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김새론을 죽음으로 몰았나[기자수첩]

김새론, 16일 세상 떠나
2022년 음주운전 사고 후 비극 시작
  • 등록 2025-02-19 오전 6:00:00

    수정 2025-02-19 오전 6:00:00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스물 다섯. 미처 다 피지 못한 이른 나이에 배우 김새론이 생을 마감했다.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받고 심판받으며 벼랑 끝으로 내몰린 배우에게 벌어진 예견된 참극이다.

김새론(사진=사회관계망서비스)
‘여행자’(2009), ‘아저씨’(2010)로 영화계에 혜성같이 등장했던 김새론의 비극은 2022년 시작됐다.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은 김새론이 강남구 한 사거리의 변압기를 들이받았고, 이 사고로 일대가 정전되는 일이 벌어졌다. 음주운전 사고는 명백한 잘못이고 처벌받아 마땅한 일이다. 그래서 법정에 섰고 20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피해를 입은 상인들에게 사과와 보상을 하고, 자숙하는 시간도 가졌다.

하지만 사과를 받고자 하는 이들이 더 있었다. 대중이라는 이름을 빌린 악플러. 그들이 ‘기분상해죄’로 김새론에게 내린 판결은 무기징역이었고, 행동 하나하나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잘못은 ‘음주운전’이었지만 검열 대상은 ‘그의 모든 것’이었다.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 판결 대상이었다.

김새론은 이름까지 바꾸며 재기하려 노력했지만, 그 과정에서 감당해야 했던 비난은 인간의 한계를 넘는 것이었다. 배우 일이 끊긴 뒤 카페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가려 했던 것마저 시빗거리가 됐다. 사적인 공간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도 억압받아 평범한 일상조차 누릴 수 없었다.

연예인은 영향력을 가진 만큼 타의 모범이 되어야 하고, 대중의 인정과 사랑을 받아야 활동할 수 있다. 그렇다고 무분별한 억측과 비난의 대상이 돼야 하는 건 아니다. 김새론에 앞서 숱한 연예인들이 악플 고통을 호소해 네이버, 다음 등 포털사이트의 연예기사 댓글창이 닫혔지만, 커뮤니티와 SNS로 공간을 옮겨 악플과 조리돌림은 계속되고 있다. 김새론의 죽음은 악플이 조장한 또 하나의 ‘사회적 타살’이다.

결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건 우리들의 자각이다. 평가와 비난은 명확히 구분돼야 하며, 평가를 폭언할 자격은 누구에게도 없다. 무분별한 비난은 죄질이 나쁘고 악랄한 범죄다. 더 이상 김새론같은 안타까운 죽음은 없어야 한다. 빛나야 할 25살, 그의 명복을 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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