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 3억에 세금 '0원'…‘종교인 과세 완화법’ 오늘 법사위 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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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위 통과하면 5일 본회의 상정돼 처리 전망
퇴직소득 과세 범위 축소, 원천징수 세금 환급
與 김종민 “직장인-종교인 형평성 문제 있어”
野 “종교인도 동일과세”, 참여연대 “특혜 반대”
  • 등록 2019-04-04 오전 4:00:00

    수정 2019-04-04 오전 4:00:00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정성호 위원장(더불어민주당)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정 위원장은 종교인 퇴직금에 붙는 세금을 감면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이 법안에 정성호 기재위원장을 비롯해 민주당 김정우·강병원·유승희·윤후덕, 한국당 김광림·권성동·이종구·추경호, 민주평화당 유성엽 등 의원 10명이 발의자로 참여했다.[연합뉴스 제공]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국회가 목사 등 종교인의 퇴직금에 붙는 소득세를 감면하는 법안을 4일 심의한다. 그러나 여당 내부에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고 ‘총선용 세금 특혜’라는 논란도 일고 있어 심의 결과가 주목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이 같은 소득세법 개정안(대표발의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논의할 예정이다. 회의에는 세법을 총괄하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참석한다. 앞서 국회는 지난달 28~29일 각각 조세소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를 열고 만장일치로 이 개정안을 처리했다. 법사위도 통과하면 5일 본회의에 상정된다.

법사위는 민주당 송기헌·금태섭·김종민·박주민·백혜련·이춘석·조응천·표창원, 자유한국당 여상규(법사위원장)·김도읍·이완영·이은재·장제원·정갑윤·주광덕, 바른미래당 오신환·채이배, 민주평화당 박지원 등 의원 18명으로 구성돼 있다.

◇與 발의 법안, 1000분의 1로 종교인 세금 줄여

해당 법안은 종교인 소득에 대한 과세가 시작된 시점인 2018년부터 퇴직소득세 과세를 적용하고 2018년 이전 기간에 대해서는 면세하는 내용이다. 이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되면 종교인이 내는 퇴직소득세가 줄어들게 된다. 퇴직소득세 과세 범위가 해당 과세기간에 발생한 소득에 ‘2018년 1월1일 이후의 근무기간을 전체 근무기간으로 나눈 비율’을 곱한 금액으로 축소되기 때문이다.(이데일리 3월26일자 <[단독]총선 앞두고 종교인 과세 완화 추진..특혜 논란>)

실제로 계산해 보니 종교인 퇴직소득세가 많게는 일반 국민보다 1000분의 1수준까지 줄어든다. 국세청 ‘2018년 귀속 퇴직소득 세액계산 프로그램’을 통해 근무기간 30년(1989년 1월1일부터 2018년 12월31일), 퇴직금 3억원을 가정해봤다.(이데일리 3월31일자<[최훈길의뒷담화]3억 퇴직금 받는 목사님 세금은 ‘0원’>)

계산 결과 현재 세법대로라면 퇴직소득세로 1389만6630만원(소득세+지방소득세)을 내야 한다. 그러나 앞으로 종교인 과세 완화법이 시행되면 종교인이 내는 퇴직소득세는 0원이 된다. 법개정이 예정대로 이뤄지면 종교인 과세 범위가 퇴직금 3억원에 30분의 1(2018년 1월1일 이후 근무기간인 1년/전체근무 근무기간인 30년)인 1000만원으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1000만원은 면세내 소득이어서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종교인들이 몇십 만원이라도 세금을 내는 경우를 찾기 위해 근무기간 30년, 퇴직금 15억원으로 받는 경우를 가정했다. 현재는 퇴직금 15억원을 받으면 퇴직소득세로 2억3551만1200원을 내야 한다. 앞으로 종교인 과세 완화법이 시행되면 과세 범위가 15억원의 1/30년이 돼 5000만원으로 줄어든다. 5000만원에 대한 퇴직소득세는 25만3440원에 불과하다. 일반인보다 약 1000분의 1수준으로 퇴직소득세가 떨어지는 셈이다.

