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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가습기 살균제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 2부장)은 옥시 영국 본사 임직원들이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과 관련한 증거들을 없애도록 지시하는 등 사건을 축소 및 은폐시키는데 개입한 정황을 다수 포착했다.
검찰은 그동안 여러차례 진행된 서울 여의도 옥시 한국지사를 압수수색을 통해 옥시 영국본사와 한국 지사간 주고 받은 이메일 내역과 내부 대책회의 자료를 확보했다. 이 자료들을 분석한 검찰은 영국 본사가 한국 지사에 대응 전략 등을 수차례 지시한 정확을 포착했다.
이미 살균 가습기와 사망 사건이 인과 관계가 있다고 결론 내린 검찰은 한국 옥시지사는 물론 영국 본사도 사건 축소 및 은폐에 가담한 정황이 드러나자 수사 대상을 지난주부터 영국 본사로 확대한 상태다. 가담 정황을 확인하기 위해 한국 지사 임직원 소환 조사가 마무리되는데로 영국 본사 임직원도 소환조사할 계획이다.
문제는 영국 본사 임직원들이 한국 검찰의 소환조사에 응할지 여부다. 검찰은 범죄인 인도 청구 등 제도적 수단을 우선 활용할 계획이지만, 가담 정황을 두고 영국 사법당국과의 판단이 다를 수 있어 영국 언론에 공개 소환장을 보내는 등 여론을 동원해 압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옥시측이 지난주 발표한 입장자료에 주목하고 있다. 이 자료에는 비록 옥시측이 사건에 책임이 있다는 언급은 없었지만, 사태 해결을 위해 진행되는 모든 수사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약속이 포함돼 있다.검찰은 이러한 옥시측 입장자료와 함께 소환장을 현지 언론 등에 공개하면 옥시측이 소환조사에 응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는 “살균 가습기로 사망한 사람이 100명에 달하는 사건으로 무거운 마음으로 수사에 임하고 있다”며 “옥시 영국 본사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뤄져야 이 사건이 제대로 해결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