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 [5th DCM 인터뷰]"희망이 곧 성장의 열쇠"

임재헌 이트레이드증권 IB사업본부장
  • 등록 2011-11-03 오전 11:15:00

    수정 2011-11-03 오전 11:15:00

마켓in | 이 기사는 11월 02일 13시 44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이데일리 박보희 기자] 증권업 내에서도 IB업무는 대형사가 독식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규모의 경제 때문이다. 특히 회사채인수(DCM) 분야는 더하다. 발행사 위주의 경쟁 환경에 수수료녹이기 등 잘못된 관행으로 수익을 내기도 어려운 구조다. DCM으로 돈 버는 회사는 없을 것이란 자조섞인 목소리까지 나온다. 이런 조건 아래 중소형사가 버티기는 쉽지 않다. 회사채 인수 순위를 보여주는 리그테이블 상 순위 변동이 드문 이유기도 하다.

대형사들 틈바구니에서 조금씩 존재감을 드러내는 곳이 있다. 12년 전 온라인증권사로 출범해 종합증권사로 발돋움한지 3년여밖에 되지 않은 이트레이드증권이다. 올해 초엔 ‘탑10’ 증권사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더니 연말이 가까워오자 한걸음씩 목표에 다가가고 있는 모습이다. 성장의 중심인 IB사업부를 책임지고 시작부터 지금까지 3년간 이끌어오고 있는 이가 있다. 임재헌 IB사업부 대표다.

탄탄한 수요 네크워크

이데일리 DCM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지난 1~3분기(1~9월)동안 이트레이드증권은 약 1조5300억원의 회사채를 인수했다. 지난 한 해 동안 약 1조5400억원을 인수한 것과 비교하면 아홉달만에 이미 지난해 실적에 이른 셈이다. 연말까지 최고 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높아가고 있다. 임재헌 대표는 열심히 해준 조직원에 고마움을 전하는 것으로 말문을 열었다. “리그테이블 순위를 높이겠다는 목표로 무리하게 인수에 나선 것은 아니었는데 좋은 실적을 거둔 것 같습니다. 열심히 해준 조직원들에 고마울 뿐이죠. 4분기 상황이 워낙 좋지 않아서 얼마나 더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걸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쉽게 거둔 성과는 아니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처음 DCM 업무에 뛰어들었을 땐 막막했다. “초기만 해도 트랙레코드도 없었고 어려웠어요. 그래서 주력했던 부분이 인수물 세일즈 분야였죠. 이쪽에 주력하다 보니 투자자 베이스를 갖추게 됐고 채권인수물 판매에 강점을 갖게 됐습니다. 회사채 인수라는 게 증권사가 팔지 못하면 다 떠안아야 해요. 수요처가 확보되지 못하면 증권사 입장에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죠. 우리는 그 동안 구축해온 수요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판매가 잘 돼다 보니 일이 늘어 자연스럽게 선순환이 이뤄진 것 같아요.”

이 같은 탄탄한 수요처 네트워크가 받쳐줬기 때문에 LG디스플레이 회사채 인수도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10월 초 LG디스플레이가 회사채 발행에 나섰을 때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3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한데다 업황도 나빠 우려가 커졌고, 다들 눈치만 보던 상황이었다. 이때 그간 눈에 뜨지 않던 중소형사 이트레이드증권이 나서 선뜻 1100억원을 인수해간 것이다. “불안한 상황이었어요. 시장이 급격히 나빠지면서 터프한 조건으로 발행된 게 사실이죠. 하지만 그 정도면 판매에 자신이 있어서 나선 겁니다. 지금까진 큰 문제 없이 판매가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어요.”

