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재단 장학금 2.6억원···6년 새 반토막
1일 대학교육연구소가 국세청의 ‘공익법인 공시 시스템’을 통해 청계재단 운영 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재단이 학생들에게 지원한 장학금 총액은 2억 668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재단 설립 초기인 2010년 6억1915억원의 43%에 불과하다. 설립 6년 만에 장학금 지급액이 절반 이하로 감소한 것이다.
청계재단의 장학금 지급액은 △2011년 5억7865만원 △2012년 4억6060만원 △2013년 4억5395만원 △2014년 3억1195만원 △2015년 3억4900만원 △2016년 2억6680만원으로 매년 감소세를 보였다.
장학금 수혜 학생도 매년 줄고 있다. 2010년만 해도 한 해 445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했지만 2011년 379명, 2012·2013년 각 305명, 2014년 207명, 2015년 177명에 이어 작년에는 134명으로 감소했다.
청계재단의 총 자산은 2016년 12월 현재 토지(264억원)·건물(28억원)·주식(101억원)·금융자산(106억원) 등 총 505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지난해 학생들에게 지원한 장학금 규모는 자산의 0.5%(2억 6680만원)에 불과하다.
재단 측은 이에 대해 2015년 서울 양재동 소재 영일빌딩을 매각하면서 건물 임대료 수입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저금리에 따른 이자수입 감소로 장학금 축소가 불가피했다고 덧붙였다. 청계재단은 장학금 재원을 건물 임대료와 이자 수입만으로 충당한다.
재단 관계자는 “재단이 가진 자산의 이자수입이나 건물임대료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있는데 저금리로 이자수입이 줄고 있고 2015년 영일빌딩 매각으로 임대료 수입이 줄어 장학금 규모도 축소된 것”이라고 말했다.
2009년 이 전 대통령이 청계재단에 출연한 건물은 영일빌딩과 서울 서초동 소재 영포빌딩과 대명주빌딩이다. 이 중 영일빌딩은 2015년 매각했다.
재단 자체 기부금 모금도 2012년 이후 ‘0원’
교육계에서는 청계재단이 설립목적인 장학사업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2012년 이후 청계재단의 기부금 모금액은 ‘0원’이다.
임은희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이 전 대통령과 인척관계인 한국타이어가 2010년과 2011년 각각 3억원을 기부했지만 2012년부터는 이마저도 들어오지 않아 기부금 수입이 0원이 됐다”며 “청계재단의 장학사업이 매년 축소되고 있지만 재단 자체의 모금활동도 없는 것을 보면 그냥 현상 유지만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청계재단의 수입원 중 80% 이상은 재단 보유 건물에서 나오는 임대료와 관리비 수입으로 2015년 기준 3억8169만원이다. 반면 재단 운영비는 지난해 7억 6980만원으로 같은 해 장학금 지급액(2.6억원)의 2.9배에 달한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