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銀, 점포 폐쇄 불가피한 선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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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 아닌 법인 형태, 한국·멕시코만 유일
한미은행 인수 당시대비 은행권 수익성 변화
  • 등록 2014-05-29 오전 6:00:00

    수정 2014-05-29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보리 기자] 한국씨티은행의 대규모 점포 축소는 수익성 악화에 대처하는 국내 은행의 현주소를 잘 보여준다. 지속적인 순이자마진(NIM) 하락으로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적자 점포 정리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기 때문이다.

세계 160여 개국에 진출한 씨티은행은 지점이 아닌 법인 형태로 기존 은행을 인수한 사례가 한국과 멕시코 시장이 유일하다. 나머지 국가에는 전부 지점 형태로 진출해있다. 씨티은행은 1884년에 설립돼 멕시코 2위를 자랑하는 바네멕스(Banamex) 은행을 인수해 2002년 8월 씨티그룹 내로 완전히 편입했다. 한국시장 역시 지난 2004년 11월 한미은행을 인수해 진출하는 방식을 택했다.

씨티은행이 한국 시장에 멕시코를 제외하면 유일하게 법인형태로 진출한 것은 진출 당시 한국시장의 가능성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세계 10위권의 경제규모와 아시아권의 교두보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란 기대 때문이었다.

한국씨티은행이 한국에서 지점 30% 대규모 축소라는 초유의 카드를 들고 나온 것 역시 글로벌 씨티은행의 전략이란 분석이다. 진출 당시 한국은 개도국과 선진국 사이에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시장이었다면 당시 이점을 잃은 시장으로 비친 것이다.

정보기술의 발달로 전체 거래건수의 90% 이상이 지점 방문이 아닌 비대면 거래로 이뤄지는 것도 지점 축소의 주요 원인이다. 또 저금리·저성장의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향후에도 이 흐름이 계속될 것이란 게 전반적인 관측이다. 한국씨티은행이 최근 3년 새 1000여명의 인력을 감축하고 점포를 100개 가까이 줄이기도 했다.

씨티은행 본사 입장에서 한국씨티은행이 점포에 기대는 방식으로는 더 이상 수익을 기대할 수 없다고 보고있다. 한국씨티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지난 2011년 4658억원, 2012년 2385억원, 지난해에는 2191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와 2011년을 비교하면 반 토막 이상이 날아간 셈이다.

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말 현재 직원 평균 근속년수는 14.7년으로,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7900만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점포가 수익성을 내지 못하기 때문에 씨티은행은 점포 축소와 구조조정 등으로 인한 비용을 치르더라도 장기적으로 이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씨티은행은 신청자의 근속연수에 따라 24∼36개월치 급여로 책정되는 통상적인 은행권 특별퇴직금과 별도로 최대 24개월의 추가특별퇴직금을 사상 처음으로 제시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적자 점포가 수익성을 갉아먹는 원인임을 알고 있지만 고용과 지역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대규모의 점포 축소에 나서지 못한다”며 “씨티은행은 외국계로 여론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점과 씨티은행 본사의 전략 등이 맞아떨어진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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