효율적인 조직 구성과 IB사업부간 시너지 창출을 위해 10월 초 조직을 개편하기도 했다. 그간 업무별로 나눠져 있던 조직을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통합했다. “조직 개편 과정에서 인수 업무를 강화했어요. 예전엔 캐피탈마켓팀과 채권인수팀으로 나눠져 있던 것을 합쳤어요. 한 개 팀 안에서 발행 및 인수와 관련된 모든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죠. 현장감 있는 마케팅이 가능하고, 투자자도 한 번에 궁금한 점을 해결할 수 있어 편의도가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런 점들이 결국 성과로 이어질 것으로 봐요.”

임재헌 대표는 중소형 증권사로서 이트레이드증권의 현 위치를 정확히 이해하고 무엇을 해야 할 지 알고 있었다. “선택과 집중이 중요해요. 무조건 대형사를 따라 해서 그들을 이길 순 없어요. 우리의 장점과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서 최고가 되는 게 중요하죠. 기존의 DCM이나 전통적인 IB업무도 물론 해나가겠지만 그 외에도 우리만의 특화된 분야가 필요하다는 것이죠. 실제 수익성을 확보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Top 10을 위한 설계

이런 관점에서 그가 최근 관심을 갖고 집중하고자 하는 분야는 ‘기업구조조정’이다. 이미 전담팀을 만들었고 소기의 성과도 거뒀다. “우리가 강점으로 찾은 분야는 기업회생과 구조조정 분야예요. 부도가 났거나, 채권단 관리에 들어간 기업 등의 부실을 정리해 원매자를 찾아주는 일종의 M&A라고 보면 돼요.” 얼마 전 첫 성공을 맛보기도 했다. “부실기업을 정리해서 코스닥 기업에 인수합병을 성공시켰어요. 이 분야가 규모가 큰 것은 아니지만 고도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에요. 이트레이드이기때문에 가능한 역할인 거죠. 대형사가 나서기엔 대상이 작고, 전문성이 부족한 곳은 엄두를 내기 힘들거든요.”

중국 진출을 위한 중국금융팀도 별도로 구성했다. 중국에 대한 시장의 평이 지금은 그다지 좋지 않은 게 사실이다. 2년 뒤를 내다보고 내린 결정이라는 설명이다. “중국기업이 지금은 신뢰를 많이 잃었지만 시장의 자정노력이 이뤄지고 있고 금융당국의 관심도 늘고 있어 미리 준비를 해 놓는다면 2년쯤 뒤에는 블루오션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겁니다.”

대형사 중심으로 돌아가는 시장 속에서 불안할 법도 하다. 얼마 전 금융위원회에서 발표한 ‘회사채 발행시장 개선화 방안’도 기업실사 등을 의무화하며 중소형사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임재헌 대표는 정부의 정책 방향에 동의했다. “방향성에 대해서 옳다고 봐요. 다만 문제는 현실화 가능성일 것 같아요. 지금 구상하는 부분을 끝까지 밀고나가는 추진력과 지구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시장이 대형사 위주로 재편될 가능성은 점점 커지고 있어요. 중소형사가 전략을 수립하긴 점점 힘들어지겠죠. 이를 타개할 건 결국 잘하는 것을 키우고 남이 안 하는 것을 하는 거예요.”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일까. 그 동안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 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답변이 돌아왔다. “지난 3년간 해온 것처럼 흔들림 없이 해 나가는 게 목표라면 목표죠.”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IB사업부 책상을 가로지르는 동안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군데군데 비어있는 자리였다. 여유 있는 공간에 널찍한 자리들. 여느 대형증권사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곧 그 이유를 전해들었다. 2008년 IB사업부가 생기고 이사만 4번 했단다. 늘어나는 인원을 공간이 따라가지 못해서다. 그래서 미리 자리를 만들어 놨다는 설명이다. 그럴 것이 4명으로 시작했던 사업부가 지금은 50명으로 늘었다. 3년간 10배 가까운 인적 성장을 이룬 것. 내년까지 ‘탑10’ 증권사로 도약하겠다는 포부와 여유가 엿보였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제5호 마켓in`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제5호 마켓in은 2011년 11월1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344, bond@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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