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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이데일리가 통계청의 ‘2025년 4월 소비자물가동향’ 발표에 앞서 국내 증권사 1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지난달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0%(중간값)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전월 대비로는 보합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 2.2%를 기록하며 작년 8월(2.0%) 이후 5개월 만에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치인 2%를 넘은 데 이어 △2월 2.0% △3월 2.1%를 기록했다. 이번 전망대로라면 물가상승률은 넉 달 연속 2%대를 기록하게 된다.
생산자물가와 수입물가가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4월엔 그 이전까지의 국제유가 및 환율 변동성을 봐야 한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는 3월 평균 배럴당 72.49달러로 전월(77.92달러)보다 7.0% 떨어졌다. 전년 동월에 비해서는 13.9% 하락한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은 2월 평균 1445.56원에서 3월에는 1456.95원으로 0.8% 올랐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3월 물가 상승을 견인했던 사립대 납입급 등 공공서비스 물가 상승 영향이 일시적으로 소멸했고 농축산물 및 석유류 물가가 낮아진데다 부진한 내수도 물가 안정 요인이 될 것”이라고 봤다.
다만 트럼프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 등의 불확실성은 공급망 불안 등 수입 물가 경로를 통해 물가 상승을 자극할 요인으로 꼽힌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소비가 약화되며 수요 측 물가 압력은 제한되겠지만, 수입물가 상승이 시차를 두고 국내 물가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상존한다”면서 “이상기후에 따른 일부 원자재 가격도 상승세”라고 했다.
한은은 향후 물가가 국내외 경기 흐름과 환율 및 국제유가 움직임, 정부의 물가안정 대책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4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 따르면 “앞으로 물가상승률은 높아진 환율이 상 방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유가 하락, 낮은 수요압력 등으로 2% 내외의 안정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 전망치(각각 1.9%, 1.8%)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전문가들도 올해 물가상승률이 한은 목표에 근접한 수준을 보이면서 연간 상승률은 2.0%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 연구원은 “국제유가 하락과 내수 경기 부진으로 인한 수요 둔화, 원·달러 환율의 완만한 하락 기조 등을 감안할 때 연간 상승률은 1.9~2.0% 수준이 될 것”이라면서 “5월 유류세 인하 폭 축소, 6월 수도권 지하철요금 인상 등이 순차적으로 반영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임혜윤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안정과 더딘 수요 회복, 서비스 물가의 하방 경직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상방과 하방 요인 모두 제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