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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시작한 기업이 미국 기업이 되는 것을 부러워한다는 것은 참으로 씁쓸한 현실이다. 한국에서 한국 기업으로 남아 성장하는 일이 그만큼 어렵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성장 기업들이 미국 상장을 적극 검토하는 흐름도 같은 맥락이다.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려는 목적도 있지만 기업들이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배경에는 국내 규제 환경에 대한 부담도 깊게 깔려 있다.
특히 국내 기업에 요구되는 잣대가 외국계 기업보다 더 엄격하다고 느끼는 분위기도 있다. 물론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러나 국내 기업에는 더 높은 도덕성과 더 많은 규제를 요구하면서, 외국계 기업에는 글로벌 기준만 충족하면 된다는 식의 인식이 자리 잡는다면 기업들의 선택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같은 시장에서 같은 소비자를 상대로 영업하면서도 국적에 따라 기대와 책임의 무게가 달라진다면, 기업이 ‘어디에 속할 것인지’를 계산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한국 기업이 해외에 진출하고 미국 증시에 상장하는 것은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나 그것이 더 큰 시장을 향한 도전이 아니라 국내 환경을 벗어나기 위한 선택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 순간 해외 진출은 성장의 스텝이 아니라 탈출의 통로가 된다.
기업이 떠나면 자본이 떠나고, 좋은 일자리가 줄어들며, 미래 성장동력도 함께 약해진다. 기업들이 떠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먼저다. 정부와 국회가 기업을 규제의 대상이 아니라 성장의 동반자로 바라보고, 시대에 맞지 않는 제도를 과감히 손질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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