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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방송된 10회에서 첫사랑을 양보할 수 없다는 고영례(김다미)의 솔직한 감정을 확인한 서종희(신예은)는 다시 한번 벽을 느꼈다. 영례와 한재필(허남준) 사이엔 지난 7년간 켜켜이 쌓인 단단한 마음이 있었다. 서로에 대해 너무 잘 알아, 마치 오랜 연인처럼 서로를 챙기는 모습을 보며 종희는 도저히 그 사이에 껴들어갈 수 없었다. 이날도 그랬다. 재필父 한기복(윤제문)이 집을 나가 사라졌다는 소식에 영례는 자연스레 이들 가족을 다독이고 위로했지만, 종희는 한 발자국도 다가갈 수 없어 씁쓸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후 영례에게 시련이 닥쳤다. 미숙(서재희)이 수양딸 종희에게 영례가 어떤 존재인지 알게 된 것. 그래서 미용실에서 의도적으로 고데기 화상 사고를 일으켜, 영례의 해고 조치를 요구했다. 하지만 영례에겐 그녀를 다시 일으켜 세워주는 따뜻한 사람들이 있었다. 키다리 오빠 정현(김정현)은 종일 쫄쫄 굶고 일했는데도 부당 해고를 당한 영례에게 스테이크를 사줬다. 재필은 영례가 걱정돼 한걸음에 달려갔고, “너는 상대방에게 신뢰를 주는 인상이라 어디 면접 봐도 바로 취직될 것”이라고 위로했다. 그렇게 심기일전한 영례는 쥬리의 경쟁사이자, 국내 1등 미용실인 미쉘에 당당히 붙었다. 안 그런 척해도 누구보다 마음을 졸였던 영례母(김정은)는 삼겹살 파티를 열었다.
재필은 지난밤 정현(김정현)과의 술자리 때문에 종일 심란했다. 정현은 앞서 우연히 만난 어머니에게 영례를 “아직 짝사랑이지만, 좋아하는 여자”라고 소개했다. 갑작스러운 고백에 놀란 영례에겐 “지금부터 천천히 남자로 생각해봐달라”고 부탁했다. 그렇게 직진을 시작한 그는 재필에겐 “종희가 나타난 후부터 네 마음이 헷갈리는 것 같다. 노선 확실히 하라”고 경고했다. 더 주저한다면 자신이 악셀을 밟겠다는 것도 힘주어 말했다.
영례에 대한 복잡한 마음으로 퇴근하던 재필. 그런데 택시 안에서 흘러나온 라디오 ‘밤을 잊은 그대에게’ 사연이 그를 자각하게 했다. ‘오라이’를 외치는 버스 안내양이었던 자신이 어느 날 요금 안 낸 승객을 뒤쫓던 중 만난 그에게 첫 눈에 반했고, 운명처럼 다시 만난 그의 눈빛이 자신의 친구를 향했지만 첫사랑이었기에 인연을 저버리지 못했다는, 누가 들어도 영례가 쓴 ‘도담동 K양’의 사연이었다.
무엇보다 “아직도 제 마음을 꿈에도 모른 채 ‘자이언트’ 같은 존재로 남아있다”는 내용에 재필은 되레 처음 만난 순간부터 지금까지 자신이 힘들었던 모든 순간에 영례가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백화점이 망해 아버지가 쓰러졌을 때도, 죽도록 공부해 의대 시험 보러 가는 날에도 영례에게 의지했다. 그리고 이번에 아버지가 집을 나간 게 자신이 대든 것 때문인 것 같아 죄책감에 시달렸을 때도, 기복에 대해서도 잘 아는 영례 덕분에 아버지를 찾아내 오래 쌓인 회한을 풀 수 있었다.
그 사이, 노무과장(박지환)에 이어 종희의 폭력 오빠 종남(정재광)이 교도소에서 출소했다. 종희를 도사렸던 불길한 그림자가 앞으로 2회만을 남겨둔 이야기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궁금증이 모였다.
‘백번의 추억’ 마지막 이야기는 오는 18일 토요일 오후 10시 40분, 19일 일요일 오후 10시 30분 JTBC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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