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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용인시 처인구 제2용인테크노밸리(덕성2산업단지) ‘그라운드88’에서 만난 칠예가 전용복(사진) 작가는 산업단지 내에 자신의 이름을 단 전시관을 열게 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오가기 편하고 더 번화한 곳을 택할 수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치열한 산업 현장에 가져올 변화에 대한 작가적 호기심과 성공한다면 후배 작가들이 뛰어놀 새로운 무대를 만들어줄 수도 있겠다는 선배 작가의 동료애적 바람과 기대가 더해진 것이라고도 했다.
“처음 박종우 우성피앤씨 회장이 신사옥을 지었다고 할 땐 그저 평범한 새 건물이겠거니 하고 별 기대를 하지 않았었죠. 근데 신기하게도 발을 들여놓은 순간 ‘여기다’하는 영감이 확 떠오르더군요. 곧바로 전속 목수들을 불러 모아서 한 달 만에 전시관을 꾸몄습니다.”
그는 “1년에 1/3가량은 주로 일본에 머무르는데 요즘은 이달 16일부터 일주일간 제자들과 인사동에서 여는 전시회 준비로 국내서 작업 중”이라며 “운 좋게 시간대가 맞으면 직접 작품 설명을 해주는 ‘깜짝’ 도슨트 서비스도 제공 중”이라고 귀띔했다.
전 작가는 “겉보기에 독특하고 화려한 공간은 처음에야 화제가 되겠지만 관심이 지속적일 수는 없다”며 “공간의 가치라는 건 화려한 디자인, 값비싼 자재가 아닌 스토리텔링과 콘텐츠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업들의 치열한 생존 경쟁의 현장에 뛰어든 노(老) 작가의 시도가 스토리와 콘텐츠로 무장한 독특한 매력과 콘셉트의 마이스 유니크 베뉴 인프라를 다양화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