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원대 고공비행 중인 원·달러 환율…한미 협상 경계 지속[주간외환전망]

[이데일리 유준하 기자] 주말 한미 투자협상 경계감에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 고공비행을 이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투자금 선불 발언에 1410원대를 터치한 환율은 내주 한미 환율 협성 결과와 미국 고용지표를 주시하며 1400원대 등락을 이어갈 전망이다.

사진=뉴시스

지난주 원·달러 환율은 1390~1414원 사이 변동성 장세를 보였다. 금융정보업체 KG제로인 엠피닥터에 따르면 지난 26일 새벽 야간장을 포함한 환율 종가는 1409.7원으로 직전주 대비 12.7원 급등했다.

한미 투자협상이 장기화하면서 시장 불안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이에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7일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해 “미국과 환율 협상은 이번에 협의가 완료됐으며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께서 베선트 재무장관을 먼저 만나셨고, 저도 배석했다”면서 “대통령님이 통상 협상과 통화스와프 관련해서 말씀이 있으셨고, 이어서 제가 베선트 장관과 양자 협상을 하면서 한국의 외환 사정과 통화스와프 필요성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고 했다.

이어 “베선트 장관은 우리 외환시장을 충분히 이해하는 전문가”라면서 “워싱턴에 돌아가 내부적으로 협의를 해서 연락을 주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통화스와프 협상이 거절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베선트 장관이 우리의 외환 사정을 충분히 알고 있고, 제가 또 다른 몇 가지 사항을 얘기했기 때문에 그런 부분까지 감안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시장에서는 협상이 타결 되도 원·달러 환율은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김진욱 씨티 연구위원은 “협상이 미국에 투자 되는 쪽으로 정리가 돼도 환율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면서 “올해 1450원도 봤었는데 레벨이 아주 높은 상황은 아니다”라고 짚었다.

박성우 DB증권 연구위원은 “대미 투자 불활실성 하에서 원화를 사려는 수요가 거의 없는 것”이라면서 “구조적으로 이런 경향이 앞으로 좀 강할 것 같은데, 당분간은 1400원선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 1450원 상단을 열어둬야 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이번 주 중 발표되는 미국 ISM 제조업 지수 외에도 시장이 주목 중인 미국 고용보고서가 낮은 고용 또는 높은 실업률로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치에 부합할 경우 환율은 안정화할 것이란 견해도 나온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위원은 “미 연준이 연내 두 번 내리는 가능성이 여전히 있고 달러화 역시 추가 상승보다는 하락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면서 “다시 1300원 중후반대로 연말엔 돌아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고용보고서 발표 전까지 당분간 환율은 1400원대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진경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대외적으로 강달러 압력이 일부 완화하겠지만 무역협상 불확실성과 9월 수출 지표 둔화가 예상되는 만큼 환율 상방 요인은 산재해 있다”면서 “내국인의 해외주식 순매수세가 이어지는 점은 당분간 환율 하방경직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