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수출 때문에 외환당국은 환율 하락을 달가워하지 않았지만, 친서민 정책을 펴기 위해서는 물가상승과 직결되는 환율 상승이 반가울리 없기 때문이다. 마침 환율 1200원선이 붕괴됐음에도 불구하고 당국의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 강도가 예전만 못하자 외환정책에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 시작했다.
외환당국은 일단 이 같은 해석에 대해 부인하며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를 증명하듯 28일 개입으로 추정되는 달러매수세가 대거 유입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의 친서민 행보가 외환당국의 정책에 어떻게든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환율 추가하락을 점치고 있다.
◇ 환율 1180원대 하락..MB 친서민정책 영향?
최근 유럽 재정위기가 한풀 꺾이면서 급락하던 유로화가 반등하고 주식시장이 랠리를 이어가는 등 환율 하락 여건이 조성됐지만, 달러-원 환율은 1200원에 단단히 묶인 모습이었다. 당국 개입과 이에 대한 경계감이 하단을 지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환율은 지난 23일 약 한달만에 종가기준으로 1200원을 하향돌파하더니 이틀새 1180원 초반까지 밀렸다. 마침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고수해오던 이명박 대통령은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 부족을 질타하고 친서민·중소기업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외국계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며칠사이 당국의 미세조정이 뜸해지면서 환율이 1180원대로 흘러내렸다"며 "정부가 민생을 위한 물가불안을 잡기 위해 외환정책을 바꾸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고 전했다.
◇ 당국 "저환율이 곧 친서민은 아니다"
외환당국은 이 같은 시장의 의혹을 일축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이날 "이명박 대통령의 친서민정책은 미시적인 부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환율이나 금리와 같은 매크로 정책이 변화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환율이 곧 친서민정책이라는 공식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라며 환율의 과도한 쏠림을 경계하는 기존 정책기조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공교롭게 28일 달러-원 환율은 전일대비 2.6원 오른 1184.10원에 마감해 7거래일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개장전 6월 경상수지가 50억달러로 1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발표가 나왔지만 당국 개입으로 추정되는 달러 '사자'가 장중 내내 강하게 유입되면서 환율을 높였다. 시장에서는 이날 개입 규모가 15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원화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환율 급락을 기대할 수는 없어도 1200원선 자체가 열린데 대해 큰 의미를 둔다는 분위기다.
외국계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환율 하락세가 하락재료와 이 대통령의 발언이 우연히 맞물린 `오비이락`인지 실제 스탠스가 바뀐지는 당국 외에는 아무도 알 수 없는 사실"이라며 "이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컨센서스를 이루느냐인데, 현재는 추가하락을 점치는 쪽이 많다"고 전했다.
금융당국의 한 외환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대기업-중소기업 양극화 문제가 지적되기 시작하면 고환율 정책은 부담을 가질 수 밖에 없다"라며 "당국이 환율의 급격한 하락을 용인하진 않겠지만 친서민정책으로 인해 고환율을 유지하고자 하는 동력은 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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