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의대 증원 원위치, 이젠 의료계도 제자리로 돌아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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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5-03-10 오전 5:00:00

    수정 2025-03-10 오전 5:00:00

정부가 의·정 갈등에서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7일 학교를 떠난 의대생들이 이달 말까지 전원 복귀하는 것을 전제로 내년도 의대 신입생 모집 정원을 5058명에서 증원 이전 수준인 3058명으로 되돌리겠다고 밝혔다. 전제가 달렸지만 의대 증원을 더는 밀어붙이지 않겠다는 선언으로 들린다. 이는 전국 40개 의대 학장 협의체인 의대협회가 지난달 17일 내년도 모집 정원 3058명을 수용해 주면 의대생들을 반드시 복귀시키겠다는 건의문을 교육부에 낸 데 대한 답변이기도 하다. 정부가 의대 학장들이 내세운 전제와 약속을 뒤집어 내놓는 방식으로 증원 정책에 브레이크를 밟은 모습이다.

정부가 이렇게 태도를 변경한 것은 지난해 2월 전공의들의 의료 현장 이탈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1년 넘게 계속된 의·정 갈등을 우리 사회가 더 이상 감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 사이에 응급 의료가 일부 마비되고 환자 수술 일정이 지연되는 등 의료 혼란으로 국민들이 큰 피해와 불편을 겪어왔다. 이번 의·정 갈등은 의료 체계 전반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개혁 정책과 이에 대한 의료계의 반발로 초래된 것이고, 그 핵심인 의대 증원을 놓고 정부와 의료계가 무한 대치를 이어왔다.

의대 정원을 늘려 의사 배출을 확대하지 않고는 정부가 추진하는 의료 개혁을 성공시키기 어렵다. 이런 측면에서 정부의 태도 변경은 자가당착이 아닐 수 없다. 과거 정부에서 몇 차례 의료계의 반발에 밀려 개혁에서 뒷걸음친 전례가 이번에도 되풀이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우려된다. 의사 집단의 독선주의가 더욱 굳어져 공공의료 확대를 비롯한 국가적 의료 개혁 과제에 갈수록 더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 탄핵까지 겹쳐 정부가 리더십을 잃어버린 현재로선 개혁을 힘 있게 추진할 여력이 없다. 이쯤에서 의료 개혁은 중장기 과제로 넘기고 의·정 갈등 수습에 초점을 맞추는 게 옳다. 의대 정원 원위치가 그 시발점이 될 수 있다. 의료계도 조속한 의료 정상화에 힘을 모아줘야 한다. 전공의들은 의사로서의 책임 의식을 발휘해 의료 현장으로 돌아오고, 의대생들도 더는 갈등에 휘둘리지 말고 학교로 복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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