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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전 귀국한 임성재는 첫 끼로 능이 오리백숙을 먹었다. 미국에서 잘 먹기 어렵고 한국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어서 선택했다. 이날 점심은 연습라운드를 끝낸 뒤 클럽하우스 식당에서 해결했다. 캐디, 매니지먼트 직원과 함께 돈까스, 오므라이스, 우동 정식 3가지를 시켜 나눠 먹었다.
매니지먼트 직원들은 저녁 메뉴로 해물탕, 오리구이 등 다양한 맛집을 검색하다 “오늘은 고기를 먹자”는 임성재의 제안에 한우로 정하고 골프장 인근에 있는 정육식당으로 향했다. 지인 등 일행과 함께 이동해 한우구이로 든든하게 배를 채운 뒤엔 된장찌개로 저녁 식사를 마무리했다.
임성재는 “미국에도 한국 음식점이 많지만, 미국에 없는 게 한국에 많다”며 “어제는 능이 오리백숙을 먹었는데 오늘 저녁에는 무엇을 먹을지 생각하면 그것만으로도 신이 난다. 먹을 때마다 ‘역시 한국 음식이 맛있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임성재는 한식파다. PGA 투어 활동 중에도 대회 기간엔 늘 한식을 먹는다. 2주 전 마스터스 기간에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약 20분 거리에 있는 한식당을 매일 찾았다.
임성재가 국내 골프팬 앞에서 경기하는 건 지난해 4월 우리금융 챔피언십 이후 약 1년 만이다. 지난해 대회에선 첫날부터 1000명이 넘는 갤러리가 찾아와 ‘월드클래스’ 임성재의 경기를 보며 매력에 빠졌다. 임성재는 팬들의 응원에 힘을 냈다. 마지막 날 장유빈과 우승 경쟁 끝에 역전극으로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임성재가 1년 만에 돌아와 3연패에 도전한다. 그는 공식 기자회견에서 “한국에 올 때마다 기대되고 특히 무엇을 먹을까 생각하는 것만으로 신이 난다”며 “올해 3년 연속 우승에 도전하지만, 3연패를 하겠다는 생각보다는 팬들께 좋은 모습으로 멋진 경기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PGA 투어에서 활동하다 국내 대회에 나오면 극복해야 할 게 많다. 우선은 미국과 다른 시차에 적응해야 한다. 임성재는 22일 오후 늦게 귀국해 하루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코스로 나와 몸을 풀었다. 이날 오후부터는 졸음을 참아가며 훈련했다. 몸은 피곤했지만, 마음은 즐거웠다. 기자회견 내내 흐뭇한 미소를 잃지 않았고, 취재진의 질문에 종종 농담 섞인 답변을 내놔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임성재는 “이제는 조금씩 시차 적응의 요령이 생기는 거 같다”며 “낮에는 피곤함이 몰려오는 데 이 시간을 잘 참고 저녁까지 깨어 있어야 하는데, 커피를 마시거나 몸을 계속 움직이면서 버티고 있다. 그래야 밤에 푹 자고 일어날 수 있다. 잠자는 시간을 잘 조절하는 게 중요하다”고 자신만의 요령을 공개했다.
달라진 코스 환경도 빨리 적응해야 한다. PGA 투어에서만 활동하다 국내 대회에 오면 달라진 잔디 품종과 코스 환경 등이 어색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이번 대회는 4년 만에 개최 장소를 옮겼다. 서원밸리 컨트리클럽은 여러 차례 KPGA 투어를 개최한 코스여서 국내 선수들에겐 낯설지 않다. 그러나 임성재는 이 코스가 처음이다.
이날 오전 7시 반에 코스로 나가 오후 2시께 연습라운드를 끝낸 임성재는 “오늘 처음 쳐봤는데 전장이 길지는 않아서 쇼트 아이언이나 웨지를 많이 잡을 거 같다”며 “파5 홀도 2온이 될 것 같아서 타수를 많이 줄일 수 있겠지만, 대신 그린의 경사가 심한 곳도 있어 핀 포지션에 따라서 경사를 잘 이용하는 퍼트를 해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임성재는 24일 오후 1시부터 1번홀에서 김백준, 박상현과 1라운드 경기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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