정부·여당은 과세를 정상화하는 취지라며 법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정성호 위원장은 통화에서 “종교인 과세 시행일 이전의 퇴직금에도 소득세를 소급해 적용하는 것은 종교인들에게 불이익을 주고 과세 형평성에도 어긋나 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라며 “종교인 과세를 안착시키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홍남기 부총리도 3일 기자들과 만나 “국회에서 2018년 이전에 퇴직한 종교인, 2018년에 퇴직한 종교인을 함께 고려하면서 의사결정을 했다”며 “(2002년 당시) 공적연금 (퇴직소득세)도 그와 같이 법을 추진했다. 정부도 그와 같은 논의에 따라 같이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납세자연맹, 종교자유정책연구원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2017년 8월24일 국회 정문 앞에서 ‘종교인 과세 유예법안 발의 국회의원 사퇴 요구 기자회견’을 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바른정당·국민의당 등 여야 의원 25명이 종교인 과세를 2년 더 유예하는 법안에 참여했다. 이후 반발이 커지자 작년 1월1일부터 종교인 과세가 시행됐다. 하지만 시행 1년여 만인 올해부터 종교인 퇴직금 과세 완화가 추진된다.[사진=연합뉴스]
◇野 반발 “일반인-종교인 동일과세 필요”

그러나 여당 내부에서도 형평성 문제를 우려했다. 법사위원인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조세는 형평성이 제일 중요한데 이번 개정안은 직장인과 종교인 간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며 “법사위를 그냥 통과하는 것은 쉽지 않다. 소위에서 심층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기헌 민주당 의원은 “법안 내용을 봐야 한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자료를 보고 4일 회의에서 말하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법사위원인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도 “원칙적으로 종교인들에게 일반인들과 동일한 식으로 과세를 해야 한다”며 “법안에 대해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조계종은 유승 재무부장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금번 소득세법 개정은 본 종단과 어떠한 공식적인 협의 과정도 없이 일부 종교계의 의견만을 반영해 진행되는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며 “급하게 처리할 것이 아니라 모든 종교계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합리적으로 처리돼야 한다”고 밝혔다.

조계종은 “종단의 스님들은 출가 수행자로 퇴직의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 소임 사직 시 일부 지급되는 전별금조차 종교인 소득으로 신고해 관련 세금을 납부하고 있다”며 “스님을 수혜 대상으로 표현하는 보도는 자제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안기호 목사(서울 신림동 주님의교회)는 통화에서 “성직자들도 일반인들과도 똑같이 세금을 공평하게 내야 한다”며 “여당이 기독교 표를 의식해 이런 특혜 법안을 추진하는 것은 상당히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 목사는 2014년 3월 ‘종교인도 근로자’라는 대법원 판결을 최초로 받아내 종교인 과세의 토대를 만든 장본인이다.

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는 성명을 통해 “모든 소득에 대해 과세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원칙에 비추어 볼 때 종교인 과세 또한 논쟁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일이다. 종교인 소득에 대한 과세가 진작부터 실시해야 했는데 미뤄져 왔을 뿐”이라며 “특정 집단에게 혜택을 주는 잘못된 조세 정책 추진을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종교인 퇴직소득세 완화 법안에 대해 반대하는 의견이 65.8%에 달했다. 자유한국당 지지층과 보수층을 포함한 모든 이념성향, 정당지지층, 지역, 연령에서 종교인 퇴직소득세 완화 법안에 대해 반대 의견이 우세했다.[리얼미터 제공]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이 대표발의한 소득세법 개정안이 처리되면 종교인 퇴직소득세가 대폭 줄어든다. 현재는 직장인과 종교인의 퇴직소득세가 같다. 하지만 앞으로는 수천만원이상 차이가 벌어질 전망이다. 퇴직금 15억원 기준으로 직장인은 2억3551만원, 종교인은 25만원으로 줄어든다. 약 1000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드는 것이다. 이는 근무기간 30년, 2018년 12월31일 퇴직자를 기준으로 계산한 것이다.[출처=국세청 ‘2018년 귀속 퇴직소득 세액계산 프로그램’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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