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소분 장보기 서비스인 ‘코인’을 운영 중인 남기열 넥사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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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성의 기자] 1년 전 맞벌이 부부가 된 김자인(대구 수성구·가명)씨. 평소 장을 보기 힘든 탓에 주말마다 인근 코스트코에서 식재료를 한 번에 몰아서 구매한다. 문제는 코스트코 상품 대부분이 대용량이라는 것. 사놓고 남기는 일이 잦아 연회비 3만8500원이 아깝다. 김씨는 “코스트코 제품의 ‘팬’이지만 식구가 적다 보니 유통기한을 자꾸 넘기게 된다”고 말했다.
김씨와 같은 고민을 토로하는 소인가구가 늘면서, 대용량 제품을 소비자가 원하는 만큼 재포장·판매하는 소분(小分)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다. 대표 소분 업체는 ‘넥사’다. IT업계와 스타트업체에서 마케팅·영업 업무를 담당하던 남기열(36) 넥사 대표는 소비자와 판매자가 ‘윈윈(win-win)‘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찾던 중, 2015년 코스트코 상품을 소분 판매하는 서비스 ‘코인(Coin)’을 출시했다.
남씨는 “다인 가구는 묶음 제품을 사는 게 이익이지만 ‘먹는 입’이 적은 소인 가구에겐 오히려 비합리적인 소비인 셈”이라며 “코스트코의 인기 상품을 대행업체가 직접 구매하고 소비자가 원하는 만큼 나눠서 배달까지 해준다면 충분히 ‘해볼 만한 장사’가 될 수 있다고 믿었다”고 말했다.
남 대표 전망대로 소분업은 ‘쏠쏠한 사업’이 됐다. 2015년 약 4500명 수준이던 코인 회원수는 2016년 약 1만2500명으로 177%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 무료 회원가입 후 실제 소분서비스를 이용한 구매자 비율은 2015년 62.2%에서 2016년 70.4%로 늘었다. 특별한 마케팅 없이 소분 서비스를 경험한 소비자들의 ‘입소문’으로만 이뤄낸 결과다.
다만 소분사업으로 ‘대박’을 터뜨리지는 못했다. 최고 월매출액은 2016년 10월 기록한 1억원이다. 현재는 월 매출 6000만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영업이익률은 약 20%다. 한 달 평균 1200만원 정도를 손에 쥐는 셈이다. 회사 직원 수가 3명인 것을 고려한다면, 아직 회사규모를 키울만한 ‘여윳돈’이 충분치는 않다.
그러나 남 대표는 “소분업은 성장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고 자신한다. 남 대표가 주목하는 것은 재구매율이다. 소분 서비스를 주기적으로 이용하는 소비자 비율이 70%에 이른다. 즉, 코인 사용자 10명 중 7명은 소분이 ‘생활 습관’으로 굳어진 것이다.
남 대표는 최근 불고 있는 ‘일코노미’(1인 가구와 이코노미의 합성어)를 발판 삼아, 소분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활용한 온라인 마케팅을 병행하고, 향후 직매입을 통한 자체 기획 브랜드(PB) 상품 개발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남 대표는 소분 판매가 창고형 마트의 적(敵)이 아닌 동반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소분 서비스를 통해 코스트코 제품을 경험한 고객은 언젠가 다인가구 구성원이 될 수 있다. 코스트코 잠재고객이 되는 셈”이라며 “소분 서비스가 창고형 마트와 소비자를 이어주는 교두보 역할을 한다면 보다 합리적인 소비문화가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