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저성장·저금리라는 유례없는 한파가 몰아치면서 보험사들도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있다. 비상 경영 체제 운영과 더불어 구조조정이라는 비용절감 카드까지 꺼내 드는 분위기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사인
삼성생명(032830)과
삼성화재(000810)는 전직 지원프로그램과 창업지원 휴직제 신청을 받았다. 삼성생명의 전직 프로그램은 삼성생명 전속 보험대리점 창업이나 회사의 교육담당 전문강사, 텔레마케팅(TM) 컨설턴트로 등록해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대졸 임직원 15년 이상, 초대졸·고졸 사무직 12년 이상 근속자가 대상이다.
삼성화재는 지난달 21일부터 25일까지 창업지원 휴직제도 신청을 받았다. 창업 희망자는 1~3년의 휴가를 내면 회사에서 창업지원금을 주고 6개월가량의 창업 프로그램 절차를 밟는다. 만약 창업에 실패하더라도 정해진 기간 안에 회사로 복직할 수 있다.
다른 보험사들도 상황은 별다르지 않다.
한화손해보험(000370)은 10년 이상 근속 직원 65명의 희망퇴직을 확정했고 하나생명도 직원의 4분의 1 수준인 50여 명을 퇴직시켰다. 외국계 보험사인 알리안츠생명도 지난 2003년 이후 10년 만에 희망퇴직을 시행한다.
현재 사측과 노조가 희망퇴직과 관련해 협상 중이며, 인사제도 개편, 퇴직금 누진제와 연차휴가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경기가 급격하게 회복되지 않는 한 이러한 보험사들의 인력감축 움직임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의 역삼각형 인력 구조와 갈수록 어려워지는 경영 환경이 이같은 구조조정 기류를 형성한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보험사 한 관계자는 “다른 권역에 비해 베이비붐 세대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상위직급 인력이 지나치게 많고 인사 적재가 심한 편”이라며 “일부 회사는 퇴직금 누진제를 시행해오면서 인건비 부담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회사별로 내년 예산을 20~30%가량 삭감한 터라 신규 채용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분위기”라며 “지난해에는 수시로 경력직을 뽑았지만, 내년에는 계획조차 잡혀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 자료: 보험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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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보험산업 성장률 전망이 5%에 그치는 등 몇 년째 한자릿수에 머무르면서 우울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구조조정 여파가 본사 직원뿐만 아니라 영업 조직에게도 미칠지 우려하고 있다.
채널 효율화라는 명목으로 영업조직을 정리할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앞서 삼성생명은 비용 절감을 위해 지난 8월 전속 설계사 조직을 대리점 제휴 조직으로 전환했고 일부 보험사들도 전속 설계사를 보험 대리점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 보험사의 설계사는 “보험사 직원들은 퇴직금을 받아 작은 가게라도 꾸릴 수 있지만, 설계사는 일종의 자영업자로 분류돼 쫓겨나면 갈 곳이 없다”며 “연말을 앞두고 도미노 희망퇴직 가능성이 언급되면서 업계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흉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