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춘동 기자] 일본 은행들이 달라지고 있다. 일본 은행들은 일본 경제의 잃어버린 20년간 저성장, 저금리의 충격을 고스란히 떠안으며 수익성이 곤두박질했다. 이 과정에서 3대 은행으로 재편되면서 덩치는 커졌지만, 세계화나 수익성은 시원치 않아 대표적인 실패 모델이란 평가를 받아 왔다.
그랬던 일본 은행들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해외 진출에 성과를 내고 있다. 2011회계연도 미쓰비시UFJ와 미즈호, 스미토모 미쓰이(SMBC) 등 일본 3대 금융그룹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영업이익만 1조 8484억 엔으로 우리 돈으로 22조 원에 달한다. MUFG와 미즈호는 전체 영업이익에서 해외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나란히 25%를 넘었다.
일본 은행들은 금융위기를 오히려 기회로 삼아 글로벌 PF시장 공략에 나섰다. 그동안 PF시장을 주도해온 유럽계 은행들이 재정위기로 주춤하고 있는 틈새를 노렸다. 덕분에 일본 은행들은 일제히 글로벌 플레이어로 떠올랐다.
일본의 3대 금융그룹이 2011년 주관사로 조성한 PF는 240억 달러 규모로 전년대비 74%나 급증했다. 세계 PF시장에서 일본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도 처음으로 10%대를 넘어섰다.
 | 해외PF시장 대출순위 변화(자료: 수출입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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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기관인 딜로직에 따르면 작년엔 전 세계 PF 순위에서 MUFG가 2위, SMBC가 3위, 미즈호가 4위에 오르면서 상위권을 휩쓸었다. 3대 금융그룹의 해외 대출 잔고도 꾸준히 늘면서 2011년 말 현재 미국과 영국에 이어 3위로 뛰어올랐다. 우리나라에선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6위에 오르면서 그나마 체면을 지켰다.
일본 은행들은 엔화 강세에 기대 유럽계 금융회사들이 처분하는 자산을 사들이거나 금융회사를 아예 통째로 인수하면서 톡톡히 효과를 누렸다. 전력과 수도사업 등 PF 전담팀을 만들고, 외국 전문가를 대거 영입하는 등 해외 PF 조직과 인력도 꾸준히 확충했다.
미즈호엔 해외 PF의 경제성과 위험을 평가하는 전문가만 150명이 넘는다. 일본의 높은 국제적 신용도와 이에 따른 안정적인 외화조달 능력도 경쟁력에 한몫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