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성문재 기자]농업 등 대부분의 원자재 상품시장이 급격한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장기 슈퍼사이클에 대한 의심이 제기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740억달러(약 83조원)에 달하는 투자자금 움직임에 따라 산정되는 원자재 선물가격 지표인 다우존스UBS지수는 지난해 4.9% 하락했다. 특히 최근에는 금과 북해산 브렌트유 등이 폭락하며 충격을 키웠다. 금은 최근 일주일 만에 16% 떨어졌고 브렌트유는 지난해 7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 아래로 주저앉았다.
이에 따라 그동안 인플레이션 헤지수단으로, 혹은 성장 기대감으로 원자재에 투자해온 투자자들은 신흥국 시장 수요로 주도됐던 장기 슈퍼사이클이 끝난 것 아니냐는 질문을 하기 시작했다.
FT는 자금 대부분을 차익거래에 활용하고 있는 번지, 카길, 비톨 등 원자재 거래회사들이 가격 하락을 만들어내는 몇가지 노하우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통해 이들 업체들은 가격을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원자재를 상품이 아닌 금융자산으로 보고 향후 가격 변동을 기대해 투자하는 이른바 ‘원자재 금융화’ 때문이다.
석유 중개업체 군보르의 토르비욘 토른크비스트 최고경영자(CEO)는 “일반 투자자들이 수요와 공급 등을 통해 미래 가격을 예측하는 것은 이제 불가능하다”며 “원자재의 금융화가 주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한편 미쓰비시, 글렌코어, 카길 등 세계 주요 원자재 거래회사들은 지난 10년간 총 2436억달러(약 275조원)에 달하는 수익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같은 기간 골드만삭스, JP모간체이스, 모건스탠리 등 월가 주요 은행들의 순이익 합계(2255억달러)는 물론 도요타, 폭스바겐, 포드, BMW, 르노 등 주요 자동차업체들의 순이익 합계(2353억달러)를 웃도는 규모다.
 | 주요 원자재 상품들의 최고점 대비 하락폭 비교(위), 다우존스UBS원자재지수(아래 왼쪽), 중국 GDP 성장률(아래 오른쪽) (출처: FT) |
|
▶ 관련기사 ◀☞ 中, 글렌코어-엑스트라타 합병 승인..세계 4위 '원자재 공룡' 탄생☞ JP모간 "원자재 슈퍼사이클, 10년 더 남았다"(종합)☞ '원자재 투자귀재' 짐 로저스 "금값 더 떨어져야 매수"☞ 원자재 거래상, 10년간 275조원 벌어..월가·車업종 능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