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속 내용을 들여다보면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구석이 적지 않다. 우선 소비자들이 피부로 체감하는 품목들의 물가 상승이 두드러졌다. 국제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선 것과 달리 석유류는 지난해 2.4% 올랐다. 고공 행진을 계속한 환율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이 2024년 1364원에서 2025년 1422원으로 뛰었음을 감안하면 석유류 값 상승이 이 정도에 그친 게 다행일 정도다. 곡물과 축수산물의 오름세도 가팔랐다. 곡물이 11.0%, 수산물과 축산물이 5.9%와 4.8%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민생 안정과 직결된 품목들의 오름폭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크게 뛰어넘었음을 보여주는 징표다. 서민들의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 대상의 생활물가지수 상승률이 2.4%에 달한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그러나 석유류와 곡물, 축수산물과 신선 식품 등이 기후 변화와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 변수에 취약하다는 점에서 볼 때 물가는 언제든 가파른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다. 특히 학계와 금융계의 상당수 전문가들이 아직도 올해 원·달러 환율을 1400원대 중반의 높은 수준까지 예상하고 있음을 물가 당국은 유념해야 한다. 상반기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심성 공약 남발과 무분별한 세금 뿌리기 등 상승을 자극할 변수가 잇따를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물가가 흔들리면 민심도 흔들린다. 정부는 물가 관리에 잠시도 경계심을 풀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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