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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소파에 몸을 기댄 채 홀짝이는 커피 한잔은 피로를 잊게 해 준다. 하지만 무심코 마신 커피 한잔이 허기를 불러오는 불청객이 된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카페인은 잘 활용하면 식욕조절에 도움이 되지만, 언제 마시느냐에 따라 식욕을 촉진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손 대표원장은 “늦은 밤 섭취하는 카페인은 교감신경을 자극해 몸을 각성 상태로 유지하고, 잠들기 전까지 배고픔 호르몬이 과도하게 분비되면 작은 간식도 놓칠 수 없는 유혹으로 바뀐다”며 “카페인 잔류 성분이 남아 있는 디카페인 커피조차 완전한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조언했다.
잠들기 전 시간대에는 카페인이 없는 허브티나 따듯한 레몬워터 등으로 입을 달래는 게 더 유리하다. 커피뿐만 아니라 맥주도 식욕을 촉진하는 음식 중 하나이다. 손 대표원장에 따르면 알코올이 간에서 우선 분해되는 동안 지방 연소는 뒷전으로 밀린다. 더욱이 알코올로 인해 뇌에서 포만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야식을 찾게 만들 수도 있다.
손 원장은 “퇴근 후 먹는 맥주 한잔을 포기하기 어렵다면 진하게 우려낸 보리차나 보리차 원액에 탄산수를 더한 ‘티 에이드’ 형태로 마시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다이어터라면 잠들기 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지나치게 사용하지 않는지도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스마트폰 화면에서 쏟아지는 블루라이트는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하기 때문이다. 결국 잠들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허기가 함께 찾아와 야식을 부를 수도 있다. 또 수면 부족은 과체중을 부를 수도 있다. 생체리듬이 깨지면서 식욕을 촉진하는 ‘그렐린’ 호르몬이 분비되는 반면 식욕을 억제시키는 호르몬 ‘렙틴’의 양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살이 쉽게 찌는 체질로 바뀌는 것이다.
이처럼 블루라이트로 인한 과체중의 우려를 막기 위해서는, 잠들기 전 스마트폰을 멀리하는 것이 최선이다. 이것이 어렵다면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이나 기기 설정의 야간 모드를 활용해 화면 빛을 줄이는 것도 방법이다.
실제 집 안을 밝히는 조명 또한 식욕과 깊은 연관이 있다. 환한 형광등 아래에서는 뇌가 ‘낮’으로 인식해 식욕 억제 호르몬 분비가 줄어들고, 반대로 은은한 조명 아래에서는 ‘이제 쉬어야 할 시간’이라는 신호를 받는다. 손 원장은 “늦은 밤에는 조명을 낮추고 간접등을 활용해 아늑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불필요한 야식 충동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 내 배고픔은 가짜였다?... 알고보니 ‘물 마시라’는 신호
밤중에 느껴지는 허기가 꼭 배고픔은 아니다. 종종 수분 부족이 허기로 인식되기도 해 이를 잘 구분해야 한다. 이를 쉽게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물 마시기’이다. 물 한 컵을 마시고 30분 정도 기다려 보면 진짜 허기인지, 아니면 단순한 갈증인지 쉽게 구분할 수 있다.
손 원장은 낮 동안 충분한 물 섭취가 이뤄지지 않으면 몸은 허기를 배고픔으로 오해해 음식을 찾게 된다고 설명한다. 물 한 컵으로 허기 신호를 점검하는 작은 습관이 불필요한 칼로리 섭취를 막고, 체내 수분 균형을 유지하는 첫걸음이 된다. 그는 “밤 10시 이후의 작은 습관이 쌓여 내장지방으로 이어진다”며 “뇌가 깨어 있는 시간과 식사 타이밍을 조절하는 게 체중 관리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작은 습관의 변화가 큰 차이를 만든다”며 “밤 시간 ‘해야하지 말아야 할 습관’을 정리하고 실천하면 야식 유혹을 이겨낼 수 있고, 내장지방 축적을 막아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