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짐작]한국 3대 명주…전주 이강주

조선 중엽부터 전라도 미 황해도에서 제조
평양 감홍로, 전라 죽력고와 함께 우리나라 3대 명주
대한민국 식품명인 제9호 조정형 명인이 집안 대대로 전승
영국, 독일, 네덜란드 등 유럽시장도 개척
  • 등록 2025-02-09 오전 7:05:16

    수정 2025-02-09 오전 7:05:16

짐작은 ‘헤아림’을 의미하는 단어로 술과 관련이 있습니다. 헤아릴 짐(斟), 따를 작(酌). 술병 속에 술이 얼마나 있는지 헤아린다는 뜻으로 ‘술을 남에게 잘 따라주는 일’에서 ‘상대를 고려하는 행위, 사안의 경중을 헤아리는 작업’까지 의미가 확장됐습니다. 우리 전통주, 잘 헤아려보겠습니다.

[이데일리 김영환 기자] 육당 최남선은 1937년 1월 30일부터 9월 22일까지 매일 매일신보에 연재한 ‘조선상식’에 ‘전주 이강주’를 조선 3대 명주로 기록했다.

그는 “가장 널리 퍼진 것은 평양의 감홍로(甘紅露), 그 다음은 전주의 이강고(梨薑膏), 그 다음은 전라도의 죽력고(竹瀝膏)”라며 “이 세 가지가 전날에 전국적으로 유명하던 것”이라고 했다.

지난 2021년 청와대에 납품됐던 전주이강주(사진=전주이강주)
조선 중엽부터 전라도와 황해도에서 제조됐던 우리나라 3대 명주 중 하나인 이강고, 지금의 이강주는 ‘배 이’자와 ‘생강 강’자를 쓴다. 이름 그대로 배와 생강이 이 술의 주재료다. 고(膏)자는 고아 내린다는 의미로 약을 다리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현재는 ‘술 주’자로 대체해 더 많이 알려졌다.

1882년 조선과 미국이 인천에서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 시에도 이강주가 활용됐다는 기록이 있다.

미국 전권 대신 슈펠트(Robert W. Shufeldt)는 인천에 도착한 후 조선의 최상품을 마련해 대접했는데 ‘술은 이강고(梨薑膏) 술로서 은도금한 술잔으로 각기 일곱 잔씩 들었다’고 기록돼 있다. 슈펠트의 음식과 술에 대한 칭찬은 대단했다고도 한다.

현재 농업회사법인 전주이강주 양조장에서 대한민국 식품명인 제9호이자 전라북도 무형유산 제6호인 조정형 명인이 집안 대대로 레시피를 계승 발전시켜 현재에 이르렀다. 조 명인은 1991년 이강주 대중화에 앞장섰고 현재까지 34년간 이강주를 만들고 있다.

이강주는 우선 전통 소주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된다. 백미로 고슬고슬하게 고두밥을 지어내 완전히 식힌 뒤 누룩을 섞어 술을 담그고 10일 후 소주고리에 넣어 전통방식으로 증류해 소주를 내린다. 약 35~40도의 맑은 전통소주를 얻은 후 배와 생강, 울금, 계피, 벌꿀 등 다양한 재료를 추가하고 12개월 이상 침출시켜 이강주를 만들어낸다.

배는 입맛을 당기게 하면서 청량감을 주는 역할을 하고 생강은 위의 자극을 해소시킨다. 울금은 피로회복과 중화작용을 돕고 계피는 소주의 강한 맛을 줄여낸다. 농익은 술에 가장 마지막으로 꿀을 가미하면 단맛이 가미된 이강주만의 참맛을 음미할 수 있다.

이강주는 조선시대부터 상류사회에서 즐기던 고급 약소주였다. ‘경도잡지’와 ‘동국세시기’ 등 과거 문헌에 따르면 이강주를 두고 ‘신선과 어울린다’고 평가했다. 부드러운 향취와 독특한 맛을 지녔을 뿐 아니라 과음해도 숙취가 없도록 건강까지 고려한 술이 이강주다.

옛 선현들은 이강주와 함께 페어링할 수 있는 안주도 소개했다. 잘 숙성시킨 회나 육회와 잘 어울리고 튀김이나 전 등 기름진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

이강주는 현재도 계속 발전하고 있다. 지금 출시된 이강주는 총 4가지 도수(25%, 19%, 38%, 55%)로 제조·판매 중이다. 지난해 새롭게 출시한 제품이 이강주 55%다. 5년의 숙성 시간을 보낸 고급 술이다.

해외에도 이강주의 맛을 알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지난 2020년 영국을 시작으로 2023년에 독일, 2024년에 네덜란드에 대리점을 두고 유럽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도 중국, 싱가포르, 베트남 등 해외시장 확장에 나서는 중이다.

조 명인은 “국내의 시장에 머무르지 않고 해외시장을 개척하며 한국 전통주의 맛과 멋을 널리 알릴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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