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지난달 치러진 전국연합학력평가(학평)에서 문과 과목을 선택한 학생 비율이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대 열풍으로 이과에 상위권 학생이 대거 몰리자 이를 피하려는 심리가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 2025년 3월 전국연합 학력평가가 실시된 지난달 26일 서울 광진구 광남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시험을 치르고 있다.(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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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학원은 이러한 내용의 ‘학평 선택과목 응시 비율’ 자료를 20일 공개했다. 학평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공동 주관하는 시험으로 고등학교 1~3학년 재학생이 응시한다. 종로학원은 지난 3월 시행된 학평에서 고3 학생들의 채점 결과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문과 선택과목 응시 비율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수학에선 이과생이 주로 응시하는 미적분·기하 선택 비율이 작년 46.1%에서 올해 40.5%로 5.6%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문과생이 주로 응시하는 확률과통계 선택 비율은 같은 기간 53.9%에서 59.5%로 5.6%포인트 늘었다. 최근 5년간의 추이를 보면 확률과통계 선택 비율은 2022학년도 60.5%에서 2025학년도 53.9%로 꾸준히 하락하다가 올해(2026학년도) 59.5%로 반등했다.
이는 이른바 ‘의대 열풍’으로 이과에 상위권 학생이 대거 몰리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풀이된다. 의대 증원 여파로 이과 과목 선택이 꾸준히 늘다가 상위권 학생 쏠림에 부담을 느낀 학생들이 문과 과목으로 선회했다는 얘기다. 여기에 내년도 모집인원 동결 등 더 이상 의대 증원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작용했다.
탐구 과목에서도 사회과목 응시 비율이 전년도 55.1%에서 올해 64.6%로 9.5%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과학과목 응시 비율은 같은 기간 44.9%에서 35.4%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문과 선택 학생이 늘어난 것에 더해 과탐 응시에 부담을 느낀 이과생들이 사탐으로 갈아타는 이른바 ‘사탐런’ 현상이 작용한 결과다. 종전까진 서울 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자연계에서 과탐만 필수 응시 과목으로 지정했지만, 작년부터는 사탐 성적도 반영하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최근 의대 선호 현상으로 상위권 학생들이 이과에 몰리고 있는 상황에 부담감을 느낀 이과 중하위권 학생들이 문과로 전향하면서 중상위 대학을 겨냥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의대 선호 등 상위권 학생들의 이과 쏠림 심화에 대한 부담감으로 문과로 진로를 바꾼 학생이 늘어났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 대표는 이어 “사탐 응시 비율이 늘어난 이유는 문과 학생 증가에 더해 이과생 중 사탐을 선택하는 학생이 늘어나는 사탐런 현상이 동시에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 최근 5년간 전국연합학력평가 수학 선택과목 응시 비율(자료: 종로학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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