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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얼굴에 풍만한 몸매, 허스키하면서도 섹시한 목소리, 애교 넘치는 말투, 엉덩이를 좌우로 흔들며 걷는 걸음걸이까지. 지난 17일 서울의 한 극장에서 기술 시사를 통해 베일을 벗은 영화의 속살은 놀라웠다. 50년 전 사망한 마릴린 먼로가 다시 살아난 듯, 그의 전성기적 모습이 생생하게 입체화돼 스크린을 가득 메웠다.
이 놀라운 일을 가능케 한 사람이 바로 미셸 윌리엄스(32)다. 국내에는 고(故) 히스 레저의 애인으로 더 유명하다. 이 작품으로 올해 골든글러브 여우주연상을 받은 그는 `철의 여인`에서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로 분한 메릴 스트립과 더불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의 강력한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그는 어떻게 마릴린 먼로가 됐을까. 앞서 공개된 제작 노트, 인터뷰 등을 참조해 미셸 윌리엄스의 변신 과정을 구술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 `히스 레저의 애인`에서 `마릴린 먼로`로
"마릴린 먼로가 스크린에 부활한다는 소식에 사람들의 기대가 컸어요. 특히 마릴린 먼로 역을 누가 맡을 것인가에 관심이 쏠렸죠. 스칼렛 요한슨, 에이미 아담스 등 쟁쟁한 여배우들을 제치고 마릴린 먼로 역에 캐스팅됐는데 그 부담감이란···. 촬영 중간 도망칠까 봐 감독에게 여권을 맡기기도 했을 정도였죠.
화장부터 의상, 말투, 손짓 하나까지 완벽하게 마릴린 먼로가 되어야 했어요. 먼로 워크(엉덩이를 흔들며 걷는 걸음걸이), 먼로 룩(허리를 졸라매고 풍만한 가슴을 강조하는 글래머룩), 먼로 메이크업(새하얀 피부, 입가의 점, 새빨간 립스틱) 어느 것 하나 빠뜨릴 수 없었죠.
눈부신 금발도 제 머리카락색을 전부 빼고 염색을 해 만들어낸 거예요. 매번 화장하는 데만도 3시간이 넘게 걸렸죠.
극 중 노래와 춤도 대역에 립싱크 없이 직접 소화한 거예요. 하루 8시간씩 안무가, 편곡자, 피아니스트와 구슬땀을 흘린 결과죠.
마릴린 먼로는 상냥하고 사랑스럽지만, 쉽게 상처받는 스타였어요. 배우로 연기에 대한 열정도 대단했고요.
얼마 전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받는데 감회가 새롭더군요. 마릴린 먼로가 50여 년 전에 받았던 그 상을, 그의 영화로 제가 받다니요. 마릴린 먼로처럼 우리 영화도 전설로 남게 될까요?" (사진제공=싸이더스F&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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