스의 공동대표를 맡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