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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은 아이들의 뇌에 ‘도파민 폭풍’을 일으킨다. 레벨을 깼을 때, 좋아요가 달렸을 때, 쇼츠 영상이 끊임없이 흘러갈 때마다 도파민이라는 보상 호르몬이 뇌를 계속 자극한다. 문제는 이게 계속되면 뇌가 둔감해진다는 것이다. 뇌는 점점 더 강한 자극 없이는 만족하지 못하게 되고, 일상에서 책을 읽거나 친구와 놀거나 하는 활동은 “심심하고 재미없고 의미 없는 것”이 되어버린다.
무너지는 정서, 사라지는 사회성 스마트폰에 오래 노출된 아이일수록 짜증이 많아지고, 사소한 일에도 분노하거나 울기 쉽고, 타인의 감정에 둔감해지며, 자신감은 떨어지고, 고립된다. 실제로 소아정신과에서는 청소년 우울, ADHD, 분노조절장애, 자해 충동의 배경에 디지털 중독과 감각 과잉이 연결되어 있다는 연구가 늘고 있다.
스마트폰의 문제는 단지 ‘뇌’와 ‘마음’에만 있지 않다. 아이들이 스마트폰에 몰입하면, 운동량이 줄고,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성장호르몬 분비가 억제되며, 식습관이 무너지고 결국 성장판 자극이 사라진다. 진료실에 오는 키 작은 아이들 중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하루 3시간 이상인 경우는 예외 없이 연간 성장 속도가 평균보다 2~3cm 덜 큰다. 이건 단순한 상관관계가 아니다. 몸은 뇌와 함께 자라기 때문이다. 불안한 뇌는 성장하지 못한다. 혼자 있는 아이는 자라지 않는다.
부모의 선택이 아이의 뇌와 키를 살린다 나는 부모에게 묻고 싶다. 오늘 아이가 스마트폰을 몇 시간 쥐고 있었는가? 오늘 밤, 그 아이는 몇 시에 잘 것인가? 그리고 그 잠은 깊을 수 있을까? 아이는 자라는 존재가 아니라, 자랄 수 있게 도와줘야 하는 존재다. 도파민 폭풍이 지나간 자리에 성장판의 조용한 침묵이 찾아온다. 그걸 막을 수 있는 사람은, 부모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