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정유미 감독의 단편 애니메이션이 내달 열릴 제78회 칸 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 단편 경쟁 부문에 초청됐다. 올해 한국 장편 영화가 칸 국제영화제에 단 한 편도 초청을 받지 못한 가운데, 유일한 국내 영화의 초청 소식이다.
프랑스 비평가협회 측은 17일(현지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정 감독의 단편 ‘안경’을 제78회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단편 경쟁 부문을 통해 상영한다고 밝혔다.
비평가주간은 칸영화제가 운영하는 비공식 부문으로, 신선한 예술성이 돋보이는 장편과 단편을 소개한다. 프랑스비평가협회가 주관하는 칸영화제의 독립 섹션이다. 신인 감독의 새로운 시도를 조명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한국 애니메이션이 이 부문에 초청된 건 올해가 처음이다. 비평가주간은 새로운 영화 언어를 보여주는 감독의 작품을 중심으로 1962년부터 상영을 이어오고 있다. 제64회 비평가주간은 2025년 5월 14일부터 22일까지 열린다.
올해 한국 장편 영화는 칸 영화제에 단 한 편도 초청되지 못했다. 앞서 발표된 경쟁 부문 등 공식은 물론, 감독·비평가주간 등 비경쟁 부문에서도 장편 영화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한국 장편 영화가 한 편도 초청되지 않은 건 2013년 이후 약 12년 만이다. 2013년에는 문병곤 감독의 단편 영화가 유일하게 초청됐다.
올해 역시 정유미 감독의 단편 애니메이션이 겨우 초청작 명단에 이름을 올려 굴욕은 면했지만, 그간 칸 국제영화제와 깊은 인연을 이어왔던 한국 영화의 처참한 성적에 업계에선 위기감이 크다는 반응이다.
‘안경’은 억눌렸던 감정과 기억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15분짜리 애니메이션 작품이다. 대사 없이 연필 드로잉으로 작품을 그렸다. 자기 안의 그림자와 마주하고 화해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담아냈다. 정 감독은 2009년 애니메이션 ‘먼지아이’로 한국 애니메이션 최초로 칸 국제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된 바 있다. 이번 초청으로 두 번째 칸 입성을 이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