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의에서 한국은 기념 주화를 선물로 건넸다. 앞면에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뒷면에 거북선이 새겨진 동전이다. 영리한 접근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은 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건조에서 세계 1위 경쟁력을 자랑한다. 거북선은 한국 조선업의 저력을 상징한다. 반면 미 조선업은 세계 시장에서 존재가 미미하다. 중국과 해양 패권을 다투는 미국은 자체 조선업의 부흥이 시급한 과제다. 한국은 미국의 ‘가려운 곳’을 긁었고 긍정적인 반응을 얻는 데 성공했다.
철강, 원자력도 양국이 ‘윈윈’ 할 수 있는 분야다. 지난달 현대제철은 루이지애나주에 전기로 제철소를 짓는 계획을 밝혔다. 이때 트럼프 대통령이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백악관으로 불러 환대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미국의 철강 생산 능력은 세계 1위 중국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원전도 팀 코러스(KorUS)를 가동하는 데 안성맞춤이다. 원천기술을 가진 미국은 설계 능력이 뛰어나고 한국은 시공 능력이 탁월하다. 차세대 원전으로 각광받는 소형모듈원자로(SMR) 분야도 얼마든지 공조가 가능하다. 유례없는 관세 태풍을 위기가 아닌 ‘감춰진 축복’으로 바꾸는 것은 오로지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