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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2% 성장도 녹록치 않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7일 이주열 총재는 한은 인천 연수원에서 열린 출입기자 워크숍 모두발언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2.2% 달성이 녹록치 않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그러면서 수출과 투자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고, 그나마 괜찮다는 평가를 받았던 내수 증가세도 둔화했다고 언급했다.
국내 수출은 물량과 금액이 모두 줄어들고 있다. 8월 수출물량은 1년 전보다 5.8% 감소하며 4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 4월(+2.2%) 반짝 증가한 것을 제외하면 지난해 12월부터 9개월째 미끄럼틀을 타고 있다.
반도체 같은 수출물품의 가격이 하락한 요인을 제외하더라도, 수출이 직격탄을 맞았다. 가격요인까지 합하면 수출상황은 더 심각해진다. 한국은행이 공개한 8월 수출금액은 전년 동월 대비 15.6% 급락했다. 지난해 12월(-3.7%)부터 하락세인데, 최근에는 그 폭이 더 커지고 있다.
투자나 민간소비도 둔화 일로다. 올해 2분기 설비투자와 건설투자의 성장 기여도는 각각 마이너스(-)0.7%포인트, -0.6%포인트를 기록하며 5분기째 성장률을 깎아먹었다. 2분기 민간소비의 성장 기여도(+0.9%포인트)는 2016년 4분기(+0.7%포인트) 이후 2년 반 만에 최저 수준이었다.
이 총재는 “최근 물가상승률이 많이 낮아진 것은 기저효과가 컸지만, 수요 압력이 약화된 점도 분명히 어느 정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며 “물가는 앞으로도 한 달 두 달 정도는 마이너스를 나타낼 것”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우리 경제를 경제 침체의 늪에서 구조할 뾰족한 수단이 없다는 것이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대표되는 글로벌 리스크가 우리 경제를 둔화시킨 주요한 원인으로 꼽히는데, 이 부분이 딱히 해결될 기미가 없어서다.
오히려 글로벌 불확실성에 대한 부작용만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은이 지난 1년여 기간 동안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5차례에 걸쳐 2.9%에서 2.2%로 낮추면서 이유로 든 것이 예외 없이 ‘대외 리스크’였다.
10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더욱 커져
이 총재의 한층 어두워진 경기 진단에 따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하가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민간에서 올해 2.0% 성장률을 사수하기도 어렵다는 진단이 나오는 와중에, 한국은행과 금통위 내부에서도 경제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어서다.
마침 미국 등 주요국들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이어지면서 한은도 금리를 인하할 명분을 얻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자본유출 등에 따른 부작용이 일어날 가능성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이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7월에 이어 이번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추가 인하했고 유럽중앙은행(ECB)도 금리를 낮추는 등 완화기조를 확대했다”고 강조했다.
구혜영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한은의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다음달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