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5월 21일자 39면에 게재됐습니다. |
요즘 ‘봉하대군’이니 ‘영일대군’이니 하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 각각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인 노건평씨와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들이 자주 국민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것은 부당한 인사 개입 뿐만 아니라 뇌물 비리의 후견인이란 의혹 때문이다. 아직 영일대군인 이 의원은 모두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전 현직 대통령의 형들이 끊임없이 각종 떳떳하지 못한 일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은 우선 변변치 못한 자기 관리탓이라고 할 수 있다.
노 씨는 최근 검찰이 찾아낸 300억원 가량의 괴자금을 관리해온 실제 주인이라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런 거액은 노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진영읍 번영회장인 박영재(57)씨의 통장에서 발견됐다. 노씨는 박씨를 친동생 이상으로 챙겨 자신의 집사 역할을 맡겨왔다.
‘봉하대군’은 뭐고 ‘영일대군’은 뭔가 박씨는 “1년에 고물 거래를 150억~200억원 하는데 사업하는 사람이 그 정도 돈도 왔다 갔다 하지 않겠나”며 이상한 자금은 아니라고 부인했다고 한다. 그러나 의문은 300억원가량의 괴자금이 2005년부터 2008년 5월까지 입금된 이후 5년간 들락거리지 않고 잠자고 있었다는 점이다. 지방 고철상 업자가 그런 고액을 통장에 오랫동안 넣어두고 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노건평씨는 이런 괴자금에 대해 사실을 밝혀야 한다. 노씨는 또 대우건설 인사에도 개입했다는 의혹도 받았다. 오죽하면 노 전 대통령이 TV에서 공개적으로 “좋은 학교 나오신 분이 시골에 있는 별 볼 일 없는 사람에게 인사청탁까지 하느냐”고 비난해 당사자로 지목된 남상국 대우건설 사장이 그 방송 직후 한강대교에서 투신자살을 했다.
대통령의 허술한 친인척 인식이 문제
이상득 의원은 요즘 포스코 회장 인사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다. 과연 박영준 전 차관 혼자 그런 불법 행동을 감행하기는 어렵다는 의구심 탓이다. 더욱이 포스코 계열인 포스텍이 2010년 6월 부산저축은행에 500억원을 투자했다 손해본 배경에는 이 의원의 개입이 있었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 의원은 “말도 안된다”고 부인했다고 한다.
조선 왕조 시대에는 친형제 등을 내치고 심지어 죽이기까지 하면서 임금의 절대 권력에 개입하지 못하게 차단했다. 오래전부터 청와대에는 대통령 친인척들의 일탈을 막기 위해 민정수석실에 ‘친인척전 담관리팀’까지 두고 있다. 그런데도 전 정권에 이어 이 정권에서도 대통령 형의 처신이 논란이 되는 것은 당사자뿐 아니라 대통령의 허술한 주변 관리 탓이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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