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학교폭력 근본적 치유책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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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3-07-26 오전 7:00:00

    수정 2013-07-26 오전 7:00:00

[이데일리 박보희 기자] “찌질대지마. 경쟁과 차별은 당연한 거야. 그게 너희가 살고 있는 이 사회의 규칙이야.”

드라마 ‘여왕의 교실’의 마여진 선생의 말이다. 초등학교 6학년, 13살 아이들은 이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고 있다. 불공평하다고 생각하지만 성적 경쟁과, 이에 따른 차별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그 속에서 내 것을 지키기 위해, 손해 보지 않기 위해 친구를 배신하기도 하고, ‘왕따’를 시키기도 한다. 시청자들은 이것이 지극히 현실적인 학교의 모습이라는 것을 알기에 불편해 하면서도 채널을 돌리지 못한다.

교육부가 지난 23일 ‘현장 중심’이라는 이름을 붙여 학교 폭력 대책을 내놨다. 공감·의사 소통·갈등 해결·자기 존중·감정 조절·학교 폭력 인식과 대처 등 6개 주제의 인성교육을 정규교육 과정에 포함시키고, 학교 폭력 기록 보존 기간을 5년에서 2년으로 줄이기로 했다.

이번 대책에 대한 반응은 극단적으로 갈린다. 일부에선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려는 모습이 엿보인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반면,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은 백화점식 나열에 불과하다 ’ ‘가해자만을 위한 대책’이라는 지적도 있다.

12개 정부부처가 참여해 책 한 권 분량에 이르는 각종 대책을 내놨지만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학교 폭력의 원인으로 “입시 위주의 교육시스템과 경쟁 중심의 교육 환경”을 꼽았다. 입시 경쟁 속에서 아이들은 혼자가 된다. 친구가 이겨야 할 대상이고 적인 환경이 바뀌지 않는 이상 결국 학교 폭력은 다른 형태로 계속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학교 폭력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은 내놓지 못한 채 변죽만 울리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이유다.

이재호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의회 본부장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뿌리는 같다”고 말했다. 실제 학교 폭력의 피해자였던 학생이 가해자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가해학생이나 피해학생이나 결국 교육 시스템이 만든 피해자라는 얘기다.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학교 문화를 바꿀 수 있는 장기적인 계획이, 친구를 적이 아닌 동료로 볼 수 있도록 하는 교육 환경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정부의 장기적인 안목 부재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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