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재난지원금 '꿀팁' 찾다 감옥 갈 뻔 했네요"

중고장터·커뮤니티서 재난지원금 '깡' 시도 '속속'
적발시 지원금 전액 환수... 징역 등 형사처벌도 가능
  • 등록 2020-05-09 오전 12:18:00

    수정 2020-05-09 오전 1:20:43

[이데일리 박한나 기자] 일상에서 생기는 의문을 [왜?] 코너를 통해 풀어봅니다.

지난달 경기도 고양시 커뮤니티에는 “경기도가 주소지인 부모님이 지금은 다른 지역에서 일하고 계셔요. 그래서 재난지원금을 경기도에서 사용하는 것이 어려운데 수수료 떼고 현금으로 바꿀 방법이 있을까요?”라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한 자영업자 커뮤니티에서도 “친구가 재난지원금을 제가 운영하는 매장에서 결제하고 돈으로 바꿔달라고 하는데, 해주면 손해 보는 게 있나요?”라는 질문이 있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지난달에는 지원받은 상품권 등을 할인 판매하겠다는 글도 자주 올라왔는데 최근에는 중고사이트 자체적으로 거래를 금지시키면서 사라지는 추세다. 대신 다른 방법으로 쓸 수 없는지 묻는 글들이 등장하고 있다. 취약계층이 아니라면 재난지원금은 카드나 상품권 중에서 골라 신청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혹시 내가 모르는 활용법이 있을까’라는 생각에서다.

그러나 이런 글에는 꿀팁 전수 대신 만류의 답글이 달린다.

“방법 없다. 그냥 마트에서 쓰거나 필요한 데 쓰시길”, “안 하는 게 좋겠다. 걸리면 형사처벌, 벌금 있어요” 등이다. 한 누리꾼은 답글로 “경기도 지역화폐 깡 시도하면 전액환수 및 최고 징역 3년, 벌금 2000만원의 처벌을 받는다”고 경고하는 경기도청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을 친절히 공유하기도 했다.

재난지원금 ‘깡’한다고? …‘철컹철컹’ 주의보

글쓴이들은 재난지원금 방침에 대해 자세히 몰랐다며, 속칭 ‘깡’(상품권 등을 할인 판매해 현금으로 만드는 것)을 하지 않겠다고 답글을 달았다.

고양시 카페에 문의글을 올렸던 누리꾼은 “잘 몰랐는데 고맙다”며 “저 감옥 갈 뻔 했네요ㅠㅠ”라고 답했다.

정말 ‘재난지원금 깡은 감옥행(?)’일까? 표현은 조금 과격하지만 실제로 적발시 벌금과 징역 등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윗글이 올라온 커뮤니티 지역은 경기도인데 경기도는 선불카드, 신용체크카드, 지역화폐카드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들은 전자화폐로 분류되며 현행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라 매매하면 최고 징역 3년, 벌금 2000만원의 처벌을 받게 된다.

지난달 23일 광주에서 전통시장 등에서 사용하는 온누리상품권을 현금화하는 불법 거래가 포착된 영상이 지난 5일 입수됐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경기지사는 깡 행위뿐 아니라, 상인이 현금 결제와 차별해 바가지를 씌우면 형사처벌뿐만 아니라 가맹점 박탈과 세무조사 대상이라고 경고했다. 지난 7일 지역화폐를 현금과 차별한 업소 15곳을 적발했다고 밝히며, 경기도 콜센터와 공식 SNS를 통해 시민들의 제보를 받겠다고도 했다.

서울시 역시 재난지원금 거래 적발시 지원금을 전액 환수할 뿐 아니라 반복적, 조직적 행위의 경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 고발하는 등 강력 조치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재난지원금을 서울사랑상품권(모바일) 또는 선불카드 중 하나로 지급하고 있고, 이 역시 전자금융거래법에 적용된다.

일부 지자체가 지급 수단 중 하나로 지정한 종이 상품권은 전자화폐가 아닌 탓에 같은 법에 따른 형사처벌은 아니지만, 적발시 환수하고 반복행위시 경찰에 고발할 수 있다.

이렇게 엄격하게 대응하는 이유는 재난지원금 지급의 주요 목적이 소비 촉진이기 때문이다. 특히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대신 전통시장, 동네 과일가게와 미용실 등에서 쓰도록 유도해 소상공인에게 돌아가도록 하는 취지다.

관련 법안도 제정됐다. 지난달 29일 국회를 통과한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오는 7월 2일부터 지역상품권의 깡 행위 적발시 최대 2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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